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통쾌한 농담 -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
김영욱 지음 / 김영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135 <의 통쾌한 농담(김영욱 지음/김영사)>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

한국의 전통회화와 회화사를 강의하는 저자가 2017년부터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추려서 39편의 그림과 글로 엮었다.

39편 모두 우리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선종의 이야기와 교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종은 참선과 수행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의 한 종파다. 경전과 교리를 중심으로 하는 교종敎宗과 달리 간접적인 경험이나 사유를 거치지 않고 대상을 바로 파악하는 직관의 체험을 중시한다.

520년경 달마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왔다.

달마의 사상은 중국에서 널리 유행한 노자, 장자의 사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

 

달마가 서쪽에서 건너온 뜻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그 마음을 깨우쳐라, 그것을 위해 분리 분별하지 말고 생각에 얽매이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해지기 위함이다. 모든 존재는 참모습 그대로며, 진리란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불법의 유무有無와 허실虛實에 대한 의문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이분법적인 분리 분별은 곧 헛된 생각에 불과하다. 마음이라고 해도 마음은 없고, 얻었다고 해도 얻음이 없다. 즉 집착하는 마음이 없고, 분별하여 취함도 없음을 말한다. - <달마가 갈대 한 잎 타고 강을 건너다: 선을 아는 첫 걸음> 중에서

    

달마의 가르침은 제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홍인, 6조 혜능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혜능이 자기 본성本性의 즉각적인 깨달음인 돈오頓悟를 주창하기에 이르렀다.

돈오는 모든 사람에게 불성佛性이 있으므로, 경전을 외는 것보다 자신의 본래 성품을 알면 바로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을 말한다.

 

충만감은 비움에서 온다. 텅 빈 하늘을 보면 내 마음도 텅 비는 법. 텅 빈 하늘에 담긴 무한한 충만감을 느끼면 내 마음도 무한한 충만감으로 가득 찬다. 이것이 모두 빈 것마저 비워낸 텅 빈 충만의 경지, 바로 진공眞空이다.

나의 마음을 알고 싶은가? 우선 마음에 채워진 것을 덜어내고 비우기를 바랄 뿐이다. - <방온이 마조도일에게 가르침을 청하다: 빈 것마저 비워낸 충만의 경지> 중에서

 

선종의 수행자들은 경전보다 참된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구하였고, 스승은 제자에게 하나의 화두話頭를 과제로 내어주었다. 화두는 마음을 깨우치기 위한 하나의 질문이다. 가장 잘 알려진 화두로는 개에게 불성이 없다’ ‘이 뭣고?’ 등이 있다.

    

가고 옴에 도가 아님이 없고

잡고 놓음이 모두 선이구나

봄바람에 향기로운 풀 언덕에서

다리 쭉 뻗어 한가로이 낮잠 자네

 

포대화상은 중생의 번뇌와 고통의 짐을 포대에 담는다. 그리고 포대를 열어 중생에게 웃음과 희망을 준다. 그는 포대를 메었음에도 행복하다. 무소유와 자유에서 오는 행복을 아는 것이다. 무언가가 나를 얽매고 있다면 그저 벗어버리면 된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이다. 낮잠에서 깬 포대화상의 하품이 진정 부러울 따름이다. - <낮잠에서 깬 포대화상이 기지개를 펴며 하품하다: 기지개 한번 쭉 펴게나> 중에서

 

이 책에 담긴 선종화禪宗畵는 말 그대로 선종과 연관된 회화를 말한다. 좁게는 선종 인물의 일화나 사건을 그린 회화를 가리키고, 넓게는 선종의 교리나 사상과 연관되는 회화를 아우른다. 선종화를 보면서 수행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자신의 직관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관람자가 화면 속 인물을 통해 스스로 화폭에 담긴 선의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 그림을 보면서 이치를 깨닫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보면 일상의 잡다한 생각들이 정리되는 듯 하다. 하루하루의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으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달은 마음의 거울이다. 성품의 온도와 마음의 밝기에 따라 차고 이지러진다. 따라서 달을 본다는 것은 곧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과 같다. 만법萬法은 마음에서 나오는 법. 깨달음은 마음을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습득이 달을 바라보는 이유다. - <만월을 보는 습득: 마음을 비추는 밝은 달> 중에서

    

선종의 4대 종지宗旨

불립문자 不立文字

교외별전 敎外別傳

직지인심 直指人心

견성성불 見性成佛

언어와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경전이 아닌 별도의 가르침으로 법을 전하다.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키고, 자신의 본성을 살펴 부처를 이루다.

 

마음의 만족을 아는 것이 가장 부자다라고 법구경에 전한다.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만족할 줄 알면 마음이 편안하고,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 행복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한다. 만족하지 못하면 마음은 불안하고, 더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 행복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따라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끄럽지 않고, 적당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롭지 않다. - <새우 잡는 화상의 하루: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되지>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선의통쾌한농담 #김영욱 #김영사 #선시 #선화 #선종 #선종화 #비움 #만족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