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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 - 달라진 세계를 이해하는 21세기 경제사 수업
홍춘욱 지음 / 리더스북 / 2024년 7월
평점 :

우리는 흔히 경제를 돈으로만 판단한다. 내 계좌의 잔고만 집중하고 수익만을 바라고 투자하다 보면, 거대한 경제적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마치 눈앞의 나무만 쳐다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무조건 암기방식이 아니라 흐름을 파악하는 걸 우선으로 한다.
저자의 경제 수업 역시 마찬가지다. 개별적인 경제 사안이 아니라 다자간의 역학관계나 경제 요인 간의 상호작용에서 유의한 인사이트를 얻어낸다.
대한민국 대표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세계 경제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14가지 경제 토픽을 엄선해 신간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에 집약했다.

21세기 세계 경제는 20세기 경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 시작되어 전 세계를 휩쓴 2008년 금융 위기의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2016년 영국의 EU 탈퇴 선언과 2017년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대통령에 오르며 펼친 강력한 반중 정책에 세계는 잇단 충격에 휩싸였다. 2019년에는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전염병 코로나19로 각국의 경제가 정체됨과 동시에 대규모 부양책이 펼쳐졌고, 2022년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세계 경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위기 공포가 겹치며 인플레이션이 급물살을 탔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긴축 정책과 고금리는 자산 시장마저 둔화시켰고,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커다란 변화를 끼쳤다.
합리적 선택을 모토로 하는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제적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제 교과서의 내용을 뒤집는 ‘뉴노멀’에 적응하고 예측하기 위한 경제사적 접근이 필요하다.
선진국 중심 반(反)세계화 물결은 한국의 산업과 노동시장 구조에도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헤게모니(hegemony)를 쟁탈하려는 국가 경쟁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시장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는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각국의 반세계화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으며 새롭게 형성된 21세기 경제 패러다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왜 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열광하는가?
미국의 라이벌 위치에 오른 중국은 왜 혐오의 대상이 되는가?
중국의 경제는 왜 하강 곡선을 그리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유럽 최강자였던 독일은 왜 시들해졌는가?
브렉시트은 과연 영국인에게 경제적 실리를 주었을까?
일본 경제는 다시 살아나는가?
인도는 인구에서만이 아니라 경제에서도 중국을 뛰어넘을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에 빠져나올 방법을 찾을까?
고령화는 세계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요즘 화두인 AI는 저개발국의 구원투수가 될까?
저자는 트럼프 인기의 배경을 비히스패닉계 백인 남성의 건강 문제부터 풀어간다.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 남성은 왜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지지했을까?
그가 주목한 요인은 바로 제조업 블루칼라 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다. 이 여파로 직장을 잃은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층이 펜타닐과 같은 마약에 빠져드는 비율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신들이 무능해서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 중국산 제품과 이민자 때문이다.”
여전히 강력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2024년 대선에 그는 다시 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시작된 중국의 애국주의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 문화를 배척하는 한한령, 주변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제조 2025가 대표적이다. 공격적인 중국의 태도에 세계 곳곳에서 반중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중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설비를 인수하는 경우에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숙고해야 한다.
일본 이후 미국에 경제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히던 중국은 2020년 이후 기나긴 침체에 빠져들었다.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주된 요인으로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직난을 일으켰다. 대약진운동이 중단된 1962년 이후 등장하는 중국 베이비붐 세대 4억 명은 영양 결핍에 교육 부족까지 경험한 세대다. 교육의 부재는 정보화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만들었고, 호구제도가 도농 격차와 농촌 노인의 빈곤 문제를 심화시켰다. 부모 세대의 가난을 지켜본 젊은 세대가 출산을 기피하게 되자 중국의 내수 경기는 끝없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지금처럼 오래 전쟁이 이어지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소련 해체 이후 제조업 및 정보통신 산업 기반이 무너지며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의 군수물자 보급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저자는 독재자의 무모한 결정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망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즘 부쩍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끝난다는 뉴스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이은 정책 실패로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던 일본. 강력한 통화 공급 정책으로 디플레이션을 해결하자는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로 엔화 약세, 금융기관 경영 수지 개선, 시장 금리 하락이라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국가 경제에 경제 정책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인도는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중국의 쇠퇴에 따른 반사 이익과 인공지능 혁명이 가져온 교육 문제의 완화가 인도 경제에 큰 디딤돌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임금 상승과 미·중 갈등도 인도로의 직접투자를 증가시켰다. 힌디 민족주의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인도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주요 투자처임이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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