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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공감의 두 얼굴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6월
평점 :

2019-074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소소의책)> #심리
공감의 두 얼굴
“공감은 정말로 좋은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공감에 대한 생각들은 긍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저자는 긍정적인 공감만이 아니라 공감의 이면에 존재하는 자기 상실이나 양극화 등의 ‘공감의 어두운 면’을 강조한다.

포유류 동물 중에 가장 나약한 존재로 태어나는 인간이 생물학적 연속성을 유지하고 인류라는 명맥을 이제껏 유지하며 살아남은 데에 공감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공동체를 이루고 개인의 능력들을 합하여 위협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공감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근대 이후 이성과 함께 개인주의가 확장되면서 역설적으로 공감의 중요성은 강조되었다.
물질만능주의와 극대화된 이기주의 속에서 공감은 ‘인간다움’을 증명하는 미덕으로 칭송받기도 한다.
미학적인 경험, 사회적인 장면들에 대한 정확한 관찰, 정서적 경험을 촉진하려는 사람은 공감에 열중해야 한다. 공감은 시각들을 다양화하고 거기에 정서적인 무게를 준다.
물론 저자는 공감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다. ‘잘못된 공감’이 바탕을 이룬,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들을 경고하는 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공감은 다른 사람과 함께 체험하는 것에서 온다. 거기서 공감적인 관찰자는 다른 사람의 상황으로 자신이 옮겨진 것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해당 상황을 고찰하고 정서적으로 체험한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렵다는 생각이 계속된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의 공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비판당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1장에서 소개되는 ‘자아 상실’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니체의 철학이 매우 깊이 있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니체의 사상의 논리를 쫓아가기에는 나의 철학은 너무 바닥이었다.
공감은 자기 상실, 즉 자신의 관심사와 관점을 잃어버릴 위험을 안고 있다.
다른 사람을 시뮬레이션하고 그의 관점을 수용한 결과, 자신의 관심사, 감정, 자기 인지, 집중성, 정체성, 자기 가치, 자기의식을 약화시키게 된다.
공감을 차단하는 메커니즘 또한 공감 구조의 일부로 이해되기 때문에 우리는 공감 사용에는 복잡한 개인적인 차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돌프 히틀러나 사담 후세인. 그들이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는 분석은 놀라울 정도였다. 이는 우리가 ‘공감’에 대해 얼마난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사례라고 하겠다. 그리고 공감을 하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라는 단순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제1장 자아 상실
공감은 ‘나’의 효과를 가져 온다. 즉 공감적인 사람은 관찰된 다른 사람을 자기화한다. ‘나’는 공감적인 사람에 의해서 관찰된 대상으로 옮겨간다.
관찰된 강인한 사람은(즉 사랑하고 미워하고 판단하는 사람은) ‘나’가 어떤 것이든 아마도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반면에, 관찰자에게는 마치 관찰된 사람이 자아를 갖고 있는 강인한 사람처럼 보인다.
공감이 치르는 대가와 보상은 바로 ‘나’를 상실하고 다른 사람 안에서 ‘나’를 다시 발견하는 일이다.
‘나’는 오직 외부의 시각 속에, 즉 관찰자에 의한 투사 속에만 존재한다.
제2장 공감, 이원론적 세계관의 기초가 되다
공감은 흑백 사고, 또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을 보인다. 갈등은 공감하고 있음에도 커지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고 있어서 커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의 편을 들 때면 자신이 선택한 쪽을 공감적으로 미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공감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서둘러 공감하고 편들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미화하는 것인지 모른다.
제3장 잘못된 공감 대 여과된 공감
공감은 늘 동일시하는 것으로 혼동되어 잘못 표현되곤 한다. 사람들은 곤경에 처한 사람과 함께 느끼는 대신 자신을 구원자이자 조력자로 생각한다.
이것은 공감적인 사람에게는 즐거운 일이겠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제4장 공감을 위한 공감
인간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공감적인 사디즘에는 정신병적인 행위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남을 모욕하고 깎아내리고 폭로해서 웃음거리로 만드는 등의 행위를 비롯한, 일상적인 수많은 행동이 포함된다.
제5장 일상 속의 흡혈귀
도덕적으로 위험한 공감의 또 다른 양상으로는 다른 사람을 수단 삼아 자신의 체험을 넓히려고 하는 ‘흡혈귀 행위’가 있다.
흡혈귀 행위는 자신에게 불가능한 것을 자식들을 통해 체험하고 싶어 하는 ‘헬리콥터 부모’와 ‘스테이지 맘’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