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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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5 <이기적 유인원(니컬러스 머니 지음/한빛비즈)>

이 책은 인간에 관한 연구를 다룬 책이다.

인간이 존재하기 전의 우주와 지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생명의 탄생과 인간으로의 진화과정을 거쳐, 인간이란 메커니즘의 작동과 인류의 역사까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간 앞에 놓여진 미래에 대한 선택을 제시하며 마무리한다.

 

우리는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인식하고, 우리와 우리가 아닌 존재에 감사해야 한다. 이 얇은 책은 인간을 다시 측정하기 위한 장치로 설계되었다. 우주에서의 우리 위치(1), 우리의 미생물학적 기원과 신체의 작동 방식, 그리고 DNA로 우리가 표현되는 과정(2~4)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인 간의 생식과 뇌 기능, 노화와 죽음(5~7)을 탐구한다. 8장과 9장은 인간의 성공과 실패에 얽힌 여러 사건을 다룬다. 경험과학을 통해 인간의 지성은 위대해졌지만, 자연을 이해하고 조작하는 과정에서 지구 표면을 파괴하는 대가를 치렀다. 어느 관점에서든 우리는 심각한 악행을 저질렀다. 10장에서는 우리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여 호모 나르키소스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가 되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인류 문명이 어떠한 운명을 맞이할지 고찰한다. -p8 <머리말> 중에서

 

책을 읽으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떠올랐다.

개체의 진화와 진화의 본질에 대한 설명에서는 이기적 유전자, 인류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선택에서는 사피엔스가 연결되었다.

이 책은 두 책에 비해 매우 얇지만, 쉽게 읽기에는 만만치 않은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와 깊이가 두꺼운 책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골디락스 행성에 살고 있고, 이 행성은 태양 주위를 수십억 바퀴 공전하며 생명을 키워왔다. 동물은 바다에서 꿈틀대는 정자와 닮은 미생물에서 진화했 다. 대형 유인원은 1,500만 년에서 2,000만 년 전에 태어났다. 그 후에 아프리카에서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고인류古人類가 태어났고, 가는 골격을 지닌 현생인류가 등장한 지는 10만 년도 되지 않았다. 이산화탄소와 햇빛이 식물 조직을 만들고, 우리는 과일과 풀을 먹고 자란 동물과 식물을 섭취해 에너지를 얻는다. 소화계가 음식을 작은 분자로 쪼개면 그 분자들은 혈관을 통해 몸 전체로 전달되어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를 유지한다. 신체 구조 및 작동법은 2미터의 DNA 를 따라 여기저기에 퍼진 2만 개의 유전자 속 뒤죽박죽 적힌 작업지시서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신체를 구축하는 과정에는 9개월이 걸리는데, 그사이에 자아와 환상에 불과한 자유의지를 심어주는 큰 뇌도 만들어진다. 신체는 어김없이 늙어간다. 몇십 년 후 이 동물은 활동을 멈추고 분해된다.

인간은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조합해서 원하는 대로 환경을 조작했다. 다른 어떠한 생물 종도 인간과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손이 중요하다. 똑똑하지만 지느러미나 물갈퀴를 지닌 동물에게는 주변을 재구성할 능력이 없다. 짧은 시간 동안 발전한 과학과 공학 덕분에 인류는 빠르게 개체 수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워서 사치스러운 삶을 누렸다. 하지만 대기 조성이 변하고 지구 표면 온도가 상승했다. -p165

 

지구과학과 생명과학, 물리학과 화학까지 과학의 전 영역에 걸친 생명과 인간에 대한 고찰이 이 한 권에 담겨있다.

콧대 높은 호모 사피엔스의 출발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되고, 동물이 유전자의 그릇 역할을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된다. 그래야만 인간은 단일 생명체가 아닌 생태계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는 진실을 깨우칠 수 있다.

 

우주와 자연에 대한 발견, 과학 기술의 발달과 자본주의의 발달로 우리는 전지전능한 존재를 꿈꾸며 새로운 차원의 인간 호모 데우스Homo deus’로 살아간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집단 지성은 바닥나고, 전 세계인은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에 호모 에고티스티쿠스Homo egotisticus ’ 또는 호모 나르키소스Homo narcissus ’, 즉 자기중심적 인간이라는 학명이 더 잘 어울린다.

 

의식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잠시나마 자연에 머물렀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지니는 것, 한마디로 우아함이라고 내가 이름 붙인 이 개념을 통해 인간은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171

하늘이 무너지기 전까지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물이 풍부한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고통받는 다른 존재에게 더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해 나간다면 이 모든 것이 기대보다 오랫동안 지속될지 누가 알겠는가? -p172

 

이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가?

저자는 인간의 시작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인간 이전에 존재했던 것들과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감사. 그래야만 인간의 존재도 지속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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