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청소부 마담 B
상드린 데통브 지음, 김희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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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드린 데통브의 범죄 청소부 마담 B는 독창적 설정과 치밀한 서스펜스로 유럽 독자들을 매료시킨 프랑스 스릴러의 걸작이다. 이 소설은 단순한 범죄스릴러를 넘어, 과거와 마주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던진다.

 

주인공 블랑슈 바르자크, 통칭 마담 B는 범죄 현장을 말끔히 정리하는 청소부다. 혈흔 하나 남기지 않는 완벽함으로 15년간 명성을 쌓은 그녀는 파리 지하 세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하지만 단골 고객의 의뢰로 방문한 한 범죄 현장에서 그녀의 평온했던 삶은 와르르 무너진다. 그곳에서 발견한 물건은 20년 전 자살한 어머니의 유일한 유품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스카프를 만지는 장면(32)은 그녀의 혼란과 불안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책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독자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탐구하는 이야기에 관심 있는 독자.

강렬한 서사와 정교한 전개로 긴장감을 느끼고 싶은 독자.

그러나, 스릴러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도 소설의 흡입력에 빨려들어갔다. 소설의 구조나 전개 속도가 예상을 벗어날 때마다 장르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소설은 이 의문스러운 사건을 계기로 전개된다. 블랑슈는 이 유품이 왜, 어떻게, 누구에 의해 그곳에 놓였는지 파헤치기 시작하지만, 그녀의 여정은 점점 더 깊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정신착란 증세로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그녀의 심리는 독자들에게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하며, 마지막까지 범인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 과거는 가장 잔인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라는 메시지(136)는 소설의 주제를 한층 더 선명히 드러낸다.

 

블랑슈는 흔들리는 의식 속에서 양아버지를 구해야 하고 자신의 생명도 보존해야 한다. 위기에 빠진 마담 B는 연속된 위기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까? 주인공 마담 B를 지옥 같은 토끼몰이의 함정에 빠트린 미지의 인물은 누구인가? 등장인물의 숨겨진 비밀의 관계는 어떻게 드러날까?

 

블랑슈의 청소부로서의 삶은 과거를 지우려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녀조차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과거를 완전히 지울 수 없었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소설은 단순히 과거를 지우려는 시도가 현실 도피일 뿐이며, 진정한 치유는 과거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블랑슈는 자신을 고문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 속에서도 자신의 책임과 진실을 마주한다. "이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기를" 바라는 그녀의 기도(247)는 과거의 상처와 화해하려는 인간적 갈망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블랑슈의 여정을 통해, 지우고 싶은 과거는 결국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범죄 청소부 마담 B는 단순한 서스펜스를 넘어서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만의 과거와 마주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블랑슈의 이야기는 단순히 스릴러로 끝나지 않고, 우리에게 진정한 '청소'란 무엇인지 묻는다. 이제, 과거와 진정으로 화해할 시간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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