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언변이 아닌 진짜 소통의 기술

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 - 공감 관계 소통 설득 … 무례한 사람도 내 편으로 만드는 4단계 대화 수업
최지훈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6월

“대화의 프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말하는 사람이다.” 최지훈의 『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이 한 문장으로 기존 화술서들과 선을 긋는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화려한 언변을 뜻하지만, 잘 말한다는 것은 상대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저자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최단기간 최연소 판매왕을 기록했고, 20여 년간 삼성, SK, LG 등 국내 대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2,000회 이상의 소통 강연을 진행해온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극도로 내향적인 성향에 낯가림이 심하다고 고백한다. 그가 영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하다. “내가 좋으면 남들도 좋고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는 원칙을 지키며 표정과 말투에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강점은 단순한 화법 요령에 머무르지 않고, ‘공감-관계-소통-설득’의 4단계로 대화의 본질을 깊게 풀어간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솜씨보다 ‘말의 구조와 온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단계 ‘공감’은 단순한 맞장구가 아닌 진짜 공감의 기술로, 내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상대를 경청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을 다룬다. 듣는 것도 전략이며, 질문법 하나만 달라져도 관계의 온도가 바뀐다.

2단계 ‘관계’는 말의 습관과 태도로 관계를 쌓는 법이다. 좋은 첫인상 만들기, 상처 주지 않고 거절하는 법, 남녀 간 소통의 차이 이해하기 등은 직장과 일상 모두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3단계 ‘소통’은 짧은 대화에도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프로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아마추어는 쉬운 내용도 어렵게 설명한다”는 말처럼, 저자는 20년 강의 경험으로 ‘말에서 힘을 빼라’고 강조한다. 전문용어와 화려한 수사는 배제하고,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와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4단계 ‘설득’은 논리보다 감정과 직관이 중요하다는 통찰을 전한다.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의사결정의 시작점은 감정이라는 것이다. 신뢰와 호감을 먼저 쌓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를 움직이는 실전 설득 기술이 담겼다.

무엇보다 저자의 진정성이 돋보인다. "대화는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과 연습을 통해 누구나 익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타고난 소심쟁이였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지금도 첫 미팅 때면 심호흡을 해야 할 만큼 내성적이지만, 오랜 훈련을 통해 소통의 기술을 체화해왔다는 고백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프로는 어떻게 말하는가』는 이론과 사례의 균형이 탁월하다. 4MAT 시스템, 샌드위치 피드백, MTP 전략, BATNA 활용법 같은 실전 도구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대화는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누구나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힘을 준다.

관계가 막힐 때, 내 말이 자꾸 오해받을 때, 무례한 사람조차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꼭 펼쳐볼 만한 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말을 구조화하고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진짜 소통의 힘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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