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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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5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남형도 지음/김영사)>

당신이 되고서 알게 된 것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작은 한숨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며

초록창에 저자의 이름을 입력해봤다.

머니투데이라는 언론사의 남형도 기자라고 뜨고 소개의 글이 보였다.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9년이 지난 지금도 첫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체험 + 저널리즘 = ‘남기자의 체헐리즘

겪어야 쓰는 기자 남형도의 100퍼센트 리얼 극한체험 프로젝트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거시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소외된 분들을 먼저 챙기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나 주장을 펼칠 기회나 공간이 막혀있거나 부족하다.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기자의 본분이라는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그들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 그들의 편을 들어준다는 것은 그들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단순한 동정이나 부조의 개념이 아니다.

우리의 공동체는 기득권층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공동체가 건강하게 운영되려면 소외되거나 상처받는 구성원들이 사라져야 한다. 자신이 겪는 고통이나 어려움, 억울함 등을 토로하고 위로받는 기회와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나 소외당하는 자리에 놓일 수 있음을 기억한다.

지금 홀로 견디는 당신에게 내미는 손이 결국 우리를 건강하게 연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여성의 고통을 느껴보는 브래지어 체험

애 없는 남기자의 독박 육아 체험

메이크업뿐 아니라 노인 체험 장비까지 착용하고 나선 탑골공원과 홍대 입구

24년 만에 경험한 초딩의 하루

청년실업률이 최악을 기록하는 시점에 작성해본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자기소개서

82년생 김지영만큼 서러운 62년생 김영수

사람이 버린 생명, 유기견 구조활동 체험

몸이 불편하신 분과 함께 영하의 날씨에 폐지 165킬로그램을 주워 1만원을 번 체험

새벽부터 길바닥 쓰레기(토사물, 전단지 포함) 치우는 빗자루질 체험

벚꽃 구경을 나서서 느낀 시각장애인의 공포 체험

생명을 구하는 사명으로 ‘35킬로그램 방화복입고 계단 오르는 심장에 불나는 체험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체험

우편에 택배까지, 슈퍼맨도 울고 갈 우편 집배원 체험

 

미루어 짐작은 했던 어려움과 고난함들.

남기자의 체험을 통해 내 생각이 모자랐음을 느꼈다.

나의 짐작보다 훨씬 더 컸던 고충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남기자도 역시 체험을 했기에 더욱 생생한 글을 쓰지 않았을까?

    

집으로 돌아와 브라를 벗어 던졌다. 열두 시간 만이었다. 거실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기분은 뭐랄까, 30년 넘게 살면서 느껴본 해방감 중 손꼽을 정도였다. 평소보다 세 배는 힘든 하루였다. 눈알도 빽빽하고 머리도 아팠다. 속도 더부룩했다. 진통제를 한 알 먹고, 그대로 대자 大字로 뻗었다. 그리고 가슴을 낯설게 내려다봤다. 이게 뭔 죄라고 이렇게까지 가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브라를 했다. 이번엔 잘 드러나도록 얇고 몸에 딱 붙는 흰 티를 입었다. 이번엔 불편한 시선을 느끼고자 했다. 여성의 노브라, 남성의 브라만큼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결은 다르다. 하지만 선입견을 깨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여겼다. - <브래지어, 남자가 입어봤다> 중에서

 

무한경쟁 사회. 어린 학생부터 나이 먹은 직장인들까지 모두 경쟁에 내몰리는 사이 우리의 공감 능력은 망가져 버렸다. 나의 성공과 우리 가족의 행복만을 위하다 보니 우리 곁에 누가 힘들게 사는지, 누가 불편함을 겪고 있는지, 누가 억울함을 당하고 있는지 살피지 못했다.

저자는 누구의 책임인지를 찾고 다니지 않았다.

대신 그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그들과 함께 겪어보면서 기꺼이 그들이 되었다.

저자는 체험을 통해 그들의 생활을 이해한다거나 파악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은 알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하루의 경험으로 그들의 입장과 처지를 모두 안다고 잘난 척하지 않는다.

    

Step 1. 무례한 이들에게 사과하라고 해봤다.

Step 2. 무례한 이들에게 인사를 안 해봤다.

Step 3. 싫은 소리를 해봤다.

Step 4. 그리고, ‘거절 잘 하기

이번 체험을 한 뒤, 나름의 착하게 살지 않기원칙을 세웠다.

무례한 이들에겐 불편한 감정을 명확히 표현한다 확실히 안되는 상황은 빠르게 거절하고, 고민될 땐 거절 기한을 정해서 지킨다 거절할 땐 정중하고 간결하게 필요한 경우 상대에게 쓴소리를 하며 건강하게 소통하기 그 과정에서 마음처럼 안되는 것에 자책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기.

그럼에도 두 가지 기분이 함께 떠오르곤 했다. 개운함과 불편함.

할 말을 하는 게 내 마음을 위한 착하게 살기라고. - <‘착하게 살기를 거부해봤다> 중에서

 

그의 체험은 우리가 신세 지는 사람들, 우리가 돌보아야 하는 사람들에 집중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체험이 있어서 좋았다.

사회적 평가와 시선과 인정 욕구 등에 길들여져서 이게 진짜 나인가?” 하는 답답함이 들 때, ‘나답게 살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본연의 나, 진정한 나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어떤 사람들에 대한 체험.

남기자의 체험을 눈으로 함께 따라 했다.

간접 체험 후 자신을 따뜻하게 돌보고, 그분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기로 마음먹었다.

남기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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