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 삶의 무의미를 견디는 연습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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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파도에 휩쓸려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서동욱 교수는 그것을 공기주머니라 부른다.
요동치는 물속에서 잠시 삶을 확인할 수 있는 공기주머니.”(8)
철학은 현실을 떠나는 탈출구가 아니라, 삶을 이어주는 숨구멍이다.

 

책의 핵심은 미세한 차이에 있다.
라이프니츠의 가능 세계 이론에서 출발해,
저자는 결말을 바꾸는 힘이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아주 작고 섬세한 사유의 방향 전환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숲속의 두 갈래 길은 극적인 선택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과 실천이 쌓여 만들어진 서로 다른 세계일 뿐이다.
결국 우리의 메시아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우리가 바꿔보는 생각 한 조각이다.

 

이 책이 빛나는 지점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든다는 데 있다.
먹기, 부끄러움, 외로움, , 구역질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감정과 행위에서
우리는 존재의 근원적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몸과 타자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 삶이 왜 관계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지 선명히 보여준다.

 

몸은 타자와의 관계 자체이며 동시에 타자와의 간격 자체이다.”(75)
그 간격이 우리를 외롭게도 하지만
그 간극이 있어야 우리는 서로를 향해 움직이게 된다.

 

경험 또한 삶을 다시 쓰는 중요한 장치다.
인간의 삶은 무엇과도 공통적이지 않은 일회적인 경험으로 이루어진다.”(149)
실패는 무용한 상처가 아니라,
다음 결말을 바꾸는 사유의 씨앗이다.

 

또 하나, 책임이라는 이름의 자유.
자유가 있기에 죄에 대한 책임 또한 생기는 것이다.”(209)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보다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삶을 능동적으로 바꾼다.

 

죽음 앞에서도 결말은 고정되지 않는다.
영혼 불멸을 믿지 않았던 에피쿠로스는 평정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는 영혼의 증언으로
각자의 삶을 다시 써 내려갔다.
철학은 그렇게 운명을 일으키는 기술이 된다.

 

에필로그의 이 문장은 오래 남는다.
통증은 정직한 자명종이며결국 서 있는 자리는 삶이다.”(362)
우리를 흔드는 고통조차
결말을 다시 쓰기 위한 신호일 수 있다는 것.

 

결말을 바꾸는 건 거대한 결심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미세한 사유 하나가 만들어내는 삶의 방향 전환이다.
철학은 오늘도 이렇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다음 장면을 다시 쓰겠습니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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