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 - 500개 기업 창업. 재벌이 되길 거부한 경영자. 일본이 선택한 시대정신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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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 기업 창업, 재벌이 되길 거부한 경영자. 일본이 선택한 시대정신

우리나라는 세도정치로 역사의 퇴행을 경험하던 그때, 근대화의 길을 걸었던 이웃 나라 일본.

메이지유신은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면을 뒤집어엎는 최대의 혁신이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자본주의의 기초를 다지고 골격을 세우고 근육을 붙인 이가 바로 시부사와 에이이치,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일본에 관한 전문성이 없는 이에겐 생소한 인물이지만, 정치적 기둥을 세웠던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일본 근대화의 최대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팩토리8 연구소장인 저자는 사회적 흐름을 경영의 관점에서 포착해 내는 탁월한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 이전 저작인 빅프라핏을 통해 관점을 바꿔 승자가 된 혁신기업의 경영 전략을 통해 혁신과 ESG의 강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일본 자본주의 설계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일생을 서술한 책이 아니다.

 

우리는 환율 덕분에 일본 여행이 쉬워졌다고 즐기고 있을 때 저자는 일본 시대 정신의 변화를 파악했다. 20247월 교체되는 1만엔 신권의 모델로 시부사와가 선정된 것은 잃어버린 30의 출구로 시부사와가 소환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고 있는 일본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경영 철학은 단순한 실용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판을 든 무사시부사와의 경영 철학은 청부론도덕경제합일설을 바탕으로 독점 금지와 경쟁을 통한 생산성 향상 그리고 혁신을 핵심으로 한다.

 

시부사와의 경영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일본의 근대사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우리 역사에는 원흉인 주인공이지만 시부사와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시대의 사정을 살펴보고 일본 재벌과 주인공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경영학계의 영원한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본질을 알고 싶다면 시부사와를 공부하라.”고 했다. 그가 파악한 시부사와의 핵심은 바로 경영자의 본질은 도 아니고 지위도 아닌, 책임감이다.

 

막부를 공격해서 우국지사가 되고 싶었으나 막부의 일원이 되었다. 막부의 일을 제대로 하고 싶었으나 막부가 망하고 말았다. 정부의 고위 관료로 상공업 진흥을 위해 몸을 갈아 넣었으나 오히려 사표를 쓰게 된다. 우리는 시부사와를 일본 경제의 신정도로 생각하고, 모든 행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의 인생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는 꿈을 통해 좌절을 극복했다.

 

주판을 든 무사 시부사와는 일본의 시대정신을 이념에서 실용과 유신으로 바꾸어 놓았다.

 

시부사와는 오늘날 일본 경영 체계를 설계한 인물이다. 메이지유신 직후에 혼란스러웠던 일본에서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인 벤처투자자로써 500개의 기업을 설립했고, 600개의 사회공헌기관을 세웠다. 일본 최초의 은행과 주식거래소, 제지회사, 철도, 물류회사부터 도쿄가스, 일본전신전화공사(NTT), 제국호텔, 기린맥주, 대일본제당까지 그가 만든 기업이 없었다면 지금의 일본도 없다.

일본의 8대 재벌 대부분이 그와 동업하거나 경쟁하며 성장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재벌이 될 수 있었던 그는, 그러나 청부(淸富, 깨끗한 부자)을 내세우며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데 자기 재산을 사용했다.

 

사농공상. 천민을 제외하면 가장 미천한 신분이었던 상인. 무사들은 상업에 종사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던 때 시부사와는 도덕과 결합한 부는 얼마든지 떳떳하다. 공자의 가르침이 그렇다라고 했다. 돈을 벌기는 벌되, 제대로 벌어라. 이 청부론과 도덕경제합일설은 시부사와의 경영 철학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ESG 경영의 원조는 시부사와라는 말까지 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30년의 출구에서 일본이 제시한 시대정신이 바로 시부사와의 경영론이다. 그것은 바로 상인의 감각, 무사의 실행력으로 시대를 선도한 시부사와의 자기 경영론이다.

이웃 나라는 잃어버린 시대를 벗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이제 장기침체의 국면에 빠지고 있다. 다시 한번 부끄러운 역사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복지를 이루기 위해 새로운 경영 혁신과 사회 개혁을 이루어 내야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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