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묵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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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5 <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이묵돌 지음/메가스터디BOOKS)> #에세이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마카롱때문이 아니다.

새로운 세대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에 관한 연구와 관심은 항상 있었다.

산업화 이후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던 시절을 지나,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시대에 진입하니 사회 변동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게 느껴진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등장한 새로운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달리 보인다.

그래서 여러 사회학자나 인문학자들이 세대론으로 그들을 설명해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나도 몇 권의 책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특징을 접한 적이 있다.

정성껏 연구한 책을 정성껏 읽었지만 뭔가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고른 책이 바로 요상한 제목의 이 책이다.

이 책의 최고의 강점이 바로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해 자기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장을 넘기며 사회 구조의 거대한 변화를 통찰하는 혜안을 기대하지 않았다.

97년생인 내 딸에게 미안해서 직접 묻지 못한 90년대생의 속마음을 듣고 싶었다.

다행히 이묵돌 작가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어릴 때 보았던 만화영화 중에서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하는 주제가가 유명한 만화가 있었다. 어린아이가 봐도 참 딱한 처지의 주인공 캔디.

누가 도와주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어려운 아이인데 희한하게도 꼭 괴롭히는 인물이 등장한다.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는 주인공을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란 세대가 벌써 기성세대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웬만큼 어려운 것은 어려운 축에도 못 끼는 시절을 거친 세대가 바라보는 지금의 젊은 세대에 대한 평가는 박하디박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평가에 어이가 없고 슬프기까지 하다.

자신들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정의내리고, 함부로 재단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슬프다.

 

우리 세대가 퇴사하는 이유는 명확한 비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두려워서다.

그만 둘 이유가 있어서보다는 계속할 이유가 없어서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의 습관적 퇴사는 일찍이 당신들이 겪었던 슬픔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자 나름의 발버둥을 치는 셈이다. - <1년도 못 버티는 습관성 퇴사 증후군이라> 중에서

 

젊은 세대가 힘든 건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에 반쯤 동의하는 작가.

연애를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희망을 누가 가질 수 있을까?

미움 받기 싫고, 무시당하는 게 두려워서 발버둥치는 나날을 보내는 젊은 세대.

그들이 마카롱을 먹는 것은 그저 비싼 초코파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작은 특별함의 의미를 소유하고 싶다는 것이다.

 

2020년에 진입한 지금, 90년생들은 이제 끽해야 사회초년생 또는 아직 학생 신분이다. 어디서 뭘하든 을의 위치가 좀 더 익숙할 시기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갑은 어떻게 착오 없이 진행할 것인지를 생각하지만, 을은 만에 하나 벌어질 상황에 자신을 보호할 수단과 상처 입지 않을 수 있는 대응 방법에 보다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90년대생들은 기성세대 입장에서 별것도 아닌 것들에 난리를 피우고 호들갑을 떨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사회에 나와 모든 게 처음인 우리로서는, 아주 작은 손해와 실수조차 돌이킬 수 없는 실패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좀처럼 믿기 어려운 법이다. - <당신을 꼰대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중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공부 좀 해라”, “공부 열심히 해라”, “대학을 가야 사람 대접받는다.”

지금의 사회 구조가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부모들이 못해본 한을 풀어달라고.

그러나 실제 대학을 다니다 보면, 또 대학을 졸업해보면 이 말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 다들 실감할 것이다.

게다가 공부만 할 줄 알았지 도통 할 줄 아는 게 없는 세대라고 꼬집어대는 말까지 들어야 하다니.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아래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만 한 젊은 세대가 무슨 잘못이냐고!!

 

우리는 알고 있다. 피 튀기는 경쟁의 승자가 돼봤자 부모님 세대에게 보답하기는커녕, 나 하나 먹고살기도 버거운 현실이다. 패배감을 지속적으로 학습한 우리는 나날이 방구석과 이불속으로 숨어들다가, 고작 아르바이트 면접에도 긴장해 말을 더듬는다. 사소한 일에도 무너지고 실패하는 자신을 견디기 힘들다. 내가 무시할 수 있는 게 나보다 아는 것이 적은 부모님뿐이지만, 그런 부모님께 좌절한 내 모습은 보여주기 싫어서, 그래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척하며 허송세월이나 하는 것 같다. - <미안해요, 세상에 미워할 사람이 부모님뿐이라서> 중에서

 

1994년생이라고 밝힌 작가의 고백들이 50이 넘은 아저씨의 마음을 찌른다.

그의 슬픔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는 것처럼.

‘N포 세대라고 불리지만 자신은 포기한 적이 없다고.

포기라는 건 목표든 희망이든 애초에 뭔가를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기성세대가 모든 걸 차지한 상태에서, 금수저들이 모든 걸 차지한 상태에서 뭔가를 갖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에 빛이라는 게 있다면 그 형태는 아마 스포트라이트일 것이다. 조명이 미치는 곳의 주인공은 더할 나위 없이 밝게 빛나며 주목받지만, 그 밖에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는 엑스트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사회 전체로 보면, 아주 일부분에 불과한 사람들을 비추기 위해서 대다수가 버려지는 셈이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영광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라면, 평균적으로 행복하기보다 불행하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90년대생들은 당신이 바라던 주인공이 되지 못해서부모님 세대는 자식을 다른 인생의 조연으로 만들어서서로 미워하고 미안해한다. 지금껏 해가 뜨지 않은 건 우리 중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말이다. - <이미 정해진 주인공들의 사회> 중에서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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