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의 기록
최정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2020-134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최정우 지음/쌤앤파커스)>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흥망성쇠의 기록

2의 네이버로 불리던 옐로모바일의 고공비행과 추락의 역사

원래 유니콘(Unicorn)이란 뿔이 하나 달린 말처럼 생긴 전설상의 동물을 말한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원래는 스타트업이 상장하기도 전에 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 되는 것이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우리나라의 1호 유니콘 기업은 쿠팡이다. 2호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옐로모바일이다. 쿠팡은 지금도 우리나라 최고의 소셜커머스 기업으로 우뚝 서있지만, 옐로모바일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거나 젊은 친구들은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기업일 것이다.

 

창업의 꿈을 갖고 있던 저자는 숙대 인근에 츄로씨 별을 따다라는 츄로스 가게를 오픈한다. 오픈빨 이후 매출의 하락, 소규모 상승 그리고 다시 위기.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10개월을 버텨냈지만 결국 날아오르지 못하고 매각.

 

대학 동창을 통해 연결, 연결된 곳이 바로 옐로모바일.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한다.’, ‘계속해서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한다.’

인수합병이 터부시되던 한국 경제계에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사세를 확장시키고 있던 모바일 기업.

옐로모바일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이상혁 대표의 모토 우리는 인수 대상 기업을 3번 만나고 인수합니다.”

공인회계사인 저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대표의 의도 속에 혼란을 겪게 되지만 결국 옐로모바일의 여행 지주회사인 옐로트래블의 공동 창업자로 M&A를 통한 성장에 합류하게 된다.

나와 친구는 암묵적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친구가 옐로모바일과 협의하여 인수 대상 기업 리스트를 정해오면, 나는 해당 기업과의 미팅에 참여해 설득하는 일을 함께하고 인수에 필요한 기타 절차를 진행하기로 말이다.”

    

이상혁 대표가 말하는 옐로모바일의 비전

우리가 인수하고 있는 회사는 사람들이 매일 쓰는 앱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에요. 사람들은 이제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우리의 알람 앱을 쓰고, 우리 앱으로 쇼핑하고, 우리 앱으로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르게 될 겁니다. 매일 일상적 소비를 위해 필요한 앱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하고 있어요. 우리가 인수한 회사들이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게 될 겁니다.”

 

모바일이 열어젖힌 골드러시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옐로모바일은 그 파도에 올라타 거침없이 기업들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갔다. 돈은 부족하지 않았다. 이상혁 대표의 자금조달 능력은 이 시대 기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었다. 나조차도 이상혁 대표가 돈을 계속 구해올 거라는 사실에 한 치의 의심도 갖지 않았다. 의심을 갖기 위해서는 단 한 번이라도 실패나 좌절이 있어야 하는데, 자금 유치에 관한한 옐로모바일에게 실패나 좌절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옐로모바일이 1조 원 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이지 놀라웠다. “기업 가치 1조 원,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그를 나는 믿지 않았다. 아무리 그가 자본 조달의 귀재라 해도, 유니콘 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옐로모바일은 한국 두 번째 유니콘이 되었다. 이상혁 대표가 미래를 호언장담한 지 딱 한 달 만의 일이었다.

 

옐로모바일의 인수자금은 항상 부족했다. 그럼에도 옐로모바일이 유니콘이 된다는 소식은 옐로모바일을 사냥꾼으로 만들었다. 환상의 유니콘과 현실의 사냥꾼. 아이러니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여러 회사를 인수했고 너무 많은 이슈가 있었으며, 그 많은 이슈를 다수의 경영진이 논의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유니콘이 되면서 얻은 1,000억 원은 몇 달 만에 재로 변했고, 텅 빈 지갑을 가진 유니콘이 되었다.

    

옐로모바일은 돈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인수를 진행했다. 계속 투자금을 유치하려면 인수를 통해 매출을 늘려야 하는데, 잔금을 지급할 돈은 투자를 유치해야만 마련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규모의 투자 유치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지만 워낙 많은 회사를 인수한 상태여서 들어온 대규모 투자금은 눈 녹듯 사라졌다. 연 매출 3,000억 원 규모의, 80여 개 회사가 모인 사업체인 옐로모바일은 유니콘이 되었지만 위험한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었다.

 

옐로모바일은 작은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작은 물고기 떼가 고래를 이긴다.’는 연합론을 내세웠다. 작은 물고기 떼가 되어 유치한 자금으로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어내는 일에 실패했다. 인수한 기업의 단점을 보완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우리에겐 인수잔금을 지급할 돈조차 없었다. 빚쟁이 유니콘은 들어오는 돈을 끌어다 자신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데 쓰고 있었다.

 

스타트업이란 각종 부품을 들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다. 추락하기 전까지 그 부품들을 모두 조립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것이다.

우리 역시 그랬다. 각종 부품을 들고 뛰어내렸는데, 우리는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사내 정치를 하고 있었다. 승자없이 모두가 죽는 싸움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는 외형상으로 점점 성장하고 있었으며, 덩치에 맞는 체계와 시스템이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는 스타트업이라는 작은 편견의 그릇을 깨지 못하고 있었다.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모델에 적합한 경영 능력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옐로모바일의 위기 속에서 옐로트래블이라도 살리고 싶었던 저자는 생존전략을 가동하며 동분서주했으나 이상혁 대표에게 해임당한다. 해임의 충격보다 더한 것이 바로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의 감정.

 

저자는 단지 대한민국 2호 유니콘에 탑승한 행운아가 아니었다. 자신이 운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근거는 바로 경험과 성장이었다. 성공의 경험과 실패의 경험을 통한 자신의 능력이 성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운이었다는 것이다. 책의 곳곳에 나타나는 옐로모바일에 대한 아쉬움이 바로 성장의 힘이 되었을 것이다.

 

#스타트업은어떻게유니콘이되는가 #최정우 #쌤앤파커스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2의네이버 #옐로모바일 #유니콘 #Unicorn #옐로트래블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