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오빠 이관희
이호경.오은주 지음 / 국민일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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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7 <교회오빠 이관희(오은주, 이호경 지음/국민일보)>

영화 교회오빠부부의 아름답고 가슴 찡한 리얼스토리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목사님도 많은 눈물을 흘리시면서 읽으셨다는 책.

나 역시 많이 울었다.

 

이 책을 굳이 기독교 서적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기독교 신자가 아닌 분들이 읽어도 가장 절망적인 상태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가장 존엄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제목에서처럼 엄친아로 학교생활, 사회생활 씩씩하게 하던 주인공 이관희.

자신의 첫사랑을 어렵게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하고 아웅다웅 살다가 진정한 사랑을 체험하면서 그 사랑을 먼저 보낸 아내 오은주.

부부의 암 투병기를 기록하며 곁을 지킨 이호경PD.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네이버 암환우 카페에서 만난 세 사람.

이관희의 닉네임 두나미스

성령님의 능력을 받아서 땅끝까지 주님의 증인이 되라라는 뜻의 헬라어.

 

촬영 첫날부터 임종의 순간까지 그의 말과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따라갔다. 그 믿음의 근거와 진정성을 확인하고 싶었다. 출연자와 촬영팀 사이의 긴장관계는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모습 위주로 촬영했고, 결국 비기독교인의 눈으로 본 이관희의 삶의 모습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p30 이호경PD

 

구약성경 욥기의 주인공을 닮은 이관희는 자신의 인생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까지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예수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본인의 4기 대장암 진단과 어머니의 자살, 그리고 4개월 뒤 아내의 혈액암 4기 진단. 이 엄청난 고난을 맞이한 이관희의 심정이 당시 그가 꾹꾹 눌러썼던 묵상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랑하는 아들을 향해 두 팔 벌려 안고 계시는 주님의 손길

 

대장암 4기로 시작한 그의 투병은 12번의 항암과 재발, 그리고 또 12번의 항암으로 이어졌다.

암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항암을 12번이나 하고도 마주하게 된 재발 선고에

이관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절망으로부터의 회복을 보였다.

재발이라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이관희는 새로운 삶의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온 힘을 다해 달려온 암과의 씨름에서 자신의 희망을 배반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 이관희는 온몸의 힘을 다 빼기로 결심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수록 이관희는 최상의 선택을 해나가는 형국이었다.

요즘 내 기도 제목이

내 안의 나는 죽고 오직 예수님만 사는 삶

 

어떻게 보면 굉장히 멋있는 말이고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

 

근데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나나 은주나

우리는 그걸 할 수 있는 상황인 거야.

 

건강하고, 사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는 사람은

이걸 깨닫지도 못하고 이해도 안 되고

근데 보니까

나는 죽고 예수로만 사는 삶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찬스가

지금 우리한테 와 있는 거더라고

내 안에 있는 힘을 다 빼고 주님이 이끄는 삶

 

 

책에서 읽었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과도 연결되는 주인공의 태도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교회오빠는) 말기암과 죽음이라는 상황 속에 신앙인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죽음을 앞둔 교우를 옆에서 지켜보며 아픈 그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해 준다. ‘교회오빠주변 사람들은 말기암에 걸렸을 때 주님이 꼭 살려주실 줄 믿고 기도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문제의 해답을 찾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의사,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이명진

 

이 책에는 두 부부의 눈물겹고 안타까운 사연이 절절히 나타나 있다.

TV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고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상영된 내용이라 두 부부와 딸의 사진도 게재되어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서 만나는 이관희와 오은주의 모습은 맑고 선하게 보인다.

 

왜 저보고 하루라도 더 살아야 되냐고 물어봤을 때는

하루라는 시간을 통해서 제가 조금이라도 더 온전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 거예요.

서투르고 부족한 점들이 많았던 삶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는 시간이라도 주어진다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하고 성숙한 하루를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

그게 삶의 이유인 것 같아요.”

 

하나님은 왜 그를 먼저 데려가셨을까?

이관희가 암이라는 고통 속에서 보여주는 그 엄청난 믿음이 놀라웠다.

 

? 8차 항암 후에 괜찮았는데

12차 항암 후에 뭐가 보인다고 하면,

거짓말

이만큼도 안 보태고

난 그것에 대해서 상심하거나

그런 것보다는

빨리 다시 치료를 잘 해서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더 큰 거야.”

(총 스물네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은 후 이관희가 한 말)

 

극심한 고통이 온몸을 할퀴는 시간에 그는 죽을힘을 다해 오은주에게 말했다.

매일 하나님한테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나의 죄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날 긍휼히 여겨 달라고

이 환란 가운데서 나를 구원해 달라고 매일 기도하고

주님 뜻이 이런 거면

이 고통을 감당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밤새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응답을 안 해 주셔. 그게 더 무서워.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지 않고 계시는 것 같아서

단절된 느낌

하나님으로부터 단절된 것 같은 느낌

예수님이 느끼셨던 그 느낌

십자가에서

 

완벽한 교회오빠였지만, 아내를 마음껏 사랑해주지 못해서, 4기 암 환자인 아내의 곁을 지켜주지 못해서 그리고 소연이를 키우는 일을 함께하지 못해서 이관희는 아내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이 땅에서의 마지막 언어로 남겼다.

 

욥도 그 순간순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던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감사할 거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의 이 고난 때문에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는 자가 아니라

고난을 통해서 더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의 삶을 산다면

그런 삶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암이 재발해서 두 번째 대장암 수술(하이펙 수술)을 받고 퇴원한 직후

 

2019년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책.

나의 인생에 대해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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