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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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31 <제왕업() (메이위저 지음/쌤앤파커스)>

아름답고 사나운 칼

 

중국에서 1980년대생을 의미하는 바링허우 세대의 대표작가 메이위저의 소설이다.

소설을 잘 읽지 못하고 사회과학 서적이나 자기계발 서적을 중심으로 읽는 나에게 또다른 도전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 삼국지를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나에게도 역사 소설에 푹빠져 있었던 시절이 기억나면서, 작품의 흐름에 빠져들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왕현은 지금 유행하는 금수저를 훨씬 뛰어넘는 다이아몬드수저이다.

황제의 아내 즉 황후가 고모이고, 조정 최고의 권력자가 바로 아버지이다.

엄마까지 황제의 누이일 정도니 가문의 권력은 모두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

어릴 적 황실에서 컸을 정도의 배경에 미모까지 최고 수준이니 인간계를 초월한 존재인 주인공 왕현.

 

이런 다이아몬드수저의 인생은 화려함과 안락함 자체일 듯하였으나 역시 인생은 결코 만만치 않은 것.

자신이 사랑하는 황제의 셋째 아들 자담과는 연모하는 마음만을 간직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고모는 내 두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었다.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신분과 용모, 재능은 모두 가문이 준 것이며 이 가문이 없으면 나와 너, 더 나아가 자손들까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영예를 누렸으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영예와 책임, 이제 보니 모든 행복에는 대가가 있었구나……. -p59

 

정략결혼으로 자신의 사랑으로부터 멀어진 왕현.

 

소기, 이제 이 이름은 나와 평생 엮일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상양군주가 아니라 예장왕비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일면식도 없는 남자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p74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한 첫날밤 신랑 소기는 신방 문턱조차 넘지 않고 서둘러 전장으로 떠났다.

이후 그녀의 스펙타클한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휘주에서 납치를 당해서 하란족의 손아귀에 떨어진 주인공.

소기의 대응으로 목숨을 구하는 왕현, 예장왕비.

황권의 약화와 소기 세력의 급상승.

 

만인을 낮잡아 보는 저 섭정왕은 나의 낭군이자 자담을 저 지경으로 만든 사람이었다. 자담을 저 꼴로 망가뜨린 사람이 소기라면, 가장 큰 힘을 보탠 이가 바로 나였다. -p211

 

점점 나라는 소기에게 의지하는 형세가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왕현은 소기에 대한 사랑과 믿음과 야망이 커가고 있었다.

 

소기는 군자가 아닐지 모르지만,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한 자도 아니었다.

친정(親征)은 천하에 대한 그의 책임이었다.

송희은, 호광열, 당경, 이들 세 사람은 소기가 가장 신뢰하는 수족이었다. -p285

 

북방의 반란을 제압하려 출정한 소기의 출병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고, 황국의 수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천하에 뜻을 품은 강건한 남자에게 패업을 쥐어주고자 하는 여자.

분명 소설이라서 픽션임을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중국 어느 왕조의 이야기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권을 마치면서 ()권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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