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유전자 -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요아힘 바우어 지음, 장윤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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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유전자(요아힘 바우어 지음/매일경제신문사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유전자란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가 정답처럼 인식되었다. 나란 인간이 주체가 아니라 유전자를 전달하는 도구라는 씁쓸한 이야기가 권위를 갖게 되는 상황이 어리둥절했지만 과학이라는 명분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공동체가 아닌 유전자만을 위한 진화에 맞서는 좋은 삶을 이루어내는 유전자에 관한 과학적 증명이다.

 

저자는 신경과학자이자 내과 의사 및 정신과 의사로서, 염증전달물질인 인터루킨-6가 알츠하이머병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발견하여 독일생물학및정신의학회에서 수여하는 오르가논 상을 받았다. 정신의학과 신경생물학,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인간에 관한 연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 책은 과학 서적이자 동시에 인문학 서적이다.

 

공존과 공감은 저자의 주된 관심사로, 사회적 소외나 연대가 인간 사회와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꾸준한 연구를 펼쳐왔다.

저자의 주장은 공공심, 삶에 대한 의미지향적인 태도, 사회 친화적인 자세는 인간에게 긍정적이고 건강에 이로운 유전자 활동 패턴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삶’ ‘의미 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정해져 있으며, 이러한 삶의 태도는 우리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이로울뿐더러 미래의 도전과 난관을 극복해낼 힘을 준다.

 

저자는 독일의 젊은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과의 학제간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계몽을 불러일으킨다. 철학자인 가브리엘이 인생의 목적과 의미가 도덕적으로 선한 삶이라 단언함에 맞추어서 저자는 우리 인간이 도덕적으로 선하다고 이해되는 좋은 삶을 살도록 정해진 존재임을, ‘선을 행할 수 있는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과학적 연구를 통해 증명한다.

 

진정한 삶의 행복과 기쁨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에우다이모니아라고 불렀다. 저자는 이를 좋은 삶이라 한다. 저자는 수많은 연구를 검토하여 에우다이모니아적 삶의 태도와 정신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가 발견되고, 이에 더해 에우다이모니아적 마인드셋이 인간의 두뇌에 신경생물학적 지문을 남긴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또한 삶에 대한 이러한 마음 자세가 건강과 두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연구로 소셜 게노믹(사회유전체학)’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서 더불어 사는 방식과 공동의 삶을 대하는 사고방식이 우리의 신체적 구조에 반영된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 유전자의 관점에서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 지향적이고 사회 친화적인 삶을 살도록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연구 결과를 근거로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결정적인 것은 어떤 유전자, 즉 좋거나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 인간의 삶 속에서 유전자의 활동이 어떻게 조절되었느냐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유전자는 밖에서들어오는 신호를 감지하며, 이에 고유한 반응을 하는 커뮤니케이터라는 것이다. 또한 유전자는 소통가일뿐만 아니라 코페레이터, 즉 협력자이기도 하다.

 

고독, 사회적 고립, 인간 사이의 갈등, 그 외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스트레스 유전자 활성화로 이어진다. 자신이 겪은 사회적 경험 그리고 심리적 특성이 생물학적 특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맞닥뜨리는 현실과 신체 반응 또는 유전자 변화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증명하는 다수의 연구 결과물이 있다.

 

삶의 자세는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에 위험을 끼친다고 잘 알려진 흡연,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그리고 짐작건대 육류 섭취 등이 잠재적으로 해로운 위험 유전자 클럽을 활성화시킨다.

저자는 인간 내면의 기본 태도가 위험 유전자 클럽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을 소개한다. 에우다이모니아적 태도가 압도적인 참가자들의 경우 (건강 측면에서 문제적인)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면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참가자들은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무작위로 나눈 네 개 집단 중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선한 일을 하라고 구체적으로 요청받은 집단의 경우 (잠재적으로 해로운) ‘위험 유전자 클럽의 활동 패턴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세 집단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인류 고유의 인간성은 우리 몸을 만성 염증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유전자 패턴을 활성화시키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자유 의지로 타인을 돕는 사람이 이로운 유전자를 활성화시킨다.

자유와 자발성 없이 좋은 삶이란 없다.

유전자는 도덕성을 만들지 않지만, 선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 사이의 유대나 사랑을 이라고 한다면, ‘은 무엇일까? 공동체적 결속 또는 사랑이 부족하면 그저 삶에 대한 긍정적 감정만 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고독이나 사회적 고립은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며 질병의 위험, 무엇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을 높인다.

사회적 소외는 단지 어떤 휘발성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그치지 않으며, 인간의 몸에 생물학적 흔적을 남긴다.

고통을 겪을 때 우리 몸은 방어 반응으로 대응한다. 고통이 분노로 전환되어 고통은 공격성을 낳는다.

 

인간은 본래 생물학적으로 이기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살도록 정해진 존재인가? 저자는 명확하게 부정한다. 선한 인간성, 에우다이모니아적인 좋은 삶, 사회 친화적 공존, 공공심, 공평, 공감을 지향하는 태도는 인간의 건강에 유익한 유전자 프로그램 및 신체 체계를 활성화시키며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

또한 우리 인간은 타인이 느끼는 것을 느끼고, 또 타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걸 가능하게 만드는 신경생물학적 도구를 스스로 갖출 수 있다. 인간은 같은 인간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 때 기쁨을 느낀다. 결론적으로 우리 인간은 공평하고 공정하며 공감적인 공존을 영위하도록 정해진 생물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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