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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사회 - 어설픈 책임 대신 내 행복 채우는 저성장 시대의 대표 생존 키워드
전영수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3월
평점 :
2020-49 <각자도생 사회(전영수 지음/블랙피쉬)> #사회학
어설픈 책임 대신 내 행복 채우는 저성장 시대의 대표 생존 키워드
이전 대통령 시절에 유행했던 단어가 바로 ‘각자도생’이다.
연대가 사라지고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던 ‘을’들의 비명이 가득한 기억이 묻어있는 단어다.
언제든 해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갑질의 대상이 되었던 계층들의 신음이 베여 있는 단어다.
그러나 저자는 시대적 변화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우리 사회는 저성장, 고위험의 시대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개인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각자도생’이며, 이것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연대를 뿌리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 바로 ‘각자도생’이라는 것,
개인 개인이 행복해야만 사회가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생존키워드가 바로 ‘각자도생’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회적 변화로 발생한 각자도생의 삶은 다시 사회를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시킨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전통적인 정상 가족을 원치 않는다는 인식 변화다.
도미노처럼 하나가 무너지면 모두가 쓰러지는 무방비한 현실 가족에서, 그 조합이 무궁무진하고 세분된 테트리스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가족은 단순히 애정으로만 구성된 집단이 아니다. 책임과 의무의 불균등한 배분이 발생하는 권력 행사의 장이다.
각자도생은 가족이라는 굴레 대신 나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한 나름의 생존 전략이다.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는 한 청춘의 내 집 마련은 뒤로 밀린다. 그래서 미혼 청춘은 내 집을 소유하는 대신 평생 임대를 선순위에 올린다. 현실성도 높고 가치관에도 부합해서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불황부터 배운 미혼 청년은 윗세대와 다르다. 실수요는 몰라도 투자용으로서의 집은 고려되기 어렵다. -p64 <청년, 집을 살 능력도 의지도 없다!> 중에서
이제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 문화 현상이 되었으며 우리 주위에는 외로워도 속 편한 싱글을 선택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우리 사회의 익숙했던 사회 현상들이 이제는 당연시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자녀에 대한 양육과 효도에 관한 생각들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효도를 둘러싼 의지와 현실의 갭은 넓고 깊지만, “나만 잘살겠다”라는 청년은 많지 않다.
부모의 방식을 따르는 게 효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의 제기다. 되레 어떤 삶이든 나의 행복이 궁극적으로 부모의 행복임을 설득한다. 달라진 효도의 재구성이다.
부모들의 변화도 뚜렷하다. 요즘 부모는 확실히 자녀에게 효도를 기대하지도 주장하지도 않는다. 가장 바라는 건 자녀의 독립과 행복이다. “효도 안 해도 되니 네 인생만이라도 잘 살기”가 일반적이다.
요즘 부모는 자녀를 더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긴다. 확률상 미래를 헤쳐나가는 게 자기들보다 어렵고, 바늘구멍을 뚫는다고 해도 1인분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 사회적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p73 <부모님? 효도요? “아, 몰라요 몰라”> 중에서
가족을 떠맡았던 중년들에게 닥칠 다섯 가지 위기가 있다.
고용 위기, 가족 위기, 심리 위기, 질환 위기, 사업 위기다.
이 위기들이 중년에게 닥치게 되면 그 충격이 모두 가족에게 집중된다.
그러다 보니 중년의 스트레스는 바로 가족 때문이다.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 여기에 형제 격차의 짐까지 지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일방적인 부담과 희생을 짊어지며 다 함께 침몰해서는 안 된다.
피붙이를 향한 무한 지원 대신, 먼저 본인의 노후 준비를 마친 뒤 부모 형제의 노후를 능력과 의지로 차등해 할당하는 식이다.
가족이라는 형태는 영구불변의 고정값이 아니다. 예전엔 맞았어도 지금은 아니다. 동거도 마찬가지다. 동거라면 대놓고 거부하고 반대하던 부모조차 동거를 새로운 가족의 유형으로 보기 시작했을 정도다. 결혼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로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즉 동거는 새로운 현상이자 유력한 문화로 인정하고 흡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담은 적고 효율은 높아 결합과 해체가 손쉬운 신(新) 가족으로 손색없다. -p117 <동거가 어때서 그러시나요?> 중에서
또 다른 변화 양상은 총각 아저씨와 처녀 아줌마들인 중년 싱글의 팽창이다.
30대의 만혼(晩婚)이 40대에 들어서 비혼(非婚)으로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가족을 꾸리지 않은 중년의 등장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들은 기회는 열어두되 눈높이를 무작정 낮추진 않는다.
각자도생 사회의 변화는 가족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족주의가 강했던 혈연, 지연, 학연의 연고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대학을 꼽을 수 있다.
이제 대학은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진입하면서 회사는 이제 더 이상 가족주의적 공동체를 지탱할 수 없게 되었다.
가족의 문제는 ‘가족다움’을 내려놓고 ‘자기다움’을 올려놓아야 치유된다.
가족은 타인이라고 전제하고, 가족보다는 본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방법이다.
가족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바라보아야 한다.
새로운 21세기에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한다.
과거의 대가족 중심의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되었듯이 이제 다시 한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 사회는 독립된 개인이 중심이 될 것이다.
그 개인의 의무와 책임이 아니라 ‘행복’이 핵심이 될 때 우리 공동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