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기류 미사오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이 참 매끄럽고 좋았다.
책속에서 어떤 것들이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검은장미 한송이.
애달픈 사랑속에서 찾아지는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느닷없이 섬뜩한 죽음으로 안내하는
그리고는 그 죽음의 미학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

1부에서 보여주는 죽음과 에로스에서는 죽음마져도 사랑으로 승화되어질 수 있는
잔인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황제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소년 노예의 이야기나
너무나 사랑했으나 신분의 격차로 인하여 인정 받을 수 없었던 황태자의 사랑앞에서
죽은 뒤에야 왕비의 자리에 올랐던 한 여자의 기구한 사랑이야기,
단순한 소와의 싸움으로만 알고 있었던 스페인의 투우이야기 속에 내재되어진 서글픔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일들속에 숨겨져 알수 없었던 어떤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목이 잘려진 남자의 머리를 끌어안은채 눈물을 흘렸다던
살로메의 일화는 사랑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2부에서는 인간의 욕망으로 표현되어지는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자행되어져 온 식인풍습들,
너무나도 혹독하고 그야말로 무서우리만치 섬뜩하게 잔인한 고문의 풀코스 이야기는
말할 수 없을만치 놀랍고도 경악스러웠다.
죽은뒤의 세상을 생각하며 저질러졌던 어이없는 일들에 대해 많은 일화로 들려주던 부분에서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래보기도 했다.
흑사병이라는 재앙이 몰아닥쳤을 때 그것으로 인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더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쾌락을 탐하며 방탕에 몸을 내던졌다고 한다.
순간의 쾌락으로 불안과 공포를 잊으려 했지만 결국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인간의 욕망과 에로스를 극한에 이르게 하였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음이다.

이어지는 3,4,5부에서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거나 자살을 둘러싼 이야기들,
그리고 임종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다양한 예로 보여주고 있다.
희생양이 되어 죽어간 잔다르크의 일화나 많은 문인들의 기이한 사랑형태와 죽음의 순간들,
최근의 죽음으로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의 의문사까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느닷없이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 말자 미움의 뿌리가 되기 쉬우니...라는 오래된 유행가가 생각났던 까닭이다.
왜 그런 말이 떠올랐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사실 이 말은 법구경에도 나오는 말이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정속에도 죽음이라는 건 늘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가 아닐까 하는,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미 페르 라세즈 같은 묘지를 꿈꾸었다는 이야기는 좀 놀라웠다.
책속에 실려진 페르 라세즈 묘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공원화된 묘지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주 편안한 느낌으로 죽음이란 존재를 맞이하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기류 마사오...
프랑스 문학과 역사를 공부했으며 유럽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소개해 왔다고 한다.
작자는 왜 이렇게까지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그가 느꼈던 것은 또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과연 죽음은 어떤 형태를 막론하고 매혹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맨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검은장미 두 송이를 만나게 된다.
서로 마주보는 검은장미 두송이, 그리고 암흑...
어쩌면 삶과 죽음의 모습일런지도 모르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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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칵테일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상큼한 세계사가 온다!
역사의수수께끼연구회 지음, 홍성민 옮김, 이강훈 그림, 박은봉 감수 / 웅진윙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상큼한 세계사가 온다-
재미와 유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이 책을 받게 되고 펼치게 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말이다.
아, 물론 나도 저 말때문에 잔뜩 기대를 했다고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좀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었던 것은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재미있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지도 모를 만화와
거기에 곁들여진 조악한 인터넷용어들은
이 책에서 없어도 될 부분처럼 보여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처음 이 책을 대할때 정말 달콤하고 상큼한 무엇인가를 만나지 않을까했었던 기대감은
책장을 펼쳐들면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일반적인 상식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느껴졌던 까닭이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내용은 그리 없었던 듯 하다.
만화때문인지 아들녀석이 흥미를 보이기에 몇편의 이야기들은 함께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다.
유적지 답사모임을 자주 가는 까닭인지 영국의 스톤헨지라거나 피라미드 이야기,
중세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싸여진 이유라든가,타지마할이 생겨나게 된 배경등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서유기의 진짜 모델은 누구일까? 하는 부분에서는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했다.
나름대로 엄마가 권해주었던 <서유기>를 읽어보았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단순히 소설로만 알고 있었던 글의 배경이 실제적인 것이라는 데 또한 놀라기도 했다.

