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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9-072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김혜남 박종석 지음/포르체)>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굳은 팔과 굵은 목소리는 세상의 어려움들을 모두 해결해주었다.
나의 가녀린 팔뚝만큼이나 연약했던 의지나 자그마한 손바닥만큼이나 모자란 지식, 작은 체구만큼이나 부족했던 체력 등 모든 것들이 모자랐던 시기였다.
그러나 걱정은 그리 크지 않았다.
나도 어른이 되면, 나도 어른이 되면 다 잘할 수 있는 어른이 될 것임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되기 위해 어른들이 안내하는 통로를 조심스레 빠져나오면서 가끔 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내 생각과 다른 길로 안내하는 어른들도 자주 등장했지만 그들은 어른이었기 때문에 결국 어른의 길로 뜀박질을 했다.
이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 좋은지 이 책이 물어왔다.

이 책은 ‘당신과 나 사이’를 통해 만난 김혜남 선생님이 박종석 선생님과 함께 쓰셨다.
우울증에 대한 책이다. 어른들의 감정을 소모하게 만들고 힘들게 하는 우울증 그리고 힘겨운 감정들에 대한 설명이 차분하게 등장한다.
우울증, 조울증, 상실과 애도, 공황장애, 우울성 인격,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허언증, 강박증, 불안장애, 무기력감, 자해, 화병, 섭식장애 그 종류도 참 많다.
각 증상의 의학적 의미와 상태 그리고 그러한 증상에서 우리가 우리를 지킬 수 있는 태도들을 꼼꼼하고 설명하며 격려해준다.


몇 년 전 직장에서의 일로 어려움을 겪던 때가 많이 떠올랐다.
그때 어쩌지 못해 답답하고 혼자 뒹굴던 그 때, 이 책을 보았다면 더 많이 다치기 전에 스스로를 잘 감싸 안고 넘어갔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 안에 생겨나는 불안한 감정, 불편한 감정, 우울한 감정들을 마주하면 ‘그래. 한판 붙어볼까?’하고 덤비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나와 마주하고, 내 속에 생겨난 감정들을 살펴보겠다.
‘나에게 우울한 감정이 들어왔구나, 불편한 감정이 들어왔구나.’하고 나에게 이야기해보고, 전문의 선생님의 도움도 받을 것이다.
우리 감정이 1년 12달 하루 24내내 좋을 수만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의 감정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고 내 안에서 이리저리 살랑거리도록 두겠다.
1년 내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다가도 12월이 되면 한 번씩 아팠다.
그게 감기가 됐던, 몸살이 됐던, 독감이 됐던.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도 며칠 먹으면서 푹 쉬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내 마음에도 몸살이나 독감이 오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을까?
내 몸만큼이나 나의 마음과 감정도 수십 년 동안 나와 함께 고생해왔는데 잘 보살펴줘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우울증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라 했다. 그리고 터널의 끝에는 밝은 빛이 나를 기다린다고도 했다.
우울과 만났을 때 당황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사하고 건강하게 이별하라는 저자의 당부.
꼭 기억해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