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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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8 <이기적 감정(랜돌프 M. 네스 지음/더퀘스트)>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감정은 유전자를 위해 움직일 뿐, 당신의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떠오른 생각이 바로 이기적 OOO이라는 책이었다.

진화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그 책의 원제는 The Selfish Gene이다.

원제가 Good Reason for Bad Feeling인 이 책의 제목을 이기적 감정이라고 명명한 이유를 짐작해보았다.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를 쓰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진화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스와 함께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를 집필했다. 이 책으로 진화의학이 탄생했으니, 책 제목의 연결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의학 분야로 주목을 받는 진화신경의학의 정의: 진화생물학의 원리를 활용해 심리치료, 임상심리, 사회복지, 간호 등의 분야에서 정신장애를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도록 하는 학문.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주제가 바로 진화정신의학이다.

왜 인간은 자연선택을 거쳤는데도 정신장애에 쉽게 걸릴까?’

이 질문에 대한 탐구가 바로 진화생물학과 정신의학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것이다.

    

저자는 정신의학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 들고 있다. 장기적으로 진화적 관점은 정신장애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전환시켜 더 나은 치료로 이어질 것이란 점, 그리고

단기적으로도 진화적 관점은 치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인간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진화정신의학의 대답

첫째 불안, 우울, 슬픔 같은 감정들은 나름대로 쓸모가 있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에서 살아남았다.

둘째, 우리가 겪는 고통이 인류의 유전자에 이로울 때가 많다. 때로 우리가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들은 불필요하지만 정상이다. 오히려 그 감정을 아예 느끼지 않을 경우 막대한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이제껏 정신장애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법은 각기 하나의 원인과 그에 부합하는 한 가지 치료법만을 강조해왔다.

유전적 요인과 뇌 기능 장애에서 정신장애의 원인을 찾는 의사들은 약물치료를 권한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정신적 갈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들은 심리치료를 권한다. 학습에 초점을 맞추는 의사들은 행동치료를 제안한다. 사고의 왜곡에 초점을 맞추는 의사들은 행동치료를 제안한다. 사고의 왜곡에 초점을 맞추는 전문가들은 인지치료를 받아보라고 한다. 종교적 신념을 가진 치료사들은 명상과 기도를 추천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통합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진화생물학은 의학은 물론이고 모든 행동 연구의 토대가 되는 학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가설들은 정신장애에 취약한 이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줄 뿐 확정적인 답은 아니다. 저자는 질병을 적응으로 바라보는 관점인 VDAA는 진화정신의학의 가장 큰 오류임을 강조한다. 인체의 어떤 부분도 완벽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문제는 유용한 특징이 하나도 없는 오래되고 평범한 질병임을 강조한다. 질병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우리의 몸을 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특징에 주목한 것이야말로 진화의학의 초석이 되는 결정적 통찰이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쉬운 여섯 가지 진화적 이유

1 불합치 /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몸이 환경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 감염 /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한다.

3 제약 / 자연선택으로 안 되는 일도 있다.

4 진화적 트레이드오프 / 인체의 모든 기관에는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있다.

5 재생산 / 자연선택은 건강이 아닌 번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6 방어 반응 / 통증과 불안 같은 반응은 위험이 닥칠 때 유용하다.

 

우리가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이 몇 가지 있다. 큰 장애물 하나는 부정적인 감정이 유용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감정이 우리 자신이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를 위해 생겨났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장애물은 감정의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그림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감정들을 정밀하게 설계된 시스템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각각의 감정이 다른 기능을 가져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모든 감정은 복수의 기능을 수행하며, 대부분의 기능은 복수의 감정에 의해 수행된다. 감정은 각기 다른 기능과 하나씩 짝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감정이 형성된 상황과 짝지어진다.

    

감정이란 어떤 종의 진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도전적인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생리 현상, 인지, 주관적 경험, 얼굴 표정, 행동이 특별하게 조정된 여러 가지 상태를 가리킨다.

 

진화적 관점을 가진 감정 전문가들은 엔지니어의 관점으로 환자를 본다. 그들은 감정의 효용을 알고 있으며, 감정의 역사적 제약과 설계상의 제약 때문에 인류가 기분장애에 취약하다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원인과 적용 가능한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한다. 또 긍정적인 감정은 좋은 것이고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것이라고 가정하는 대신 어떤 감정이 상황에 적합한지를 분석한다. 정상적으로 발현되는 어떤 증상이 환자에게 좋다고 가정하는 대신에, 어떤 감정이 유전자를 이롭게 하기 위해 그 환자 개인을 희생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생리학과 생물화학이 의학의 모든 분야에 토대를 제공하는 것처럼, 진화론의 틀은 정신의학에 토대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정신의학 분야는 특정한 유전자 이상과 뇌병변을 찾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는 거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 같다. 정신장애를 뇌의 이상으로 보는 의사들과 정신적 갈등으로 보는 의사들 사이에 진화심리학이 다리를 놓을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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