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 <사이렌: 불의 섬> 출연진 제작진 인생 토크
이은경.채진아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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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이은경, 채진아 지음/한빛비즈)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출연진 x 제작진 인생 토크

이 책의 지은이는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 제작진으로 되어 있다. 메인 피디인 이은경 피디와 메인 작가인 채진아 작가. 그러나 주인공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출연진이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책으로 담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존경이 가득한 출연자와 제작진의 대화를 통해 화면 가득 피어올랐던 그들의 열정의 근원과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사이렌: 불의 섬>은 경찰, 경호, 군인, 소방, 스턴트, 운동 6개 직업군별로 여성 4명이 팀을 이뤄 미션을 수행하고, 하루에 한 번 아레나에서 팀 대결을 펼치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각자도생의 사회라 그런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했다. 서바이벌이라 하면 살벌한 전투나 상대를 속이는 전략을 통한 경쟁을 떠올리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그들이 대표하고 있는 직업에 관한 리스펙과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열정과 동료애가 핵심이다.

 

단순한 팀 대결 승리의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기희생의 태도나 팀워크에 감동하게 된다. 우리가 감동하는 이유가 회사에서 겪는 현실의 반대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내가 맡은 일 하나하나 따져가며 내 것이 아닌 이유를 찾기 바쁘고, 일의 의미와 목적이 아니라 규정과 절차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스스로 지치고 짜증이 난 것은 아닐까?

 

그들이 대표하는 일에 대한 리스펙은 출연진과도 연결된다. 취향 까다롭기로 소문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기 위한 제작진의 고생도 자기 일에 대한 존중과 헌신을 통해 기쁨과 보람이 된다. 직업에 명예를 건 출연진을 구하고 생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제작하는 동안 일에 대한 진심을 보여준 사람들은 사실 제작진이었다.

300여 대의 카메라와 200여 명의 스텝들, 67일의 고립된 촬영. 어느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이 하나 없는 신기한 촬영이 가능했던 이유였다.

 

누가 봐도 힘든 일을 기꺼이 감당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인생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성장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인생 자체로 보상받고 있다. 일에서 삶의 의미를 단단하게 채우는 주인공의 이야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즐겁지 않으면 어떤 목표라도 행복하지 않을 테니까요.

살다 보면 하고 싶은 게 있고 잘하는 게 있잖아요. 근데 이게 하다 보니 제가 잘하게 되더라고요.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누군가가 채워주고 같이 안고 가면서 꼴등일지언정 끝까지 가는 모습이 저는 더 멋있더라고요.

 

워라벨과 FIRE 족을 꿈꾸는 현실에서 우리는 직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나?

먹고살기 위해 억지로 하는 일이면 일터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을 수 없다. 내 일도 아닌데 내가 떠맡아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은 고역이지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없다.

3학년 담임을 10년 하며 지칠 대로 지치던 시간이 지금은 행복으로 떠올리는 시간이다. 힘이 들었던 그 시간이 나에겐 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던 시간이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여객선 기관사로 일하다가 어릴 적 꿈인 경찰이 된 인천 해양경찰서 해양안전과 김혜리 경장.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해양경찰이 되었다. 기관 부서에 유일한 여경이다.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단정에는 안 타다 보니 너무 고생하는 남자 경찰에게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눈치를 보느니 단정에 타고 싶다고 하지만 아직이다.

이슬 경사는 해양경찰 중에서도 형사계에서 일한다. 변사 사건 처리나 무인도 잠복근무 등을 하는데, 여성 해경 최초로 마약 사범을 검거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 출연자 중에는 유독 여성 최초가 많다. 남보다 훨씬 노력한 결과로 최초의 타이틀을 딴 그들이지만,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 여자들은 안 돼!’ 같은 고정관념을 공고히 할 수 있음에 더욱 노력한다고 한다.

 

경호원이라면 영화 <보디가드>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경호팀의 출연자들은 법원 보안 관리대대원들이 많았다. 법관의 신변 보호와 소란행위를 예방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여 안전하게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그 외에도 의전, 주요 사건 지원, 테러 방지, 증인보호, 출입 통제 등 법원 안의 모든 사건·사고에 관여한다.

그들이 경호원의 최고 덕목으로 꼽는 건 무엇일까? 바로 희생정신이었다. 그다음 책임감.

고공낙하를 1000번 넘게 한 여군 출신 출연자들이나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는 여성 소방관이나 맡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한다.

 

인터뷰의 초입은 출연자가 직업을 선택한 계기를 묻는다. 주로 성장 과정에서의 경험, 가족의 영향이 많이 등장한다. 힘든 일이라는 게 너무나 뻔히 보이는 경찰, 경호, 군인, 소방, 스턴트, 운동 분야에서 활동하며 겪은 에피소드나 자신의 성장 경험이 등장한다. 그런데 내 눈길을 끄는 지점은 스스로 느끼는 자기 직업의 덕목과 자신의 목표였다. 경제적 보상은 크지 않은데,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그 직업을 계속하는 이유가 바로 그들이 바라보는 가치가 아닐까?

사명감, 책임감, 희생정신. 그들이 단련하는 그 직업에 해당하는 능력보다 앞선 가치가 그들을 최고의 자리, 최선의 자리에 있게 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습관처럼 방황하고 있나. 방황하고 있다면 노력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동요함이 있나. 동요 속 미묘한 움직임을 큰 움직임으로 바꿀 때이다. 겉보기에 근사한 가 되는 것보다 이런 새끼여도 내가 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반갑다. 그런 사람 또 있다고 서로를 방패막이해 주며 나아가면 좋겠다. ‘나는 원래 이런 새끼야라고 마법의 주문을 외워보자. 이 주문이 당신을 자유롭게 하길 원한다. 당신은 뭐든 꿈꾸고 뭐든 될 수 있다. 2023년 이은경 -<프롤로그>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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