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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여 잘 있거라 - 극지 기후변화 현장 연구 보고서
피터 와담스 지음, 이준호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18년 12월
평점 :
극지 기후변화 현장 연구 보고서
저자는 극지의 해양, 해빙, 기후변화를 40여 년 동안 연구한 해빙 연구가이다. 이제는 상식에 해당하는 북극 해빙의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는 증거를 최초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가 극지의 해양, 해빙, 빙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기후변화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이 책을 읽으며 두 가지에 놀랐다.
첫째는 책 제목이다. 어딘가 익숙한 듯한 제목, <○○여 잘 있거라!>. 저자의 위트가 돋보이는 제목이었지만 실제로 책을 통해 소개된 극지의 환경과 지구온난화의 실태와 전망은 결코 웃음으로 넘길 수 없는 상태였다.
둘째는 책의 내용이 이전에 접했던 ‘환경을 지키고 아끼자’는 투의 교양서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부제를 확인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연구 보고서다. 물리학, 화학, 지질학 등 전문분야에 걸친 과학적 설명이 자세히 전개된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단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게 된다. 그 행동의 결과가 북극의 얼음을 녹이고 지구의 온난화를 가속시켜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를 가져오게 된다.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현명한 선택은 다소의 불편함을 가져오지만 나와 인류를 보호하며 동시에 하나뿐인 푸른 별도 보호하게 될 것이다.
북극 여름 얼음의 붕괴로 인한 결과는 극적일 것이다. 2개의 거대한 결과가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여름 얼음이 개수 구역으로 대체되면 알베도(albedo, 우주로 곧장 반사되어 나가는 입사 태양복사의 비율)가 0.6에서 0.1로 떨어진다. 이는 북극과 지구 전체의 온난화를 훨씬 더 가속화할 것이다. 근래 들어 400만 제곱km의 얼음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알베도 변화는 지난 25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동일한 온난화 효과를 지구에 미칠 것이다.
둘째, 얼음 덮임의 제거는 북극의 중요한 공기조절 시스템을 없애버릴 것이다. 아무리 얇은 얼음이어도 여름에 남아 있다면 해수면 온도는 0도씨 이상 상승할 수 없다. 위에 놓인 얼음이 사라지면 표층수의 온도는 여름에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다. 이로 인해 연안에 위치한 영구동토의 표층이 녹아버린다. 연안의 녹아버린 영구동토는 메탄의 방출을 촉발할 것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1. 서론: 푸른 북극
이 책의 가장 주된 관심사는 바다 위에서 형성되는 얼음인 해빙이다. 차가운 대기로 인해 수면의 열이 방출되면서 표면의 물 분자가 얼어붙기 시작한다. 각각의 얼음 결정이 수면에 막을 형성한다. 이들 얼음 결정은 아주 작은 원판이나 별 모양으로 지름이 2~3mm이며 수면 위에 평평하게 떠 있다. 원판은 표면을 따라 나뭇가지 모양으로 성장하면서 벌집 모양의 면을 육각의 눈송이 같은 모양으로 확장시킨다. 제멋대로 모양을 갖춘 결정체 조각들은 밀도가 높은 부유물을 형성한다. 이 첫 번째 얼음 유형을 프레이질(frazil) 또는 연한 얼음이라고 부른다. 잠잠한 상황에서 프레이질 결정체는 결국 함께 얼어붙어 유년빙(young ice)의 얇은 판을 형성한다. 이를 닐라스(nilas)라고 부른다. 닐라스가 형성되면 바다는 물리적으로 대기와 분리되고 매우 다른 성장 과정이 시작된다.
/2. 얼음, 매혹적인 결정체
한여름에는 북극해 가장자리 주변의 방대한 개수면이 파도가 발생하도록 한다. 이들 파도는 얼음 속으로 침투하거나 얼음에 의해 산란되면서 커다란 빙원을 좀 더 작은 조각으로 부수어 그 융해 속도를 가속시킨다. 가을에는 대규모 폭풍이 파도에 기인한 상층수 혼합을 초래한다. 이것은 여름 동안 흡수된 열을 위로 가져와 새로이 형성되려고 하는 얼음을 녹임으로써 얼음의 전진을 지연시킨다.
/6. 해빙의 멜트백이 시작되다
북극의 해빙이 티핑 포인트(원래의 상태로 환원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을까? 그렇다.
우리는 겨울 동안 북극의 다년 얼음 면적이 전년 대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년차 얼음이 과거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고 더 빨리 녹아서 매년 더 넓은 면적의 온난한 물에 얼음이 없어지게 된다.
