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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 돌봄 소설집 ㅣ 꿈꾸는돌 41
강석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4년 12월
평점 :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는 일곱 명의 작가가 '돌봄'이라는 주제로 엮어낸 소설집이다. 이 작품집은 돌봄을 단순한 시혜나 의무가 아닌,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의 본질로 그려 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각각의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돌봄의 다양한 층위를 섬세하게 포착해 낸다.
"우리 같이 있으면 좀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라는 구절이 보여 주듯, 이 소설집은 돌봄의 상호성을 강조한다. 백온유의 「샤인 머스캣의 시절」에서는 알레르기를 앓는 소년과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여자 친구의 관계를 통해, 서로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섬세한 감정의 작업인지를 보여 준다. "네가 있는 곳에 가고 싶어"라는 여자 친구의 말에는 상대방의 불편함을 이해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특히 전앤의 표제작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는 축구를 좋아하는 주인공의 오른발이 작아지는 환상적 설정을 통해 자기 돌봄의 의미를 탐색한다. "어제와 다른 내가 되고 싶었다"라는 주인공의 마음은, 청소년기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곧 자기 돌봄의 시작임을 암시한다. 작품은 성장통을 겪는 청소년들에게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어제와 다른 내가 되고 싶었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그러자 발바닥이 부풀어 올랐다가 납작하게 작아지면서 함께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걸음마를 배웠을 때 나는 내 무게를 발바닥에 싣고서 힘껏 내디뎠을 거다. 똑바로 걷기 위해 내가 가야 할 곳에 눈을 맞추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겠지. 나는 확실히 조금 전보다 덜 절룩거리며 걸을 수 있었다. 남주 집을 향해 계속 걸었다. -p163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 중에서

강석희의 「녹색 광선」은 휠체어를 타는 이모와 섭식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관계를 그리며, 청소년이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나는 이모의 휠체어를 밀었고, 이모는 내 마음을 밀어주었다"라는 구절은 돌봄이 결국 서로를 지지하는 쌍방향적 관계임을 보여 준다. 황보나의 「가방처럼」에서는 "사실은 할머니가 내내 나를 돌보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 버렸다"는 깨달음을 통해, 돌봄이 때로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의미가 온전히 이해되는 것임을 드러낸다.
이 소설집의 특별함은 돌봄을 다양한 관계 속에서 포착한다는 점이다. 가족, 연인, 친구 사이의 돌봄부터 로봇과 인간의 우정까지, 각기 다른 형태의 돌봄을 그리며 그 의미를 확장한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데 이렇게나 서로의 안녕을 모른다"는 김다노의 「낙원」 속 구절처럼, 현대사회에서 잊혀가는 돌봄의 가치를 일깨운다.

결국 『너의 오른발은 어디로 가니』는 청소년들에게 돌봄이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동생을 돌보는 일상적 경험부터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 내밀한 순간까지, 우리는 이미 돌봄의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소설집은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달빛 같은" 존재로서, 우리는 모두 돌봄의 주체이자 대상임을 상기시킨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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