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 - NASA 과학자 이은지의 기후 특강
이은지 지음 / 한길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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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폭염과 미세먼지, 예측 불가능한 날씨는 이미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이 거대한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NASA 협력 연구원 이은지 박사의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두려움 대신 이해로, 절망 대신 관찰로 기후를 바라보게 하는, 가장 과학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기록이다.

 

책은 총 네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지난 2,000년간 거의 변하지 않던 지구 평균 온도가 1900년대 이후 급격히 상승한 이유를 명확한 데이터로 제시한다. “지구의 평균 온도는 2,000년간 큰 변화가 없다가, 1900년대 이후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인간이 배출한 과도한 탄소였다. NASA20여 개 지구 관측 위성이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변화의 영상은, 기후위기가 더 이상 논쟁이 아닌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 사실임을 보여준다.

 

특히 책의 중반부는 인상적이다. 저자는 텔레커넥션 현상을 통해 지구 곳곳의 날씨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그것이 식량 공급망과 에너지 생산, 나아가 사회 불평등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한반도의 대기 정체가 21세기 후반 1.5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은, 기후 변화가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기후 위기는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복합 위기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그러나 이 책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재앙 수준의 영향을 피할 기회의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아직 그 문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탄소 감축, 재생에너지 전환, 탄소 포집 기술 등 전 세계적인 시도들을 소개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희망의 과학으로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개념은 기후 스마트 세대. 저자는 자신의 행동이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응용할 줄 아는 세대를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제시한다. 단순히 불안해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는 시민의 자세를 강조한다. 책 말미에 수록된 IPCC 보고서 읽는 법은 독자가 기후 스마트 세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제적 가이드다.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기후 이야기를 전하는 공연을 기획했던 저자의 이력은, 과학과 예술을 잇는 다리처럼 이 책의 메시지를 완성시킨다. 냉철한 분석과 따뜻한 서술이 어우러진 이 책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정확한 이해와 실천 가능한 행동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제시한다.

 

지구를 관찰하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다시 기록하는 일이다.
읽는 동안, 지구를 향한 나의 시선이 조금 더 길어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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