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 올드 사나에서 바그다드까지 18년 5개국 6570일의 사막 일기
손원호 지음 / 부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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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7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손원호 지음/부키)

올드 사나에서 바그다드까지, 185개국 6570일의 사막 일기

아랍, 이슬람교에 관한 당신의 인상은 어떤지?

IS, 테러, 여성 차별, 원리주의자, 종교 중심주의 등의 뉴스로 아랍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머릿속에는 왠지 쉽게 대화를 나누기 무서운, 과격하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아랍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공부와 이해 없이 뉴스로만 접하다보면 아랍에 관한 왜곡된 시각을 고칠 길이 없을 것이다. 아랍에서 실제 생활하고 제대로 공부한 저자의 이슬람 이야기를 통해 나의 왜곡된 인식을 벗어버리고 싶었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군 제대 후 이집트 정부 초청 장학생 프로그램에 응시하면서 시작된 저자와 아랍 세계와의 인연이 18년이 넘었다고 한다. 졸업 후 한국석유공사에 입사하면서 계속된 아랍과의 인연을 학업으로 연결하여 역사·이슬람 문명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샤르자 통치자 특별 장학금을 받아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저자는 두바이에서 한국 이름 대신, ‘태양이란 뜻의 아랍어, ‘샴스shams’라 불리며 한국과 아랍을 잇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가 인연을 맺은 아랍의 다섯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소개된다.

이집트 / 예멘 / 이라크 / 사우디아라비아 / 아랍에미리트

 

저자가 내디딘 아랍의 첫걸음은 이집트였다. 나일강 문명과 피라미드로만 알고 있던 그곳.

이집트에 도착해서 연수원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동네 카페를 다니며 현지 언어와 문화를 접하는 적극적이며 호기심 많은 저자의 모습. 이 모습은 이후의 여러 나라에서도 계속 나타나고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이슬람 문화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게 된다.

 

카페에서 이집트 아저씨들과 수다를 떨고 물담배를 피우는 저자의 모습이 현지인들에게는 신기하고 흥미롭게 보였을 것 같다.

이집트의 음주문화를 읽다 보니 이슬람 국가는 무조건 금주라는 내 고정 관념의 빈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슬람교가 탄생한 게 7세기 초. 이집트 최초의 통일 왕조가 세워진 게 기원전 3100년경이니, 이집트의 문화가 우선이라면 이집트에 술 문화가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 있겠다.

이집트 전역에 있다는 100여 개의 피라미드에 대한 소개는 여전히 흥미로웠고, 헬레니즘 문명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 도시의 역사는 개방적인 사고와 학문에 대한 사랑 그 자체였다.

이집트의 근대화와 서구화의 과정을 살펴보다 등장하는 피라미드 지역의 메나하우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 질서를 협의했던 카이로 회담의 본부였던 곳. 그곳에서 우리나라의 운명도 결정되었다.

 

아랍인의 특성은 강한 감수성이며 이러한 감수성은 빠르게 분노로 이어진다. 민감한 기질을 타고나서 사소한 도발을 할 경우 그들은 쉽게 적대감을 드러낸다. 쉽게 화를 내기도 하고 감정의 폭발을 억제하지 못하기도 한다. 한번 화가 나면 식을 줄 모른다.” -레바논 사회학자 사니야 하마디 박사

 

저자는 이집트에서 6개월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예멘으로 향했다. 아랍 민족의 근원지이자 외세의 영향을 가장 덜 받은 예멘의 매력에 빠져서 이집트인조차 만류하는 곳, 예멘의 올드 사나 지역에서 9개월을 생활하였다.

 

많은 사람이 남성 중심의 관습이 이슬람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아라비아반도에 살던 아랍인들은 7세기에 이슬람이 창시되기 이전부터 이미 남성 중심 사회를 형성해 왔다. 사막을 횡단하며 수많은 외부 부족의 침입과 전쟁을 겪어 온 이들이다.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남성을 더 귀하게 여긴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남성은 부족, 가문, 그리고 한 가정의 중심이 되었고 나머지 여성 구성원들은 남성의 소유물로 취급되었다. -<예멘의 걸크러시, 시바 여왕을 꿈꾸며> 중에서

 

우리나라 외교부가 예멘을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지 벌써 10년이 되어 간다. 저자는 예멘에서의 지인들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여전한 내전 상태로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상태는 저자가 취직하고 발령을 받은 이라크 역시 마찬가지 수준이다.

 

이 책의 <세 번째 일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교의 탄생과 기본 교리가 소개된다.

아랍인들이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첫손에 꼽는 선지자 무함마드와 이슬람교. 시아파와 수니파의 분리와 대립.

그리고 현대사로 넘어와서 제1차 세계대전 후 아랍 국가를 나눠 먹으려는 영국과 프랑스의 추악한 계획과 음모. 거기에 희생된 아랍 민족들의 미래는 오늘날 중동의 화약고로 변모되어 지구의 평화와 아랍 민족의 평화를 모두 위협하고 있다.

헤자즈 왕국과 사우디 왕국의 변화에서 주목받는 인물, 사우디의 1대 국왕 알둘아지즈가 사우디 건국의 아버지라면, 3대 국왕인 파이살 국왕은 사우디 현대화의 아버지이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는 아랍인의 땅이다. 그곳에 아랍인만의 독립국가를 수립하고자 했던 꿈은 영국과 프랑스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짓밟히고 말았다. 영국은 프랑스와의 합의하에 시아와 수니를 국가라는 인위적 프레임 안에 집어넣어 이라크라는 국가를 세웠다.

모술-바그다드-바스라 세 지역을 통합해 시아-수니, 아랍-쿠르드족이 뒤섞인 이라크라는 나라는 오직 긴장과 갈등의 공간이 되고 만다.

 

진주 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던 아라비아만 연안 사람들과 아부다비 부족들은, 일본에서 개발된 진주조개 인공 양식법과 대공황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1959년 아부다비에서 대유전이 발견됐고, 1971년 아홉 토후국 중 카타르와 바레인을 제외한 일곱 토후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이라는 국가를 세웠다. 석유 수익을 종잣돈 삼아 급격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아랍에미리트는 건국 이후 반세기 만에 중동에서 가장 활기차고 역동적인 경제허브가 되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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