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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중산층 사회 - 90년대생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떻게 다른가
조귀동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월
평점 :

2020-11 <세습 중산층 사회(조귀동 지음/생각의 힘)> #사회학
90년대생이 경험하는 불평등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 사회는 평등한가?
10대와 20대의 응답은 절대 NO!
우리 사회의 불평등 정도는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불평등에 대한 개념 또한 세대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평등’이란 단어를 ‘공산주의’와 연결 짓는 어르신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화국의 근본이념이 자유만이 아니라 평등도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한국에서 90년대생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가진 부모가 확보한 경제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명문대 졸업장과 괜찮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세습 중산층의 자녀 세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이 이전 세대가 경험한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p147

이 책의 시작은 2019년 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서 시작한다.
논란은 단순히 권력자의 부정이나 불공정으로 그치지 않았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공정이란 가치와 그 가치에 대한 세대 내의 인식의 차이의 원인을 고찰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조 전 장관 자녀에 대한 분노는 20대 전체가 아니라 그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이른바 SKY에 재학 중인 중산층 자녀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반면 명문대 바깥의 20대는 침묵하면서 ‘남의 일’이라는 무기력한 반응을 보인 현상에 저자는 집중하였다.
우리가 단일한 세대로 보았던 20대에 대해 저자는 내부의 격차가 존재하는 서로 다른 계층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격차를 부모 세대인 50대의 격차에서 유래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386으로 불리던 세대인 지금의 586세대는 한국 사회에서 학력, 소득, 직업, 자산, 사회적 네트워크 등 다중격차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세대이다.
1980년을 전후한 대기업의 성장 및 발전과 그에 따른 기업의 ‘테크노크라트’ 수요 폭발의 파도를 타고 성장한 집단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차지한 586세대는 학번 없는 60년대생과 다중적인 격차를 벌렸다.
그 격차가 지금의 20대의 ‘G세대(글로벌 세대)’와 ‘N포 세대’의 격차로 이어진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경쟁의 출발점은 부모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설정된다.
처음의 출발 지점이 한 사람의 일생을 결정한다.
중소기업 근로자 가운데 1년 뒤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비율은 2.2%.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뀌는 비율은 4.2%.
상위 10개 대학 졸업자의 평균 급여는 월 269만 5,000원(2011년 기준)
지방 4년제 대학 졸업자의 평균 급여는 월 196만 7,000원.
2010~2011년 이후 20대 노동시장 사정이 악화된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졸-일반 사무직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탈산업화deindustrialization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도 또 다른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2010년대 대졸자 취업 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월 250만 원 정도 급여(‘대기업 취업’의 경계선에 있는 일자리)를 받는 일자리에서 남성 비율이 집중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성의 몫은 거꾸로 큰 폭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지방대생과 고졸자들은 20대 집단 내에서 ‘주변부’를 형성한다. 서울 소재 명문대라는 ‘중심부’, 서울과 수도권의 4년제 및 지방 거점 국립대라는 ‘반 주변부’에 밀려 사회로부터 소외된 변방이다.
지방대생과 고졸자는 근로 빈곤층(일은 하지만 소득이 워낙 낮아 가난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의 주공급원이다.
세습 중산층 등장의 핵심 키는 바로 사교육의 발전이다. 서울 대치동, 목동, 중계동 은행사거리 등 한국의 사교육 특구는 인적 자본 투자를 위한 일종의 복합 산업단지다.
80년대 학번 운동권에서 출발한 대치동의 사교육 특구는 ‘자체적인 재생산’ 형태를 완성하였다. 논술·구술학원, 인터넷 1타 강사, 입시 컨설턴트.
지금의 20대가 경험하는 격차는 단순히 대학 졸업장, 일자리 종류,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형성과 자산 축적이라는, ‘취업 이후의 삶’을 판가름하는 사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동시장의 심각한 분단 현상과 1차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격차 고정 현상은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생애주기 이행 과정에서도 복합 불평등이 나타남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20대들은 남성과 여성이 만나 결혼하고, 1~2명의 자녀를 낳아 양육하고, 주택 소유자가 되는 ‘정상 가족’을 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출신 계층’에 달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중산층에서의 동류혼(같은 계층끼리 결혼하는 행위)이 많아졌다는 것은 결혼이 가족 단위의 계급 재생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속성장과 두 차례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나타난 구조적 변화를 실증적이며 통계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불평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생하고, 사회적 계층 이동을 가로막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책이다.
사회과학적 연구와 통찰을 통해 계층의 고착화와 세습화의 원인과 현상을 살펴보았다.
‘세습 중산층의 독주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아닌 출발점은 바로 ‘기회의 평등’이다. 단순한 입시제도의 공정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준의 교육 기회와 능력 배양의 기회를 하위 90%도 상위 10% 수준의 기회를 갖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아기에서부터 공공 보육이나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에서 보장해야 하는 최소 수준에 대한 합의와 그에 따른 적극적인 세원 확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