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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ㅣ 한빛비즈 교양툰 30
클레르 알레.벤자민 아담 지음, 정수민 옮김, 이정우 감수 / 한빛비즈 / 2023년 11월
평점 :

2023-121 《만화로 보는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클레르 알레 글 / 벤자민 아담 그림 / 한빛비즈)》
인간 사회에서 불평등은 어떻게 정당화되었는가?
이데올로기의 강화가 심화시키는 불평등의 얼굴
8대에 걸친 한 가족의 이야기가 보여주는 불평등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에서 소개하는 《만화로 보는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통해 벽돌책에 담겨있고(1,0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 이해하기 힘들었던 토마 피케티의 주장을 알아갈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불평등의 문제를 경제 문제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토마 피케티는 불평등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문제라고 주장한다.
20세기 초 불평등한 유럽 사회의 누진세를 둘러싼 이슈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 책은 프랑스 대혁명 시기로 돌아간다. 근대 불평등의 역사가 시민혁명을 거치고 자본주의의 확산에 따라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주인공 쥘의 고조할아버지부터 8대에 걸쳐 훑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경제사적 성격이 강하다.
사제, 귀족, 제3신분(일반평민)으로 이루어진 앙시앵 레짐이 프랑스 혁명 등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어떻게 소유자 사회(소유권이 사회 시스템의 토대라고 생각하는 사회)로 전이 되는지 그 과정, 이후에 소유자 사회가 노예제 사회, 식민주의와 어떻게 연관이 되며 불평등을 이어오는지에 대해 역사적인 고찰을 한다.

식민주의는 벨에포크 시대와 세계대전, 공산주의 혁명 등을 거치며 20세기에 크게 변화한다. 그런 과정들은 세계의 불평등 감소에 크게 이바지했으나, 공산주의의 실패, 그리고 그에 영향을 받아 진행된 80년대 이후의 하이퍼 자본주의, 그나마 이상적이라고 기대했던 사민주의 사회의 불완전한 평등까지, 이 책은 불평등에 대한 거대한 빅 히스토리를 소개한다.
피케티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에 사회가 변화하는 데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자본을 그냥 그대로 두면 알아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변화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이데올로기가 중심에 있었다는 것이다.
노예제 사회에서 식민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유주의 논리로, 강자의 논리와 이익에 맞추어 진행되는 역사가 펼쳐진다. 애덤 스미스가 주창한 도덕적 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노예제를 기반으로 낮은 세금과 소유에 대한 존중은 국제 노동 분업으로 이어지고 이는 산업혁명의 등장까지 가져왔다. 또한 유럽의 지배는 보호주의 없이 이뤄지기 힘들었다.

소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실제로는 부단히 불평등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삼기능 레지스터(데이터 기억장치)를 동원해왔음을 상기시킨다. 유럽의 경제적 비약은 자체의 유덕하고 안정적인 소유주의 체제 덕이 아니고 오히려 유럽 국가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능력 덕분이었다.
아울러, 공산주의의 붕괴가 적어도 일정 동안은, 사회적 조세 정의에 의한 자본주의 극복과 정의로운 경제의 가능성 자체에 대한 희망을 약화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달리 말해, 정체성주의적인 균열이 악화되던 시기에, 계급주의적인 균열은 지워졌다. 1980~1990년 이후 관찰되는 불평등 증대의 주요 원인은 틀림없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재화의 축적은 언제나 사회적 과정의 결실이며, 이는 공적 기간 체계(특히 법, 조세, 교육, 제도), 사회적 분업, 수 세기 동안 인류가 쌓아온 지식에 의존한다. 이러한 조건들에서 철저히 그 논리대로라면, 막대한 자산을 쌓아온 사람들은 그 일부를 공동체에 매년 되돌려줘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소유는 더 이상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이 된다. 이 논리에 반대하는 유일한 논거는, 판도라 상자 운운하며 사적 소유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전면적인 혼돈에 필연적으로 이루게 될 테니 이 상자를 결코 열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보수주의 논거는 20세기를 겪으며 철저히 파기되었다. 그 경험이 입증하는바, 매우 강력한 누진세는 고속 성장과 양립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상대적인 사회-교육 평등에 근거한 발전 전략의 구성요소였다.

토마 피케티가 보여주는 불평등의 그림은 대단히 역동적이다. 그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양의 자료를 모아 과학의 엄밀성으로, 한숨과 피눈물의 역사를 그대로 전한다. 그러나 피케티의 메시지가 가장 절실한 우리 서민들일수록 원저를 읽고 이해할 시간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바로 이 책이 시원하게 출구를 뚫어준다. 이 책은 원저의 요약본이 아니다. 몇 세대에 걸쳐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재구성된 새로운 작품이다. 피케티의 방대한 이야기 속에 묻힐 뻔한 날카로운 해안과 메시지를 진수 그대로 음미할 수 있는 기회이니, 원저를 읽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피케티는 불평등 구조를 극복하는 ‘참여사회주의’를 위해 6가지 제안을 한다.
1 자본의 사회적 소유
2 자본의 일시소유
3 사회적 연방 유럽을 향하여
4 민주적 평등 바우처
5 누진 및 개인 탄소세
6 개인의 교육과 훈련을 위한 자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자본주의의 세상은 훨씬 정치적으로 경도되어있다. 아직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유 방임주의로 어떤 개입도 거부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자. 무한 경쟁, 자유경쟁의 세상이 자본주의의 본질이 아니다. 자기의 자본을 굳건히 지켜나가고자 하는 집단의 이데올로기가 선택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피케티가 주장하는 불평등을 줄여가는 세상은 지금의 이데올로기를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급진적인 주장이라는 비판은 현재의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장악한 집단의 불안일 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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