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18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김영진 엮고 옮김/한빛비즈)>

정말로 착취 구조를 몰아내고자 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전쟁을 치러야 한다.”

 

재작년 2018,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마르크스에 관한 저작들이 많이 출간된 것을 기억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인물로 예수와 쌍벽을 이루는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

그리고 그의 저작들은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얽히면서 제대로 된 소개도 되지 않았고 단지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기도 하였다.

나의 선배 한 분은 자본론을 읽기 위해 카투사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 모든 블랙코미디의 책임을 카를 마르크스가 온전히 져야만 할까?’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여전하다.

 

이 책은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조지 오웰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카를 마르크스를 접할 수 있도록 그가 작성한 17편의 기사가 소개된다.

  

  

변호사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학 공부를 시작했던 마르크스는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지만, 요주의 인물로 찍혀서 교수로 진출하지 못하고 <라인신문>에 기자로 활동하게 된다.

진보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사상의 자유를 강조하던 마르크스는 편집장으로 승진하여 더욱더 진보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이에 빌헬름 4세의 프로이센 정부와의 갈등은 증폭되어 편집장에서 내려오게 되고 신문사도 폐간된다.

 

파리와 벨기에에서 경제학을 연구하던 그는 1848년 혁명의 물결이 유럽을 휘덮을 때 고국으로 돌아와서 <신라인신문>을 발간한다. 혁명을 지지하면서 프로이센 정부와 군주제를 비난한 마르크스는 신문 발행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간된다.

 

이후 영국으로 이주한 마르크스는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경제학 연구를 했다. 경제적 형편은 친구인 엥겔스에게 의존하고도 어려운 형편에 몰리게 된다.

이때 <뉴욕 데일리 트리뷴>의 유럽 특파원 자격을 얻어 기사와 사설을 기고하기 시작한다.

  

  

마르크스가 런던에서 생활하던 1850년대는 산업혁명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관계들이 등장하였고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 소외가 극심하던 시기였다.

노동자와 빈민층의 처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기사를 쓰고, 자유무역의 확대에 따라 모든 계급이 번창하고 있다는 다른 신문이나 지배계층의 가짜 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기고하기도 하였다.

 

영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자본의 독재와 노동자의 노예화를 극심히 겪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도 산업 인력을 죄다 거느린 백만장자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임금 노예 사이의 중간 몸통이 이토록 단계적으로 휩쓸려 나간 적이 없습니다. 현대 사회의 어떤 나라보다 계급 간 전쟁이 심하고 뚜렷하며 실감 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겁니다. -1854. 3. 18.

 

또한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단합을 촉구하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아 나가기 위한 역사적인 행진을 시작하자고 주장한다.

 

경기침체가 오래가게 되면 노동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될 것이고, 인력 감축 앞에서 헛되이 저항하다가 이내 실패하고 말 것이다. 노동자들의 활동은 곧 정치 영역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파업을 통해 생성된 노동 조직들은 매우 가치 있는 자신이 될 것이다. -1853. 10. 17.

 

경제적 번영의 바탕이 된 산업기술의 발전은 인간 노동의 도구화로 이어졌고 노동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장주와 작업자 간의 적대감은 사회적 전쟁의 경지로 빠르게 치솟는 중이다. 공장 시스템에 흡수되는 13살 미만의 아이들이 몇몇 업종에서 증가 중이며, 여성의 숫자도 모든 업종에서 증가하고 있다. 마력에 대비해 투입되는 노동력의 비율은 에전과 같지만, 기계에 대비해 투입되는 노동력은 줄었다. 증기 엔진은 효율성이 늘어 이제 10년 전보다 더 큰 기계를 돌릴 수 있게 됐다. 늘어난 작업량은 속도가 더 빨라진 기계 장비로 소화되고 있다. 공장주들은 그렇게 자기 호주머니를 빠르게 불리는 중이다. -1857. 4. 22.

 

‘2부 임금노동과 자본1867년 출간된 자본론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본래 노동자들에게 강의할 내용을 정리한 것이었다.

임금노동과 자본의 관계, 노동자 착취 그리고 자본가의 영향력을 주제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임금이란 노동자가 만들어낸 상품의 지분이 아니다. 임금은 자본가가 일정량의 노동력을 사기 위해 기존에 보유한 상품의 일부분으로 봐야 한다.

임금이란 노동력이라는 특정 상품의 가격이다.

자본은 독립된 사회적 힘이자 사회의 한 영역을 구성하는 힘이다. 가진 거라곤 노동 능력밖에 없는 계층의 존재는 자본의 필수 전제 조건이다.

자본의 급격한 성장도 그게 아무리 노동자의 물질적 삶을 개선시킬지언정 노동자 자신의 이해관계와 자본가의 이해관계 사이의 대립을 해소하지 못한다. 이윤과 임금은 여전히 서로 반비례로 남는다.

노동자의 물질적 환경은 전보다 나아지겠지만 대신 사회적 위치를 잃게 된다. 노동자로서는 자신과 자본가 사이를 갈라놓는 사회적 간극이 더 커진 것이다.

자본이 급속히 성장하면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은 훨씬 더 빨리 심해진다. , 노동자 계급의 일자리와 생활유지 수단은 이와 비례해 더 빨리 줄어든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고려한대도 임금노동에게 있어 가장 유리한 환경은 자본이 급속히 성장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에 맞서 노동 해방을 주장한 사상가로서의 마르크스를, 사실에 근거한 기사들만을 작성하는 저널리스트로 살펴보는 기회.

자기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하나하나 열거하고 분석하는 논평을 쏟아내는 카를 마르크스의 기사들.

여전히 그의 글에는 소외된 인간과 노동에 대한 존중이 뚜렷이 새겨져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