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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 - 인권 최전선의 변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평점 :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당하지 않을 권리.
누군가에겐 너무도 당연한 이 권리가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투쟁의 대상이 된다.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는 그런 당연함이 ‘그래도 된다’는 말로 무너지는 순간들을 기록한다.
화성외국인보호소 ‘새우 꺾기’ 고문 사건은 잔혹했다.
손발이 몸 뒤로 결박되어 3시간 넘게 방치된 난민 신청자 무라드.
공감의 변호사들이 CCTV로 확인한 건 “세상 어디에도 이런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기사에는 ‘얼마나 진상이었으면’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공감이 싸우는 건 법정 논리만이 아니다.
‘그럴 만한 차별은 있다’는 이 사회의 무심한 동의를 향한 투쟁이기도 하다.

이 책이 빛나는 이유는 인권을 추상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동성 동반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소송은 소수자의 정체성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 불과하다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냈다.
비수술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소송은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는 타협할 수 없다”는 너무도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증명해냈다.
‘모범학생 민호’의 미등록 이주아동 추방 사건은 우리에게 되묻는다.
‘우리’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이 책은 한국 사회가 혐오국가로 갈 것인가, 포용국가로 갈 것인가, 그 갈림길의 현장을 보여준다.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들은 판결 이후에도 “피해자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힘은 온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법의 승소만으로 끝나지 않는 일, 조력자와 연대자의 존재가 왜 중요한지 알려준다.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의 가장 큰 메시지는 “단 한명이라도 제도 밖의 예외로 남겨두는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다.”
이 짧은 한 문장은 공감의 스물한 해를 압축한다.
공감의 변호사들은 말한다.
그들의 무기는 법이지만, 목표는 승소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그 싸움의 현장에는 이태원 참사로 남겨진 159명의 별과 유가족도 있고, 약탈적 대출로 땅을 빼앗긴 캄보디아 빈민, ‘노동자일 수조차 없었던’ 사회복무요원도 있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누구를, 어디까지 ‘우리’로 인정할 것인가?”
어떠한 차별도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
이들의 변론은 오늘도 끝나지 않는다.

📌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차별과 혐오에 침묵하지 않고 싶은 시민
✅ 인권을 구체적 사건으로 배우고 싶은 교사·학생
📌 기억하고 싶은 문장: “정의는 단 한명도 예외로 남겨두지 않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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