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 글로벌 기업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박영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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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37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박영규 지음/더난콘텐츠)> #성공전략

글로벌 기업들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학창 시절 도덕 시간 혹은 윤리 시간에 배운 노자와 장자, 노장사상은 무위자연으로 설명되었다. 인위적인 것들을 제거한 무위사상은 공자와 맹자를 위시한 유가 사상보다 비중에서 밀렸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역사를 보아도 노장사상보다는 유교의 영향을 강하게 끼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노장사상이 21세기 4차 산업혁명을 꽃피우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있다.

2,500년이나 지난 지금 그것도 과학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실리콘밸리에 등장한 노자는 분명 생경하다. 그러나 인문학자인 저자는 오늘날 IT 기술 산업의 핵심과 통하는 노장사상을 하나하나 꼽아가며 지적하였고, 그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혁신은 우리 삶 속에서 매일매일 반복해서 일어나야 한다.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고 했듯이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미 혁신이 아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의 드라마틱한 등장과 함께 당시 우리의 시선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인문학 열풍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인문학의 핵심으로 저자는 도덕경을 지목하고 있다.

유위 대신 무위를, 크고 많은 것 대신 작고 적은 것을, 소유 대신 무소유를 삶의 지침으로 삼아 끊임없이 혁신하라고 주문한 노자의 핵심 사상인 도덕경과 첨단 IT 기업과의 매칭!

 

큰 것이 작은 것이고 많은 것이 적은 것(大小多少)’이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애플의 제품에 미니멀을 입힌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가 죽은 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애플은 여전히 4차 산업혁명 시대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善建者不拔(선건자불발) 善抱者不脫(선포자불탈)’의 구절처럼 잡스가 혁신적 아이디어를 워낙 잘 심어놔서 어지간해서는 잘 뽑히지 않는다. 잡스가 남긴 혁신 제품들을 사랑하는 애플 마니아들의 마음속에는 잡스의 미니멀리즘 철학이 하나의 신앙처럼 자리 잡았고, 노자가 말하는 도의 정신이 그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책은 1장부터 81장까지 원문을 번역한 후 해설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의 창업 과정과 제품 개발, CEO들의 리더십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소개되어 현재 기술산업의 역사와 흐름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각 장의 주제를 저자의 인사이트로 정리한 한 문장이 2500년 전의 지혜를 오늘로 연결하는 핵심축이 된다.

 

1장 혁신에는 경계가 없다.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6장 혁신의 계곡은 쉼 없이 흐른다.

谷神不死(곡신불사)

8장 잘나갈수록 물처럼 몸을 낮춰라.

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

29장 모든 것을 얻고자 하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爲者敗之(위자패지) 執者失之(집자실지)

36장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柔弱勝剛强(유약승강강)

47장 혁신은 모든 경계를 허무는 것부터 시작된다.

不出戶(불출호) 知天下(지천하)

59장 덜어내고 크게 담는 것이 혁신이다.

夫唯嗇(부유색) 是以早服(시이조복)

68장 잘 싸우는 사람은 쉽게 화내지 않는다.

善戰者不怒(선전자불노)

78장 리더는 비난과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

正言若反(정언약반)

 

논어는 몇 번 도전해 본 적이 있지만 도덕경은 처음이다. 물론 논어를 제대로 완독한 적은 없다. 일단 동양 고전의 막연하고 지루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느낌으로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간단히 말하면 너무 어려웠다는 이야기.

수박 겉 핥기라도 해보자고 시작한 도덕경.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과 그 리더들의 이야기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기존의 막연하고 지루한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 제대로 공부한 느낌이 팍!

    

2장 자신이 이루었다고 해서 소유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生而不有(생이불유)

낳았지만 소유하지 않는다(生而不有)’는 무소유 사상이 깃든 아마존웹서비스로 실리콘밸리를 지배하고 있는 제프 베조스. 소유가 아닌 무소유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자 더 넓고, 더 큰 시장이 그들을 기다렸고, 결과적으로 아마존은 예전보다 더 큰 가치와 더 많은 매출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5장 단순할수록 가능성이 무한해진다. 多言數窮(다언삭궁)

비움의 미학과 무위지치(無爲之治)로 포털 시장을 정복한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사용자들은 비움의 미학과 무위지치를 기초로 설계된 심플한 구글의 검색창에서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껴 자연스럽게 구글로 향한다.

 

38장 과감하게 선택하고 과감하게 버려라. 下德不失德(하덕불실덕) 是以無德(시이무덕)

도덕경의 후반부의 시작인 38장은 덕에 대한 총론이다. 1장부터 37장까지 도를 중점적으로 다룬 도자는 38장부터는 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덕이란 도가 현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윤리적 양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위는 도의 핵심 원리가 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무위한 덕은 상덕이고 유위한 덕은 하덕이다.

 

81장 리더는 일을 도모하되 다투지 않는다. 聖人之道(성인지도) 爲而不爭(위이부쟁)

도덕경의 마지막 장이다. 도덕경은 도()로 시작해서 부쟁(不爭)으로 끝난다. 이를 연결하면 도는 곧 부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쟁투(爭鬪)가 난무하고 그로 인해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험난한 시대를 살면서 내린 결론일 것이다. 부쟁에는 노자 사상의 핵심인 무위자연과 평화, 공정이 응축되어 있다. 오늘 이 시간에도 실리콘밸리에는 혁신기술에 대한 다툼이 치열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부에 대한 부쟁지덕이 자리 잡고 있다. 혁신기술이 도()가 될 수 있고 실리콘밸 리가 곡신불사의 계곡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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