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 - 기후 위기와 지리 발견의 첫걸음 5
최재희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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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3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최재희 지음/창비)

EBSi 사회탐구영역 강사이자 휘문고 지리 교사인 저자와 함께 <기후 위기를 지리적으로 바라보기>

지진과 화산활동 같은 지형에 의한 재해가 아닌 기후 요인에 의한 피해가 매년 놀랄 만큼 늘고 있다. 기후 위기를 경고하면서 인간은 쏙 빼고 동식물이나 지구가 아파요!’라고 외치는 시대는 끝났다. 결국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는 중이다.

사계절 온화한 날씨를 보이던 우리나라도 이제 한여름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겨울에는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고, 연평균 강수량 1,200mm인 우리나라에 하루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빈번하고, 봄과 가을에 극단적인 가뭄이 발생한다.

이 책에는 여러 종의 멸종 위기종이 등장한다. 그러나 인류의 활동 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제 곧 인간이 멸종 위기종이 될 처지다.

 

지구는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올라가면서 일반적으로 열대-건조-온대-냉대-한대 기후를 보인다. 기후마다 나타나는 식생과 인문환경이 모두 다르다. 즉 분포하는 식물이나 동물의 모습이 다르고, 거주하는 인간의 생활양식에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성에서 바나나가 재배되고 사과 재배 지역도 강원도까지 확대되는 등, 온대 기후였던 우리나라에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과 곤충, 어류가 등장하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는 지역적으로 기온과 강수량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어떤 곳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데, 또 다른 곳은 극심한 홍수에 시달리는 식이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의 열대림 또한 위기인데, 화전 농업, 불법 채굴, 목초지 개간, 불법 벌목, 식량 마련을 위한 사냥 등으로 열대 우림에 사는 여우원숭이들이 서식지를 침해당할 뿐 아니라, 사냥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는 열대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평균 기온을 높이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열대림의 또 다른 별명이 생물 종 다양성 보고(보물 창고)’.

열대림을 지키는 것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를 지키고, 다양한 생물의 삶을 지키는 것이고 결국 우리 인류의 삶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지구온난화현상까지 겹치면서 도시 열섬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도시에 사는 고양이들이 힘들다. 고양이만 힘든 게 아니라 인간도 힘들다. 역대 최고치의 폭염 일수를 계속해서 경신하는 상황에서 더욱 여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바로 취약 계층이다. 여름철 에어컨 가동이 늘면 전기 발전을 늘려야 하고, 그러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이런 순환이 반복되면 필연적으로 대기 온도 상승이 나타나고, 그러면 이상 기후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상 기후에 따른 폭염 일수 증가와 긴 무더위는 다시 도시 열섬 현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바다거북은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 사는 매부리바다거북이다. 아름답고 화려한 등껍질 때문에 사냥당하고, 보금자리인 산호가 죽어가면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바다의 아마존이라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길이 약 2,000km, 너비 약 500~2,000m로 한반도 면적보다도 넓다. 이 거대한 산호초 군락 역시 개발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라는 위협 앞에 흔들리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바닷물 온도 상승에 산호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산호의 죽음은 산호초에 기대어 사는 수많은 바다 생물에게 위협이 된다. 우리의 주인공 매부리바다거북의 주요 먹이인 해조류의 소멸로 바다거북의 먹이 활동에 큰 위기가 된다.

 

초원과 사막 사이의 경계 지대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사막화 역시 기후 위기의 대표적 피해 사례다. 아프리카의 사헬 지역에서는 다마가젤과 같은 야생 동물이 멸종 위기에 도달했다면, 몽골에서는 유목민의 가축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귀염둥이 스벤’, 캐럴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의 루돌프는 사슴이 아니라 순록이다. 순록은 혹독한 추위 속의 황무지인 툰드라 기후에서 서식한다.

툰드라 지역은 여름철에 지표면과 가까운 땅이 잠시 녹을 뿐, 그 속까지 모두 녹지는 않는다. 이곳이 바로 1년 내내 얼어 있는 영구 동토층이다. 기후 위기의 관점에서 저자는 이 영구 동토층을 판도라의 상자로 표현하고 있다. 즉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재앙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영구 동토층에 묻혀 있던 미생물이 활동하게 된다. 활성화된 미생물은 동물의 사체와 같은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만들어낸다. 또 다른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 지구온난화가 더욱더 빨라지고, 지구가 더워지면 영구 동토층이 녹는 범위가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진다.

 

이번 세기 최악의 팬데믹인 코로나19의 시작은 아직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야생 박쥐에서 시작해 또 다른 야생 동물이 중간 숙주가 되고 결국 인간에게 전파되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가설이다. 그렇다면 박쥐가 재앙의 원인인가?

더 중요한 원인은 인간이 박쥐의 서식 공간까지 침범해 들어가면서 박쥐의 체액과 배설물에 감염된 2차 숙주와의 접촉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야생 동물을 식용으로 거래하는 행위,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행위, 나아가 박쥐의 이동을 유발한 인간의 행위가 결국 감염병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각 챕터의 마무리는 기후 토론으로 벌어진다. 다양한 시각을 통해 기후 위기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분석하는 힘을 키운다.

열대림의, 산호초 군락의 보존 VS 개발

도시의 고밀도화는, 극지방의 해빙은 기회일까 VS 위기일까

사막화 방지가 우선 VS 유목민의 삶이 우선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가열이란 용어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야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동감이다. 기후 위기로 인해 사는 곳을 떠나야 하는 일은 사하라사막 주변에서 사는 다마가벨이나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매부리바다거북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기후 난민이 되어 고향을 떠나고 있다. 지구가 힘들면 결국 인간이 힘들게 된다.

 

오늘날의 기후 위기는 인간 활동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인위적인 활동 탓에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라면 역으로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도 오직 인류뿐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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