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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론 -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
이한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평점 :

2020-19 <군자론: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이한우 지음/쌤앤파커스)>
리더는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동양 사상의 거대한 축을 이루는 공자의 사상.
그 공자 사상의 핵심은 바로 ‘군자’.
인의예지를 갖춘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가 되기 위해 많은 선현은 평생 자기를 돌아보며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조선의 선비들 또한 군자가 되기 위해 애를 썼고, 그 모습들이 여러 기록에 남아있다.
우리 민족의 고난의 시간들이 지나고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로의 변화를 거치면서 이제 군자는 역사 시간이나 윤리 시간에 등장하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 정도로 치부되었다.
공자의 사상이나 군자와 같은 인간상은 이제 시대와는 동떨어진 개념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논어 전문가요 공자 전문가인 저자는 이러한 생각들을 뒤집는 주장을 펼친다.
“위선이 선한 것을 가리고, 허위가 진실한 것을 가리는 오늘날, 우리는 공자를 다시 읽어야 한다. 우리는 공자를 다시 읽어야 한다. 공자를 읽으면 그 안에 담긴 리더십의 정수를 발견할 수 있다. 말만 하는 선비와 일이 되게 하는 군자를 분간하지 못하는 작금의 시대야말로 제대로 된 군자상이 필요하다.”

논어를 비롯한 여러 고전과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공자가 주장하는 군자의 모습과 군자가 발휘하는 리더십의 본질을 설명하고 증명해낸다.
2,50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군자의 리더십을 저자는 논리적으로 증명해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논어의 해석들이 부정확하거나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것들을 바로 잡아준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애씀[文]을) 배워 시간 날 때마다 부지런히 그것을 익히면 진실로[亦] 기쁘지 않겠는가’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 자원방래 불역낙호)
뜻을 같이하는 벗이 있어 (먼 곳에 갔다가) 먼 곳[익숙하지 않은 곳, 사사로움에서 벗어난 공적인 도리 등]으로부터 마침 돌아오니 참으로 즐겁지 아니한가?
중용(中庸)은 중립이 아니다.
중용이 다움[德]을 이루어냄이 지극하다고 할 것이다.
중(中)은 가운데가 아니라 사안의 본질이나 핵심에 닿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것이 바로 ‘중하는 것[中’]이다.
용(庸)도 열과 성을 다하여 어렵사리 중하게 된 것을 가능한 한 유지하는 것이 ‘용하는 것[庸]’이다.
“스승님께서는 애쓰는 태도[文], 일을 행하는 마음가짐[行]. 거짓 없는 마음[忠], 믿음직함[信]으로 우리를 가르치셨다.”
옛것을 공부한다는 것이 전혀 고루하거나 시대와 어울리지 않은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온 세상이 얽혀 있는 복잡한 이 시대에 삶의 원칙과 인생의 방향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고전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구차함이 없도록 말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자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제대로 말하는 법’이다.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것도 구차함이고,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쓸데없이 추가하는 것도 구차함이다. -p65
임금다움에서 특히 굳셈과 관련해서 한 가지 짚어둘 사항은 굳셈, 즉 오래가는 마음 혹은 한결같은 마음의 중요성이다. 무일(無逸), 즉 시종일관 게을러지지 않는 마음이 바로 굳셈[剛]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무일 못지않게 중요한 말이 ‘오랫동안’이다. 잠깐 하다가 말면 무일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시종일관할 때라야 제대로 된 군주가 될 수 있다. -p107
공자는 제자 자하에게 “너는 군자다운 유자(儒者)가 되어야지 소인 같은 유자가 되지 말라”고 지적했다.
주희는 《대학》보다는 《소학》을 중시했고 임금보다는 신하의 입장을 옹호했던 사람이다. 임금이나 군자보다는 작은 예의 실천에 주목했던 인물이다.
군자는 아랫사람에게 여러 능력이 다 갖춰져 있기를 요구하지 않고 그 사람을 그 그릇에 맞게 부리는 사람이다. 즉 공자는 군자가 말할 때 반드시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주희는 공자를 지웠고 그 탓에 군자 또한 우리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주희를 물리치고 공자를 다시 소환하는 것은 일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임과 동시에 리더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다. -p123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知人] 그 사람의 애씀과 바탕[文質]을 판별하고 이어 그가 애씀[文]을 배우려는[學] 사람인지, 아니면 꼼짝도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는[固] 사람인지를 통해 그 사람됨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애씀, 애쓰는 법을 배우는 태도와 관련해 핵심에 적중하다[中], 오랫동안 잘 유지하다[庸=常=久], 열렬함[誠]이 중요한 포인트다. -p206
고집불통(固), 교만함(驕), 인색함(吝), 서운함(慍)은 리더가 일을 하는데 있어 닦아서[修] 없애야 할 부정적 개념들이다.
총명예지(聰明睿知)가 있어야만 빼어난 리더가 될 수 있다.
그중에 지(知)는 바로 ‘지인지감(知人之鑑)’이었고, 예(睿)는 사리에 밝음이 있다. ‘사리(事理)에 밝다’는 것은 일이 되어가는 이치에 밝다는 것이다. 일을 (할 줄) 아는 사람[知事者]인 것이다. 리더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지인(知人) 못지않게 지사(知事)에도 능해야 하는 것이다.
부족한 지식을 바탕으로 꾸준히 따라가는 제자를 흐뭇하게 쳐다보는 스승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공허한 탁상공론이 아닌 원칙과 대안을 제시하는 군자의 모습.
명분과 신분의 테두리 안에 스스로 갇혀있는 존재가 아닌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군자의 모습.
이러한 군자의 모습을 저자는 실사구시 군자론 이라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