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튀데모스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 6
플라톤 지음, 김주일 옮김 / 이제이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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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말장난의 진수, 요즘 말로 하면 찌질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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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다산, 통하다 - 동서 지성사의 교차로
최종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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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2008. 3. 19.~ 2008. 3. 25.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어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읽던 중이었다. 

출퇴근시간대 지하철 안에서 주로 책을 읽는 나로서는, 난해하기 이를 데 없으며 쉽사리 그 내용을 가늠하기 힘든 <감시와 처벌>을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철 안에서 읽으려고 시도를 한 것은 너무 무리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사실, <감시와 처벌>은 절반가량 읽기는 했으나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푸코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하여 <감시와 처벌>은 휴일에 시간을 내어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리라 마음먹고, 미리 사두었던 최종고 교수의 <괴테와 다산, 통하다>를 서재에서 꺼냈다.

법대생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법사학과 법철학에 관심이 많은 터라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법사학/법철학 교수인 저자의 논문을 빠짐없이 읽곤 했었는데, 최종고 교수의 글들은 여타 법학교수의 글과는 뭔가 다른 맛이 있어, 과연 이 분이 괴테와 다산에 대하여 어떤 내용의 글을 쓰셨을까 하고 내심 기대에 부푼 상태였다.

주지하다시피 괴테는 법학을 전공한 문학가이고, 다산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형법 교과서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학자인데다, 두 사람 모두 다방면에서 그 재능을 펼쳤던 제너럴리스트인지라, '괴테와 다산'이라는 그 제호만으로도 경외심이 느껴졌다.

게다가 다산은 내가 최고로 존경하고, 내 인생의 지침인 분이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다산의 또 다른 부분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 암시하듯 저자는 다산과 괴테의 삶과 사상, 학문적 업적 등을 교차방식으로 전개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읽기가 매우 수월하다.

'글이 수월하게 읽힌다'는 것은 저자가 괴테와 다산에 대해서 남에게 가르칠 만큼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독자에 대한 전달력이 좋다는 의미이다. 몇 년전에 한길사에서 출간되었던 <루소>를 읽었던 적이 있는데, <루소>를 읽으면서 고생했던 기억과 비교된다.

자신이 쓴 글이 전문적 학술논문이 아닌 바에야 일반인이 읽어서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 글쓴이의 이해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어떤 노교수님의 강의도 있었는데, 이런 점에서 최종고 교수의 글은 탁월하다고 할 수 있고, 영남대 법대 박홍규 교수의 <돈키호테처럼 미쳐>는 이 책과 비교된다.

다만, 이 책이 다산 보다는 괴테에 좀 더 치우쳐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인데,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는 다산보다 괴테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한 아이러니한 풍토에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내 경우에도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중학교 1학년 시절에 읽었지만, 다산의 저작물은 법대 3학년 시절에 <목민심서>를 처음 읽었으니, 다른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까? 어쩌면 <파우스트>는 알아도 <흠흠신서>가 무슨 책인지 모르는 이들도 꽤 있을지 않을까 싶다.

저자 역시 다산학에 대한 국내의 상황과 다산의 <여유당문집>의 번역이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니 내가 전적으로 동의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다산과 괴테에 대한 내용이 아닌 이 책의 에필로그 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위인을 위인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남이 잘되는 것, 남의 훌륭한 점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빗나간 권리의식으로 불평등을 참지못하는 '평등주의'가 우리의 심성을 자해하고 있다. 잘된 사람과 비슷해지려는 욕구로 발전되어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법학교수다운 글이긴 하나, 우리사회의 "불평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과연 우리사회의 불평등이 정당한 불평등인지'를 다산의 사상을 빌어 지적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괴테와 달리 삶의 대부분이 억압과 고통의 연속이었으나 그 억압과 고통을 오히려 혁신적인 작품과 사상으로 승화시킨 다산 선생에 대한 가볍지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책이, 다산 선생의 이해를 위한 입문서로서 훌륭하게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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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Mr. Know 세계문학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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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2008. 2. 19. ~ 2008. 3. 9.

크리스챤들이 지탄해 마지 않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의 작가 카잔차키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라는 소설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나도 비록 크리스챤이긴 하나, 자만심과 독선에 빠져 있고 도대체가 본이 되지 않는 무리들인 한국의 크리스챤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소설을 썼다라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관심을 끌 만한 작가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대학생때부터 읽고 싶은 소설목록에 항상 있었지만,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제목에 쉽사리 범접할 수 없어 매년 미루어 놓기만 하다가 드디어 책장을 펴보게 된 것이다.

작가가 러시아 사람이었다면, 도스토예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콜린 윌슨의 격찬이 책 뒷표지에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일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20여일에 육박하는 기나긴 시간 동안 이 책을 읽고 나서 - 물론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은 출퇴근할 때 뿐이지만 - 느낀 점은 결국 인생을 망나니처럼 살았던 노인과 사업하다 망한 이야기를 뭘 이렇게 길고도 지루하게 썼는지.. 하는 것이었다.

이 소설을 떠 받드는 사람들에게는 분노를 살만한 후기겠지만, 나와는 그다지 궁합이 맞지 않는 소설이다.

도대체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이다"라는 명제가 과연 성립하는 것일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조용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인생에 부침이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사람이 한 번 태어나서 한 번 죽는 것이라면, "이런 삶이 정답이다"라고 과연 누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으며, "이런 삶이 정답이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좀 웃긴 얘기 아닐까?

물론, 나는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이 소설의 화자가(아마도 작가)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기는 했다. 그러나 실존인물이라는 '조르바'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남자들끼리 농반진반 얘기하는 '남자들의 로망'이 아닌가 하는 우스개소리로 치부할 수는 있겠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조르바의 그런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느낌이 매우 강했고, 거부감 마저 느끼기도 했다. 

진정 조르바의 삶이 '자유로운 삶'라는 이름으로 미화될 수 있을 만큼 카잔차키스가 동경할 만한 것이었을까? 조르바처럼 인생을 자기 멋대로, 남이야 상처를 받거나 말거나 내 욕정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책임감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 따위는 부셔버려야 할 족쇄로 취급하는 것이 과연 자유로운 삶인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극찬하는데, 왜 나는 별 다른 감동이 없는 것일까. 나는 그냥 법학서적이나 추리소설, 판타지 소설이나 읽어야 할 팔자인가..

번역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역자이신 이윤기 교수님이야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감히 지적하기가 좀 그렇지만,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곳이 많은 편이다.

물론, 역자께서 관형어나 부사어 등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나 스스로 감탄이 나올만큼 번역서 가운데 상당히 수준급에 속하는 것 같기는 한데, 문장을 좀 더 자연스럽게 물흐르듯이 번역해 주셨다면 더 훌륭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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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Mr. Know 세계문학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도스토예프스키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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