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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과학 - 세상을 움직이는 인간 행동의 법칙
피터 H. 킴 지음, 강유리 옮김 / 심심 / 2024년 6월
평점 :

학문을 가리키는 말 Science. 우리가 과학이라고 흔히 번역한다. 학문, 과학의 출발은 질문이 아닐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관해 묻고 근거를 확인하는 과정이 과학인 것 같다.
우리는 긍정적인 태도와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 쉽게 동의한다. 신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나 함께 일하는 사람을 신뢰하는 태도는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저자는 여기에 물음표를 붙인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서로를 신뢰하거나 불신하게 되고, 이런 결정의 바탕이 되는 신념은 왜 그렇게 틀릴 때가 많은가?
신뢰는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훼손되는가? 신뢰를 회복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신뢰와 신념과 사과와 속죄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대부분 일화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20년간 이런 의문을 탐구해 온 이유다.
신뢰나 불신 문제로 괴로움을 겪은 후 신념이 편향되어 있거나 완전히 틀릴 수 있음을 어렴풋이 알아차린 사람들을 위해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서 신뢰 위반을 직면했고 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궁금한 사람을 위해, 새로운 사람들이나 집단과 신뢰를 쌓고 더 나아가 강화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갈수록 양극화되는 사회·정치적 분열을 통합할 방법을 찾고 사회 내에서 신뢰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의 말> 중에서

뒤따를 위험을 알면서도 취약함을 감수하는 것과 결부된 위험이나 약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취약함을 감수하는 것 사이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뒤따를 위험을 알면서도 취약함을 감수하는 것은 신뢰의 표시로 간주할 수 있지만, 결부된 위험이나 약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취약함을 감수하는 것은 상대방을 전혀 신뢰하지 않더라도 서로 신뢰하는 것처럼 보이게 행동하는 것뿐이다.
진정한 신뢰에는 남이 나를 실망시킬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취약함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신뢰를 결정하는 두 개의 강력한 요소, 역량competence과 도덕성integrity.
역량은 누군가에게 과제 수행에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과 대인관계 능력이 있다는 믿음.
도덕성은 누군가가 용납할 만한 일련의 원칙을 지키리라는 믿음.
역량에는 긍정적 편향이 개입된다. 하지만 도덕성의 경우에는 그 편향이 반대로 바뀐다.
그래서 신뢰 위반이 역량 문제로 인지되면 극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신뢰 위반이 도덕성 문제로 인지되면 극복하기가 어렵다.
중요한 건 행동 자체가 아니라 행동이 어떻게 인식되느냐다.

신뢰가 깨졌을 때 위반의 종류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행동 방침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역량 기반의 위반에 대해서는 사과하되, 도덕성 기반의 위반에는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좀 더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신뢰 사회로 가는 네 가지 조건
1)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
2) 진실의 복잡성
3) 의도의 이면
4) 문을 열고 나가야 할 필요성
우리 대부분은 성자가 되려고 애쓰지는 않을지라도, 적어도 거울 속 자기 모습을 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
우리 내면의 그 자동 조종장치를 끄고, 나의 신뢰성이 위협받을 때 남들이 해줬으면 하는 것과 똑같은 수준의 사려 깊고 섬세한 배려로 신뢰 위반 상황을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의도가 선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명확히 보이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용서에는 위반자의 협력이나 위반자의 피해 인정이 필요하지 않지만, 신뢰 회복에는 위반자의 역할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1원칙은 바로 정직과 진실의 중요성, 독재와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인간의 신성함이다. 그 원칙들을 기반으로 부서진 잔해를 살펴보면서 무엇을 복구할 수 있을지 파악하고 망가진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신뢰에 관한 연구를 통해 신뢰의 형성과 신뢰 위반의 유형 그리고 신뢰 회복을 위한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다. 통념이나 상식에 가까웠던 신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인식을 수정하는 기회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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