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캠퍼스 투어는 처음이야! - 지리 선생님과 떠나는 서울 대학가 탐방
최재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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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학교는 왜 거기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 하나가 서울 속 대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휘문고 지리 교사이자 EBSi 강사인 저자 최재희는 이런 캠퍼스 투어는 처음이야!를 통해 서울 13개 대학의 캠퍼스를 직접 걷고, 그곳에 스며든 지리적·역사적 맥락을 차분히 풀어낸다. 단순한 대학 소개서가 아니라, 공간과 시간이 교차하는 현장 지리 에세이에 가깝다.

 

책은 서울의 대학을 네 가지 테마로 나눈다. '핫플레이스'와 맞닿은 건국대·연세대, 국공립대의 공간사를 담은 서울교대·서울대, 종교적 전통이 깃든 서강대·동국대, 그리고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고려대·한양대·중앙대 등의 이야기. 각 대학은 그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고, 그 자리가 학교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서울교육대학교의 경우 후문이 정문보다 붐비는 이유를 도시 교통과 상권 변화를 통해 풀어낸다. “후문의 반란이 성공했다는 표현처럼, 서초중앙로의 위상이 올라간 배경을 과거 지도와 함께 설명한다. 또한 한양대의 한양공법처럼, 경사지 지형을 활용해 건물 간을 구름다리로 연결한 창의적인 설계, 중앙대의 연못이 배수 어려운 편마암 지질 덕분에 가능했다는 설명 등은, ‘지리가 단지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도시와 공간을 살아 있게 만드는 힘임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특히 반가웠던 부분은 역시 내가 졸업한 학교에 관한 소개였다. 익숙했던 교정이 전혀 새로운 맥락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설명하는 개운사 일대의 주택가와 캠퍼스 확장의 관계, 장엄한 건축 뒤에 숨겨진 기반암 이야기 등은 졸업생의 눈에도 신선한 통찰이었다.

 

이 책의 백미는 단지 공간 해설에 머무르지 않고, 지리적 사고의 확장까지 이끈다는 점이다. 건대입구역 열차가 지상으로 다니는 이유가 하천변 충적층 때문이라는 설명이나, 성균관대의 고지대 압축 캠퍼스 구조가 지형의 제약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은, 평범한 풍경 하나하나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음을 보여준다.

 

모르고 넘어가기 아쉬운 TMI’ 코너도 매력적이다. MT 장소의 지형 분석, 대학 브랜드의 우유 마케팅, 교대 데이트 코스까지, 실용성과 재미를 모두 챙겼다. 부록에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등 해외 대학 8곳의 공간 해설도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런 캠퍼스 투어는 처음이야!는 수험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와 대학이라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누구에게나 유익한 책이다. 저자가 말했듯 스치듯 지나치던 납작한 풍경이 입체적으로 살아나 말을 걸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캠퍼스를 걷는 눈이 달라진다. 구경이 아니라 탐험이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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