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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슈퍼 乙 전략
전병서 지음 / 경향BP / 2023년 5월
평점 :

2023-43 《한국 반도체 슈퍼 을 전략(전병서 지음/경향BP)》
신냉전시대에 한국 반도체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FTA(자유무역협정)을 가장 많이 맺은 나라다. 좁은 내수시장과 부족한 자원으로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수출 품목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 반도체니까 정확하게는 반도체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런데 근자에 수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반도체 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반도체 사이클의 문제라면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과의 신냉전의 핵심이 바로 반도체라는 점이다.
반도체 경제 전쟁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과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고민인 시점에서, 반도체 전문가이자 중국 전문가인 저자의 인사이트가 담긴 책이 마침 출간되었다.
저자는 끝나지 않는 불황도 없고, 영원한 전쟁도 없다고 주장한다.
해양의 시대에는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고, 산업혁명 시대에는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했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반도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지금 손톱 크기의 1/3이 채 안 되는 작은 칩chip 속에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밀 코드가 숨어 있다. -<머리말> 중에서

미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착공한 우리나라는 미국의 황당한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과 심사 기준에 충격을 받았다. ‘보조금의 덫’에 걸렸다.
미국 투자 기업 보조금 신청 자료 목록에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예상이익은 물론이고 웨이퍼 종류별 생산 능력, 가동률, 수율 등의 생산 정보, 소재, 인건비, R/D 등의 원재료와 원가 정보, 판매 가격 등 반도체 기업의 기밀로 분류되는 가장 민감한 비밀 정보를 담고 있다.
미국이 주는 반도체 지원금 527억 달러는 거저 받는 것이 아니다. 그 지원금에 우리 기업 최고의 기밀을 누출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전략으로 저자는 배수진을 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강요하는 탈脫중국의 압력에 굴복하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인 중국을 잃게 된다. 한국의 중국 반도체 공장을 미국의 요구대로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전기차EV 시장이 열리는 중국에서 아직 반도체 기술 요구 수준이 낮은 EV용 칩 공장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미·중의 기술 전쟁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지난 3년간의 미·중 전쟁을 보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보이지만 문제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 봉쇄의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제재받은 중국 기업 중에서 사라지거나 망한 기업이 없다. 그리고 바이든 정부 들어 기술 동맹, 반도체법CHIPS and Science Act 등의 조치는 많았지만 완성된 것은 없다.
미국은 배터리가 없고 중국은 반도체가 없다. 미국은 양자로 들인 TSMC(파운드리)는 있지만 CATL(배터리)이 없다. 중국은 CATL(배터리)은 있지만 TSMC(파운드리)가 없다. 한국은 삼성전자(파운드리)와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이 모두 있다.
지금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필요하다. 미국에는 ‘안보’를 제공하고 중국에는 ‘심장’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다. 지금 한국은 미·중 모두에게 ‘보복의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든 구슬려야 하는 ‘협상의 대상’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경제 동맹에서 실리를 챙기면 된다.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은 우리끼리 싸우면서 굴러 들어온 호박을 발로 밟아 깨는 일을 벌이지 말고 미·중의 전쟁 속에서 파이 키우기를 잘하면 된다.

반도체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은 전 세계 모든 첨단 반도체 회사가 매달리는 반도체 핵심 공정인 노광공정의 룰메이커Rule Maker이자 슈퍼 을이다. 한국은 모든 지혜를 한군데로 모으고 담대한 책략으로 메모리에서 세계 제패를 이루면 한국의 반도체도 미·중이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네덜란드의 ASML과 같은 슈퍼 을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으로 이제 ‘반도체의 세계화’는 죽었다. 반도체 전쟁에서 믿을 것은 동맹도 이웃도 아니고 오직 우리 실력뿐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에서 벗어나는 두려움과 중국의 보복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은 반도체 불황 사이클에서 역발상을 해야 한다. 낸드에서 투자를 늘려 3, 4, 5위를 죽여 한국 점유율 75% 신화를 만들고, D램에서 투자를 늘려 3위를 죽여 한국 점유율 95% 신화를 만들면 게임은 끝난다.
지금 반도체 산업은 재벌의 수익 사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이제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경제 상품’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패권 전쟁의 전략 물자’다.
이제 반도체의 투자와 생산은 국가 주도로 이루어진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투자 타이밍을 놓치고 기술 개발에 처지는 순간 한국의 반도체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반도체 산업이 지는 순간 한국도 지게 된다. 반도체는 지금 한국을 지키는 최종병기다.
반도체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뉴스들이 미국으로부터 자꾸 들려온다. 대통령의 방미에 걸었던 기대도 수포가 되고 과연 우리 반도체 산업, 우리 경제의 위기에서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신냉전의 시대, 미국과 중국 간의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이다. 초강대국 미국도 체면 불고하고 덤벼들고 있다. 모든 책임을 기업에게 떠넘기고 편안하게 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 반도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의 총력전에 돌입해야 할 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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