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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나태주 지음 / 동학사 / 2018년 12월
평점 :
2019-022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나태주 시집/동학사)>
‘풀꽃’의 작가 나태주님의 시집
45년생이신 작가는 아직도 순수한 소년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시를 읽다보면 어릴 적의 마음들이 불쑥불쑥 일어나서 놀랄 때가 있다.
‘아직도 내게 이런 마음이 남아 있나?’하고 놀라다가도 그 마음을 일깨워주는 시인의 능력에 감탄을 한다.
두세 줄, 열 줄을 넘지 않는 짧은 글에서 시인의 마음을 옅보다가 그만 그 마음에 전염되어 버린다. 시인의 그림 역시 그 마음을 잘 그려냈다.
시인의 글에서 아직 오지 않은 봄을 느끼며, 지나간 가을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시 올 가을을 기대하게 된다.
올해 겨울은 큰 추위가 없었다지만 봄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러나 실제 봄이 왔을 때는 지난 겨울을 돌아보게 될 것 같다.
겨울에 만났던 나태주 시인의 시를 그리워하면서.
아버지
말없이 방구석만
차지하고 있는 장롱짝
정작 사라지고 나면
조금씩 그리워지는 이름.
서울
그냥
서운하고
울적한 심사.
이 가을에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우정
힘들어하지 마
내가 옆에 있잖아.
인생
돌아보면
그 자리
멀리까지
온 것 같은데.
사는 법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외로운 날은
음악을 듣고
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사랑 · 1
밥 먹었는데도
배가 고픈 것 같고
물 마셨는데도
목이 마른 것 같은 마음.
시인 · 2
이름에서도
향내가 나는 사람
과연
나의 이름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민들레
아저씨,
시인이 뭐 그래요?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잖아요!
구절초
아이의 웃음이 빛나는 아침
금방 찬물로 세수하고 난 얼굴로
나 여기 있어요
여기 있다니까요
향기로 불러 세우는
또 하나의 아이.
친구
어떠한 경우라도
나는 네 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