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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 2007. 12. 7. ~ 2008. 1. 15.
이 소설의 장르를 어떻게 분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로서는 판타지 소설로 생각된다. 그것도 관념소설의 제국인 독일에서 판타지 소설이라...
사실 나는 독일사람들의 글을 좀 싫어하는 편이다.
법대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독일인들의 그 알듯말듯 현학적인 담론들이 평범한 사람을 얼마나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지 공감할 것이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인해 헤르만 헤세 같은 작가들이 더 빛나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이긴 해도 독일 특유의 관념성이 녹아 있다. 그래서 제1권 중반까지만 해도 도저히 지루해서 진도가 나가질 않는 바람에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 지 과감하게 덮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할 지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해야만 했다.
이런 갈등은 '열세번째 이야기'라는 소설을 읽을 때도 경험한 터라, 눈 딱감고 계속 읽어보기로 작정하고, 드디어 두달여만에 다 읽었다.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관념소설이면서도 판타지 영화같은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서는 감탄을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독서가 주식인 부흐링족(외눈박이 괴물)의 이야기에서는 완전히 빠져 들었는데,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는 꼬마자동차 붕붕이 떠 올랐다.
이 소설의 완독과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1권 중반까지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초반의 지루함만 넘긴다면 색다른 판타지 소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번역자의 말로는 1만여페이지에 달하는 작가의 처녀작 <어느 감상적인 디오노사우루스의 여행기>의 1~2장 챕터를 번역하여 단행권으로 낸 것이라고 한다. 결국 시리즈로 나온다는 얘기... 그렇다면 중독성이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