북극에서 얼음이 없어진다면 해운업에는 3가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아메리카의 맨 위쪽을 가로지르는 북서항로, 러시아 북부를 가로지르는 북해 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며 베링 해협에서 프람 해협까지 진짜 북극횡단 항로를 개발할 수 있다.
해빙 후퇴의 또 다른 즉각적인 결과는 북극이 석유탐사를 위해 과거보다 더 개방된 것이다.
/7. 북극 해빙의 미래: 죽음의 소용돌이
북극 해빙 후퇴가 지구라는 행성 전체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이 압도적으로 부정적이며, 북극 해빙 후퇴가 완전한 재난으로 간주해야 할 정도로 지구에는 부정적이다.
북극의 해빙 후퇴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난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북극 해빙 후퇴는 지구 전체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낳으면 결국 원래의 변화에 비해 무시무시하게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모든 되먹임 중 잠재적으로 가장 위험한 되먹임은 녹기 시작한 연안 영구동토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되먹임이다.
우리가 대기 중에 추가한 이산화탄소가 이미 지구를 덥혀 얼음/눈 되먹임 과정 그 자체가 지구 가열 효과를 50% 더 증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되먹임 자체가 변화 속도에 기름을 부을 날이 멀지 않았다. 즉 우리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더 이상 추가하지 않아도 어쨌든 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는 그런 날이 멀지 않았다.
/8. 북극 되먹임 작용의 가속 효과
메탄은 예회적으로 강력한 온실가스다. 메탄은 온난화 지수에서 이산화탄소보다 분자당 23~100배 더 강력하다. 대기 중 메탄의 수준은 2000년 무렵에 안정화된 이후 2008년에 전지구적으로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북극 연안에서의 배출은 이러한 상승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메탄의 배출이 해빙 후퇴를 더욱 가속화해 태양에너지의 반사를 줄이며 그리고 그린란드 빙상의 융해가 가속화됨에 따라 해수면 상승을 촉진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얼음의 소멸에 따른 결과는 극지방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느끼게 될 것이다.
/9. 북극의 메탄, 미래의 재앙
1 겨울과 봄의 북반구 날씨 패턴은 극한 상황이 널리 퍼지는 것과 더불어 눈에 띠게 변화했다.
2 그러므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는 식량 가격 지수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 지수 상승이 만약 재개된다면 인구를 부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서는 새로운 식량 부족과 국내의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
3 만약 이 메커니즘이 여름철 해빙 감소와 정말로 연관되어 있다면 자연 발생적인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10. 낯선 날씨
2004년에 개봉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영화를 보면 북극해와 남극해를 덮고 있는 융빙수로 인한 대류의 감소가 기후변화를 초래해 뉴욕이 며칠 만에 얼음으로 뒤덮인 극지 사막(polar desert)로 바뀐다. 열염 순환을 방해하지 말자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우리는 열염 순환을 방해하고 있다. 고위도의 대류 감소가 대서양의 열전달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는 증거가 이미 있다.
/11. 굴뚝의 은밀한 생활
온난화의 속도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극의 빠른 온난화가 되먹임을 만들어 온난화를 한층 더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얼음 알베도 되먹임뿐만 아니라 육상의 설선 후퇴로 인한 알베도 되엄임도 발생한다. 그리고 얼음이 없어진 북극 대륙붕에서 방출되는 메탄은 매우 심각한 추가 온난화를 유발할 수도 있다. 설선과 메탄 되먹임은 남극에서 발새할 수 없다. 얕은 대륙붕이 없고 육상의 눈 덮인 면적이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멸망을 향한 지구온난화 경주에서 북극은 견인차이고 남극은 수동적인 트레일러다.
/12. 남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지구를 구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배출량 감축: 탄소 배출 저감.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집을 단열하고, 작은 차를 운전하고 육류보다 채소를 더 많이 먹기
지구 공학: 지표면의 기온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기술. 태양 광선을 직접 차단하거나 지구의 알베도를 증가시켜 복사평형을 변화시킴. 북극의 SRM과 CDR
탄소 제거: 탄소 포집 및 저장이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와 조림.
/13. 지구의 상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과 문명이 아직 우리에게 있을 때 찾아야 한다. 우리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한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후 다른 쪽으로 배출하는 장치를 통해 가능하다. 이것은 화학, 물리학 그리고 기술력이 연관되는 거대한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인간의 문명은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인구과잉, 물과 식량의 부족, 질병, 전쟁 등 다른 무수한 도전에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만약 해결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 얼음에게도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대기와 기후를 안정시킨다면 얼음은 돌아올 것이다. 우리 후손들도 그 경이로운 얼음을 보고 즐거워할 것이다.
/14. 무기여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