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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박윤진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5월
평점 :

2022-20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박윤진 지음/한빛비즈)》
버티기 장인이 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을 위한 열두 빛깔 위로와 공감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취업의 문이 닫혀가던 그 순간의 절망과 간절함. 그 순간을 생각하면 하루하루 출근할 수 있는 이 직장에 대한 감사함이 끝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합격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회사는 우리에게 이제껏 살아왔던 나와는 다른 인간으로 살기를 강요한다.
올해로 30년 차에 진입한 나는 행복하고 감사하게도 원하던 직업을 가졌고, 직장에서의 나의 활동에 관한 선택권이 있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지인들과 제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회사생활의 고단함은 30년 전 은퇴하신 아버지의 경험과 다르지 않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3권의 책은 바로 우리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때 쓸모가 큰 책들입니다. 이미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책들도 많습니다만,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다고 검증된 책들만 엄선했습니다. 본문에서 소개된 책들과 에피소드들은 독서 모임과 상담에서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어릴 적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꿈들이 어른이 되면 너무나 허무하게 스러져간다. 왜일까? “먹고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이런 대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저자는 ‘사람’을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하는 존재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좋은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이 벌레로 변한다는 문학적 상상은 그야말로 상상일 뿐이다.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최 대리는 자기 자신과 아내 그리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지금까지 해 보지 못한 질문들은 안 그래도 엉성하기만 했던 자신의 자아관과 가치관에 구멍을 숭숭 냈다.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없게 되자 최 대리는 살짝 짜증이 났다.
내가 누구인지라는 질문에 정답이 있을까? 사실 정답이 있건 없건, 최대리는 벌레로 변하기 전에 함께 사는 가족들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하고 싶어졌다. 《변신》을 읽으며 만들어진 불안한 질문들 속에서 최 대리는 신기하게도 삶의 방향감각을 회복하고 있었다. -<1. 늦잠 잤다고 가족에게 성질을 내버렸다 / 프란츠 카프카 《변신》: 존재의 목적> 중에서
김 과장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닫힌 방이란 나의 편견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나의 시선이 누군가의 감옥이 되지 않도록 편견 없이 동료들을 바라보자. 동료나 상사 모두 나의 인정 투쟁에 불려 나온 들러리가 아니라, 그들 각자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남이 나에게 행동하기 바라는 방식으로 나도 그들에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 그게 공정하다.’ 이제 김 과장은 왜 이러한 행동 원칙을 황금률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2.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하겠단다 / 장 폴 사르트르의 《닫힌 방》: 나를 잡아먹는 시선들> 중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장 폴 사르트르의 《닫힌 방》,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윌리엄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허먼 멜빌의 《모비 딕》,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장하준의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그리고 보너스 트랙으로 우스이 요시토의 《짱구는 못 말려》까지.
인간소외와 목적 전치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책이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저자의 안내를 통해 새로운 책들은 만나고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배울 수 있다.
이 팀장은 책을 덮고 생각했다. AI, 스마트팩토리, 메타버스 등 기술과 결합된 상품들이 독재자처럼 우리 삶을 지배하는 오늘날, 자신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과연 그것을 해낼 수 있기나 한 건지 답답했다. 시민이 되지 말고 소비자가 돼라, 국민이 되지 말고 고객이 되라는 곳은 더 이상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따뜻한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들이 그런 냉골에서 교육받고 평생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숨마저 얼어붙었다. -<5. 해외 파견이 이토록 괴로울 줄 몰랐다 /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중에서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한 우리, 경제적 풍요와 과학기술의 발달 속에서도 우리의 생활은 왜 고단함의 연속인가? 목적이어야 하는 인간의 존엄이 왜 회사에만 가면 무시되는가? 노예제 폐지는 역사책에서나 나오는 일이고, 오늘의 회사원들은 또 다른 형태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회사 노예에서 해방되는 길은 퇴사만이 답인가?
제대로 된 인문서를 읽었다. 저자는 책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길을 찾아내고 있다. 책에서 나온 방법은 하나의 예시일 것이다. 이제 나에게 맞는 나의 정답을 찾아 나의 생활에 적용해보자.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좋음은 돈이 아니다. 덕이다. 덕에 대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덕에 대한 ‘나’와 이웃의 이야기가 자라나야, 약자의 것을 뺏고 싶어 하는 인간의 악마성을 막을 수 있다. 되돌아보지 않는 삶, 음미하지 않는 삶, 검토 없이 사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자신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지 않는다. ‘나’ 말고 누가 ‘나’의 삶을 음미하겠는가. ‘나’의 삶을 검토할 자격이 ‘나’ 말고 과연 누구에게 있겠는가. 백 사원은 돈만을 음미해왔던 자신의 삶에서 상한 냄새를 맡았다. 그동안 왜 자신이 그토록 회사 욕을 했는지도 알 것 같았다. 정작 그 욕은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10. 갑질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살고 있다 /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부끄러움을 아는 삶>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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