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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세대를 위한 문해력 특강
이승화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평점 :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선생님, 핵심만 알려주세요”, “그거 유튜브에 있잖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짧은 영상과 빠른 자극에 익숙한 ‘도파민 세대’에게 긴 글을 읽고 맥락을 파악하는 일은 이미 낯선 활동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청소년을 비난하는 대신,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실질적인 문해력 향상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불닭볶음면 광고, 〈냉장고를 부탁해〉 등 청소년에게 친숙한 콘텐츠를 활용해 “잘 듣기–어휘력·배경지식 쌓기–핵심 파악–표현하기”로 이어지는 문해력의 전체 구조를 설명한다. 교사 입장에서 특히 공감한 부분은 ‘집중력의 단계적 확장’이다. 어느 날 한 학생이 “2분 영상은 재밌는데 글은 길어서 싫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며 1분 숏폼 → 5분 영상 → 10분 예능 → 1시간 드라마 → 2시간 영화로 몰입 시간을 넓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콘텐츠에 푹 빠져서 즐겨보라”(p.24)는 조언 속엔 강요가 아닌 격려가 담겨 있다.

책 속 어휘·배경지식 사례는 교실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치킨타월 vs 키친타월’, ‘안중근 의사는 어느 병원?’ 같은 사례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문해력 부족이 사고력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 또한 수업 중 학생이 글의 핵심을 놓친 채 “이거 밈이에요?”라고 묻던 순간이 떠올랐다.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의 ‘재료로 요리하기’를 글쓰기와 연결한 비유는 탁월하다. 제한된 어휘력과 배경지식을 ‘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실제 글쓰기 수업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각 장 말미의 ‘도파민 쉼터’ 역시 인상적이다. 낭독·필사·도식화·독서모임은 모두 교실에서 바로 시도할 수 있는 활동이다. 실제로 한 수업에서 도식화 활동을 하자, 핵심을 잡지 못하던 학생이 구조화된 그림 한 장으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느리게 생각하는 힘은 결국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말한다. “문해력은 지금 환경에 적응하게 할 뿐 아니라,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힘을 준다.”
숏폼의 시대, 문해력은 더 이상 국어 과목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는 생존 능력이다. 청소년의 언어로 문해력을 다시 세우고 싶은 교사·학부모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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