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의 진심 - 노회찬 유고산문
노회찬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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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7 <노회찬의 진심(노회찬 지음/사회평론)>

노회찬 유고산문 2004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록

 

201872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수사 도중 우리에게 친근했던 그가 떠났다.

그의 정치 인생과 어울리지 않는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된 의혹 중이었다.

그의 돌연한 선택에 많은 국민들은 아쉬움을 표현한다.

그의 빈소에는 정, 관계의 인사들이 찾았지만 주목을 받은 분들은 일반 시민들이었다. 노동자, 농민, 직장인, 빈민, 학생들 등등 전국에서 7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조문을 했다.

그들의 표현 속에 그의 인생이 있다.

 

강자에 맞서 약자들을 대변하던 정치인.

 

2004년 초선의원인 노회찬. 그때부터 2018년까지 스스로 남긴 기록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벌써 10년을 훌쩍 넘긴 기록들이지만 당시의 혼란했던 정치, 사회 상황들의 오롯이 떠오른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과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노무현대통령과 박근혜대표. 권위주의와 기득권에 대항하던 그의 노력. 정의롭고 민주적인 국가, 서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를 세우고 싶었던 그의 열정과 활동들이 아쉽게 전달된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정직하게 일하고, 이름 없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걸어왔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않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서 걸어왔다.

 

의원회관에 불 켜진 방이 꽤 많다 2004912일 일요일 종일 비 내리다

열린우리당은 여론조사상의 지지율 때문에 아직 정신이 없는 상태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이 인기 없는 국가보안법 철폐국면을 피하고자 고심이다. 일요일 시장방문도 시선돌리기에 다름 아니다. 국가보안법 철폐는 시선돌리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56년 된 악법을 없애는 데 출혈무리가 없을 수 없다. 맞을 각오를 하고 국민들을 설득해도 부족할 판에 흙탕물 한 점 묻히지 않고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려 한다.

 

한국에서 노동운동은 아직 독립운동이다. 2004914일 화요일 맑음

한국에서 노동운동은 아직 독립운동이다. 대한민국에서 민주노동당 활동도 아직은 독립운동이다. 세상이 불온시하고 언제 불이익 당할지 모르고 겁이 나서 함께 하기 두려운 독립운동이다.

차별과 불평등으로부터의 독립.

예속과 굴종으로부터의 독립.

인간다운 세상, 제 발로 우뚝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독립.

 

흙손을 잡는데 가슴이 뭉클하다 20041023일 토요일 맑음

현재와 같은 국정감사제로는 이벤트 국감, 한건주의 국감을 피하기 어렵다. 한 달 전부터 준비한다 하더라도 시험을 앞둔 벼락치기 공부를 벗어나기 힘들다. 구태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언론도 마찬가지다. 폭로와 한건주의를 비난하면서도 한 건과 대형폭로를 찾아 헤맨다. 이벤트 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의원들의 이벤트를 부추긴다. 학력보다 시험성적이 중요하고 그래서 입시경쟁이 점점 가열되는 교육풍토와 흡사하다.

 

어머님의 신문스크랩 20200715일 금요일 맑음

어느 날 갑자기 고향집을 방문한 아들로부터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으며 노동운동의 길을 걷겠다는 이실직고를 들으신 다음 날부터 어머님은 아들이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으며 도대체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운동의 현실이 어떤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문기사를 빠짐없이 읽고 관련기사는 오려놓고 두 번, 세 번 읽으시고, 책방에 가서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도 구해다 읽으셨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1년에 1권씩 10년 세월이 흐르는 사이 열 권의 스크랩북으로 완성되어갔다.

 

나에게 묻는다 2008418일 금요일 맑음

시인 안도현이 우리에게 물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오늘 나는 나에게 묻는다.

너를 거부한 사람들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 너는 그들에게 한 번이라도 희망이 된 적이 있느냐

 

첫 날 첫걸음을 무명용사탑으로 정한 뜻은 201478일 흐리고 비

첫 날 첫걸음을 무명용사탑으로 정한 것은 이름 있는 사람 앞에 줄 서는 정치가 아니라 이름 없는 사람들을 주인으로 모시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다짐의 뜻이다. 이름 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한 다리가 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다.

 

언젠가 촛불마저 꺼져도 광장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201736일 맑음

황교안 권한대행과 노회찬 의원은 경기고 동기동창으로 알려져 있지만 각각 보수와 진보, 공안검사와 노동운동가라는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노 의원이 삼성떡값검사폭로로 의원직을 상실한 안기부X파일사건 당시, 수사팀을 지휘한 사람은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습니다. 2013214일 노회찬 의원은 대법원 파기환송심 결과 의원직을 상실했고, 전날인 213일 황교안은 박근혜정부 초대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그의 말은 희망이었고, 이제 역사가 되었다 어록>

50년 된 삼겹살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 2004. 3. 20.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님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퇴장하십시오. 이제 저희가 만들어가겠습니다. 50년 묵은 정치, 이제는 갈아엎어야 합니다. 50년 동안 같은 판에다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판이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이제 왔습니다. -KBS <생방송 심야토론-급변하는 민심 어떻게 볼 것인가>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입니까? / 2018. 1. 2.

어떤 사람들은 적폐청소 그만해라. 피곤하다라고, 혹은 적폐청산이란 미명하에 정치보복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는데요. 청소를 할 때는 청소를 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되겠습니까. 적폐청산은 보복이 아니라 잘못된 시대를 엎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큰 조카 노선덕 씨에게 남긴 말 / 2018. 7. 27.

(‘하루는 고민이 있어 큰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려 간 적이 있다는 노선덕 씨에게)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이 최선의 선택인지 당장 알 수 없을 때에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걸어라.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유족 추도사 중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를 흐린 하늘이군요. 그렇다고 해가 뜨지 않은 건 아닙니다.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 맙시다. 희망은 태양처럼 이미 있습니다. 다만 내 눈에 잠시 안보일 뿐입니다. 희망찬 하루를 보내시길!!! / 2009. 7. 7.

 

분노는 짧지만 희망은 깁니다. 분노는 뜨겁지만 물도 끓일 수 없습니다. 희망은 종유석입니다. 흘린 땀과 눈물이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돌기둥입니다.

벗들이여, 희망의 하루를 만드소서! / 2009. 12. 1.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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