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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하는 힘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2019-111 <비관하는 힘(모리 히로시 지음/더난출판)> #인문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생물학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이어온 데에는 만약에 대비하는 습관이 크게 작용했다.
위험한 곳에 가지 않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 숨고, 자기보다 힘센 동물들에게 도망쳐 살아남은 것은 위험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현명함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쉽게 말해 인류 사회는 비관하는 힘으로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ttps://blog.naver.com/jaytee0514/221390663951
전작인 『생각의 보폭』에서 생각하는 즐거움과 추상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던 저자는 낙관에 중독된 사회를 향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퍼붓는다.
“세상에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은 많다”
그러면 아무 일도 하지 말란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저자는 각 상황에 대한 대비를 신중하게 해 놓으라고 주장한다.
플랜 B만이 아니라, 플랜 C, 플랜 D, 플랜 E, 플랜 F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비관적인 생각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낙관적인 태도를 긍정적이라고 여기고 비관적인 생각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낙관적인 사람은 좋은 쪽의 예측을 중시하고 비관적인 사람은 나쁜 결과에 사로잡히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면 그렇게 된다’는 생각과 경험이 강화되면서 그것이 법칙이나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는 낙관을 ‘이렇게 하면 그렇게 된다’라고 믿는 것, ‘A라면 B다’라고 단정하는 생각으로 정의한다.
그에 비해 비관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대비’라고 주장한다.
비관이란 ‘A라도 반드시 B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생각의 태도를 말한다.

‘페일세이프(fail safe, 체계 일부에 고장이나 잘못된 조작이 있어도 안전장치가 반드시 작동하여 사고를 방지하게 되어 있는 기구)’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공학에서 설계할 때 기본이 되는 사고방식 중 하나다. ‘기계가 반드시 고장난다’라거나 ‘오작동은 반드시 일어난다’라는 생각을 전제로 만일 그렇게 된 경우 안전측(安全側), 즉 안전한 상태로 제어하는 방법이나 원칙을 말한다. -p28
비관이 ‘분명 안 될 거야’ 하는 포기가 되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
비관은 매사에 신중하고 용의주도하게 준비하는 자세를 만든다.
비관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성공을 유도하는 것 외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정신적 안정이다.
일반적으로 이것을 ‘여유’라고 한다.
온갖 문제를 가정해 대책을 세우는 것으로 여유가 생기고 그로 인해 더욱 치밀한 사고가 가능해진다.
이것은 여유가 객관성과 냉정함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잘 안 될지 모른다고 걱정만 하는 비관으로는 부족하다.
잘 안되는 원인으로 어떤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지 찾는 방향으로 사고해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해야 비로소 비관의 효과가 나타난다. -p37
인터넷이 조장하는 낙관 :
모두와 이어진다는 낙관이 거꾸로 혼자가 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인터넷은 많은 이들을 자기편으로 만든 것 같은 낙관을 품게 하는 한편 개인을 구속하고 지배한다.
현대인은 자신을 속박하는 유대 관계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낙관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에게는 낙관이 필요하다.
꿈을 꾸고 기대하고 자신감을 느끼는 것은 어느 순간에는 자신을 응원하는 힘이 된다.
비관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최대한 대처한다.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단계에 이르렀을 때 분명 잘 될 거라고 바라면 된다.
즉 최후의 낙관을 위해 충분히 비판해둔다.
순서로는 비관이 먼저고 낙관은 그다음이다. -p69
상식을 비관하면 혁신이 된다 :
비관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비관과는 다소 다르게 슬퍼지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A라면 B’라는 통설, 상식, 편견에 대해 ‘진짜 그럴까?’, ‘그건 항상 성립할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지 않을까?’를 의심하는 것이다.
정해진 것이므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낙관을 깨뜨리는 것이 목적이다. -p79
<비관하는 방법>
1 A이면 B라는 단정이 절대적인 것인지 의심한다.
2 이거다, 하고 단정하는 발언에 대해 예외를 찾는다.
3 예상할 수 있는 효과를 작게 평가하고, 그래도 전체가 성립하는지 검토한다.
4 다수의 의견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5 상황이 나쁜 사태일수록 우선해서 생각한다.
6 가능한 한 다수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7 자신의 설명을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고려한다.
8 주변의 평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검토하고 계획을 세울 때도 기대와 바람은 불필요하다.
원래 목적이 기대와 바람으로 이루어진다.
그 목적에 따라 계획하는 것이고, 자신이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것이 되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꿈의 세계를 그리는 것을 뒤로 미루고 실제 조건을 파악해 어떤 장애가 있는지 검토해서 조금이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p168
저자는 낙관과 비관을 감정적인 태도로 보지 않는다.
낙관은 공격적이고 비관은 방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낙관은 성공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비관은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어느 쪽이든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원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접근법이 다르다. -p189
비관해야 할 첫 번째 대상은 자신이다. 그러나 자신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감을 느끼고 자신을 비관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고, 언제든 성장할 원동력이 될 수 있다. -p193
세상을 준비하는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가?
무모한 낙관인가? 준비된 비관인가?
우리 사회의 맹목적인 낙관주의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