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 대디 자본주의 - 친밀한 착취가 만들어낸 고립된 노동의 디스토피아
피터 플레밍 지음, 김승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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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71 <슈거 대디 자본주의(피터 플레밍 지음/쌤앤파커스)>

친밀한 착취가 만들어낸 고립된 노동의 디스토피아

이 책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시카고학파의 밀턴 프리드만으로 대표되는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의 득세에 따라 나타나는 탈공식화deformalization’에 대한 비판서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토대에서 상호 작용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지향한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제약에서 벗어난 자본주의가 우리를 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게 해주리라고 믿었다. 당사자 간의 계약이 최우선이고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확장시켰던 신자유주의가 21세기 4차 산업혁명기에 다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시장 개인주의가 바로 개인의 자유의 궁극적인 정점이다. 이 책의 주제는 시장 개인주의와 결합해서 벌어지고 있는 유형의 탈공식화다.

 

코로나19로 더욱 급격한 팽창을 나타내고 있는 4차 산업혁명기에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더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파트타임, 온디맨드, 프리랜서, 개인 계약 노동 등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산술적인 면하고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위태로운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주는 압박감은 긱 이코노미 분야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직종에 스며들어 있다. 202011월 현재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가 이미 15명을 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슈거 대디 자본주의는 논란 많은 데이트 주선 앱에서 따온 것이다. 부유한 남성 기업인은 젊은 여성을 만나기 위해 이 앱을 사용하고, 이곳에 가입하는 젊은 여성 상당수는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고전하는 대학생이다. 극히 일부만의 예외적이고 도착적인 현상 같은가? 이 앱은 우리 경제 전체가 가고 있는 방향을 드러내는 징후인지도 모른다. 익명적이고 탈인간적인 금전 거래 시스템이면서도, 매 순간 당신을 지극히 친밀하게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그리고 모종의 개인적인요구를 당신이 거부하는 순간 당신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그런 경제 말이다. -피터 플레밍

 

근대화의 핵심 운영원리였던 관료제는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비효율성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과업의 전문화와 위계의 서열화를 비판하며 증오의 대상이 된 관료제, 그리고 그 관료제를 큰 정부정부의 낭비라는 개념과 으레 뒤섞어 생각하는 경향이 탈공식화 흐름을 밀어붙인 주요 동인이다.

신자유주의적 정부의 통치는 굉장히 침투적인 상징 폭력과 매우 무책임한 방임의 희한한 혼합을 보여준다. 특히 노동자들에 대해 그렇다. 정부는 우버화된 일자리의 어두운 면에 기꺼이 눈을 감는다.

 

어느 여성이 붐비는 식당에서 제로 아워계약(정해진 노동 시간이 명시되지 않은 계약)으로 일한다고 해보자.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그 여성이 상사에게 아양을 떨어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여성은 아양을 떤다. ‘방세 대신 섹스계약으로 방을 얻는 데 딸려오는 암묵적인 의무 사항도 마찬가지다. 많은 크레이그리스트 구인 구직 광고가 지원자에게 행간을 읽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저와 함께 쓸 수 있는 방이 있습니다. 침대는 한 개이고 내 거예요. () 산수를 해보시면 답이 나오겠지요?” - <1장 유령 노동자의 막다른 길> 중에서

    

부자들이 하이에크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에서 하이에크의 철학은 이제 개인 단위로 존재하게 된 경제 행위자(노동자, 학생, 세입자)를 혹독한 금전적 판단 앞에 세워놓고 그다음에 무방비로 노출시킨다. 이렇게 보호 없는 개인주의를 사회적, 정치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신자유주의 거버넌스의 핵심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이 주도하는 탈공식화로 가는 길에 세 단계를 따라 진행됐다.

첫째 노동을 탈집단화하려고 시도한다. 노동이 고립화, 개인화되고 나면 두 번째 단계가 발생한다. 몇몇 직종에서 자격증 등 진입 장벽을 없애는 단계다. 자격증에 대한 공격은 탈전문가화라는 더 광범위한 경향의 일부다. 탈공식화의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숙련된 공직자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노동을 더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가장 친기업적인 학자들에 의해 규제 완화의 프레임을 통해 설파되면서 노동이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면에 크게 좌우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니 희한한 일이다.

더 인간적이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구조적인 경제적 불안정성과 시장의 합리화 과정(혹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탈규제된 노동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캘리포니아의 경영 사상가들이 열정적으로 주창한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제약 없는 자의성과 쉽게 결합한다. - <4장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직장> 중에서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유연 고용 시스템과 무보수 시간 외 노동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은 노동이 왜곡된 방식으로 개인화돼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독립적인 외부 기업가로 취급된다. 이것은 우버화 및 그에 수반되는 탈조직화 경향의 핵심이다.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위기의 기저에 있는 탈공식화 경향을 꺾기 위한 저자의 아이디어

첫째, 경제적 빈곤을 없애자.

둘째, 사기적인 자가 고용과 제로 아워 계약을 불법화하자.

셋째, 공공 영역을 탈민간화/탈개인화하자.

넷째, 노동 제도를 탈중심화하자.

 

자본주의적 자유지상주의 속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오직 부자뿐이다. 당사자의 사적 협상과 시장의 힘에 의해 임금과 고용이 결정되는 세상에서 유연 착취는 성행하게 된다.

공적인 권력을 통해고용 관계가 지저분한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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