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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평점 :

《매일경제》 편집기자로 활동하는 저자가 이름들을 알 수 없는 사물들의 표제어를 그러모아, 세상에 하나뿐인 사전을 만들었다.
우리가 생활에서 분명 본 적이 있는 ‘그거’. 그런데 이름은 모르는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저자는 “그게 뭐더라?”에 그치지 않고 이름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짜잔~ 하고 《그거 사전》이 출간되었다.
76개의 이름 모를 ‘그거’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은 딱!
신박하다!
동시에 이 책의 독자들 공통적인 감상은 바로 저자에 대한 ‘리스펙!’이 아닐까?

피자 한가운데 꽂혀 있는 삼발이 ‘그거’가 피자 세이버란다.
세이버라는 단어 뜻대로 포장 상자와 피자의 공간을 확보해서 피자 토핑이 상자에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그거’의 이름을 알게 됐다.
저자는 이름만 이야기하고 넘어가지 않고 발명가나 특허 관련 에피소드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빵끈으로 알고 있는 트위스트 타이, 귤 알맹이에 붙은 하얀 실 같은 ‘그거’ 귤락, 카레를 담는 램프 모양의 ‘그거’ 소스 보트, 중식당 원형 식탁에 설치된 돌아가는 ‘그거’ 레이지 수잔, 배달 음식 용기의 포장을 뜯는 일회용 칼 ‘그거’ 랩칼, 포장한 초밥 사이에 초록색 ‘그거’ 인조대잎 등등
마실 거리에 관한 ‘그거’들 챕터는 더욱 생소한 이름들이 쏟아져 나온다.
샴페인 코르크 마개를 고정하는 철사 ‘그거’ 뮈즐레, 와인병 바닥에 움푹 팬 부분 ‘그거’ 펀트, 테이크아웃 컵의 중간에 씌워서 뜨거운 음료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그거’ 컵 슬리브, 카페에서 빨대와 헷갈리는 ‘그거’ 십스틱, 열지 않고 마실 수 있는 테이크아웃 컵 뚜껑 ‘그거’ 커피 리드, 테이크아웃 컵 뚜껑의 구멍을 막는 ‘그거’ 스플래시 스틱, 내가 사랑하는 소주 병뚜껑에 꼬리처럼 달린 ‘그거’의 이름은 스커트란다.

배낭 가운데 돼지코 모양의 패치 ‘그거’의 이름은 래시 탭. 구멍 사이로 끈, 카라비너 등을 끼워 물건을 묶거나 매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암벽등반용 얼음도끼(피켈)를 휴대하는 용도였고, 그 외의 장비도 쉽고 빠르게 찾기 위한 목적으로 매달아 두었다.
등산용 배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래시 탭이 학생용 책가방에까지 진출한 계기는 캐나다의 가방 제작업체 허셜 서플라이 덕분이다. 허셜 서플라이는 세련된 마름모꼴의 가죽 패치로 재해석한 래시 탭을 배낭에 부착했고, 이후 다른 아웃도어 배낭 브랜드에서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세상 게으른 고도비만 고양이에게도 사냥 본능이 남아 있는 것처럼, 책가방으로 살면서도 야생을 누비던 탐험가의 성정은 버리지 않은 셈이다. -<[25] 배낭 가운데 돼지코 모양의 패치 ‘그거’> 중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주위 사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그 사물의 쓰임과 의미가 다르게 느껴진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이 애정으로 전이하는 것 같다.
책장 어느 한 곳에 꽂아놓고 심심할 때마다 꺼내볼 책!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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