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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기후 악당 - 기후변화를 과학으로 이해하고 기후정의로 세상을 바꾸는 법
권승문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1월
평점 :

기후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폭염과 폭우, 산불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라고 외면할 수 없다. 《어쩌다 기후 악당》은 기후위기의 실상을 생생한 사례와 과학적 데이터로 조명하며,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1.5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특히, 이 책은 청소년을 주요 독자로 삼아,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다음 세대가 기후위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돕는다.
책은 지구 평균기온이 13.5도에서 15도로 상승한 상황을 ‘사람의 몸이 38도까지 열이 오른 것’에 비유한다. 열이 난 몸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듯이, 지구 또한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하지만 폭염을 피하려고 에어컨을 켜는 것이 정말 해결책일까? 저자는 “어쩌면 우리는 지금 폭염 때문에 집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요?”(22쪽)라고 묻는다. 이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불은 기후위기의 대표적인 악순환 사례다.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산불로 인해 3억 400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되었다. 이는 한국의 전체 인구가 6개월 동안 내뿜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불이 나서 탄소를 흡수해 주던 나무가 사라졌어요. 나무가 사라지니까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게 되죠.”(44쪽) 이처럼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이 기후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이는 더 많은 산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기후위기가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폭우와 홍수는 단순한 환경 재난을 넘어 사람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남긴다. “요새 기후위기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재난 트라우마’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65쪽)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재난 상황에서 더욱 큰 두려움을 느낀다. 이는 기후위기가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 또한 기후위기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사과 대신 바나나, 망고, 오렌지를 수입한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바나나, 망고, 오렌지들은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나요? 배나 비행기로 한국까지 옵니다. 이때 엄청나게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요.”(94쪽) 기후위기는 단순히 특정 작물이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식량 생산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기후위기의 책임은 공평하게 나뉘지 않는다.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군대는 연간 27억 5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전 세계 군대를 하나의 국가로 치면, 이들이 내뿜는 배출량은 중국과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고 해요.”(194쪽) 그럼에도 군대의 탄소 배출 문제는 기후 논의에서 자주 배제된다. 또한 석탄 발전소는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지만, 그로 인한 건강 피해나 환경 복구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석탄 발전소는 건강에 해를 끼쳐 의료비를 상승시키고 생명을 위협하지만, 이 역시 석탄 발전 비용에서 빠져 있습니다.”(111쪽) 이는 기후위기의 책임과 비용이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을 사용하며, 재활용을 실천하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다. 나아가 경제 성장보다 공존을 우선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를 단순한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단순히 위기를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변화를 촉구한다. ‘기후 악당’이라는 현실을 자각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행동해야 할 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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