이 책의 서두, 감수의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애들이 가끔 역사에 대해 묻는데, 대답을 해 줄수가 없어서" 라거나
 학창시절엔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역사가 재밌어진다고 하는 경우엔
이 책 한권만으로도 세계사에 대한 목마름이 어느정도 해갈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연도를 따져가며 골치 아프게 외우기보다는 그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내어
하고자 하는 부분과 접목시켜가며 공부한다면 역사나 세계사를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도
한번쯤은 권해볼만 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속에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꽤 많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이라를 만든 이유, 아마조네스의 실제적인 존재성,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 동기, 바벨탑의 높이, 예수의 혈액형 등등등...
그저 수박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의 속내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 또한 하나의 재미라면 재미라고도 할 수 있었다.
원시 고대여행으로 시작하여 그리스.로마 여행, 그리고 고대 아시아나 중세로 떠난 여행,
근세와 근대.현대여행에 이르기까지 만날 수 있는 주인공들과 거기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은
나름대로 색다른 맛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는 사실 역사적인 사실들이 소설형식을 빌어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은 전문적인 내용과 핵심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듯 하다.
특히 마지막에 부록으로 엮어놓은 인물 인덱스와 세계사.한국사 통합 비교 연표등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교양인으로서 적어도 그 핵심 정도는 파악해두어야
시대를 읽어내는 배경 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회팀의 말처럼
꼭 필요한 상식들이 아닐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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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아버스 - 금지된 세계에 매혹된 사진가
퍼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김현경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금지된 세계에 매혹된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
금지된 세계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했던 것은 그것이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다이앤.
그녀곁에는 늘 내면보다는 어떤 형식이 자리했었던 것 같다.
남들에게 보여져야만 하는 그런 것들말이다.
그랬던 그녀가 결국 남들에게 보여주는 사진을 택하는 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다이앤은 어린시절 '비정상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보지 못하게 금지당했다.
보는 것을 금지당해서 더 쏘아보게 되었고,
어떠한 인간의 괴상함에도 강렬한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는 말처럼
그녀의 사진이 아주 독특한 이미지들로 채워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녀의 작품사진을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사실 나는 사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사진이란 관념에 대해 궁금해 한 적도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펼쳐지는 모든 배경들이 너무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삶과, 그녀에게 다가오는 삶의 여정들 모두가 낯설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지루하기까지 했다.
한장 한장 넘어가는 책장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울수가 없었다.
작자가 왜 이렇게까지 그녀의 삶을 쫓아다녀야 했을까 의문점이 생겨났다.
정말 너무나 소소한 일상적인 면까지 들춰내야 할 정도로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그 많은 기록들을 찾아내어 말하고 싶은
작자를 끌어당긴 마력같은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싶었다.
한때는 그녀의 모델로 활동했다는 작자의 이력을 보았지만
어떤 면이 그토록까지 강한 의미로 다가왔을까 하는 것에는 아무런 답도 얻질 못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없이 밝아보이지만
이미 속으로는 커다란 문제덩어리를 키워나가고 있었던 그녀의 삶.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아무런 것도 갖을 수 없었던 마음의 빈곤..
그랬기에 그녀는 그녀에게 금기시 되었던 것들만 찾아다녔고
또한 그런 것들을 몸으로 부딪혀 감각으로 느끼길 원했던게 아니었을까?
다이앤 아버스...
그녀가 차라리 아내였고, 주부였고, 엄마였던 길을 갔다면 어떠했을까?
어떤 길이 되었든 그녀의 내면을 채워주지 못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억압되어져 온 그녀의 모든 감성들은 상처위에 덧발라진 딱지처럼
그렇게 굳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적 외상을 입을까 봐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기형인들은 애초에 외상을 지닌 채 태어났다.
 그들은 인생의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그들은 귀족이다."
 -다이앤 아버스-
그녀의 말처럼 그녀 또한 또하나의 기형인이 아니었을까?
차마 표현해내지 못했던, 아니 표현할 수 없었던 그녀의 모든 것들이
이미 그녀 안에서 곪고 또 곪아 정신적 우울증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카메라의 렌즈를 빌어 어쩌면 자기자신을 찾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녀안의 삶은 환상이었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현실에서 저만큼 멀어져버린 환상.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를 바라지 않는 그 어떤 것.
그 환상들을 끌어다 자신의 현실과 타협하기를 바랬던 건 아니었을까?
"자기 피부 밖으로 나와서 다른 사람의 피부 안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다른 이의 비극은 자신의 비극과 같지 않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서 뛰쳐나오고 싶었던 것일까?
올무같은 그녀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어머니의 몰입하는 능력에 겁이 날 때가 많았다.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온전히 몰두하는 힘, 굴복하는 힘,
 그것이 어머니의 사진을 가능케 했다"
는 딸 둔의 글을 빌어 다시한번 생각해보자면
어쩌면 그녀는 그토록 싫어했던 자신의 틀속에서 머물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이 책속에는 그녀의 작품사진이 단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단지 그녀의 일상적인 모습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사진들만 몇 점 들어있을 뿐이다.
하긴, 나같이 사진을 모르는 문외한이 그런 작품사진을 본다한들
제대로 이해할수나 있을라구???
이 책의 주인공인 다이앤 아버스란 사진작가보다도
이 책을 쓴 작자가 더 경이롭게 느껴졌다. 참 대단하다!!!!!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한사람의 삶을 그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아부어야 했을지
또한 그 한사람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어림잡아 짐작을 한다면 그것은 좀 건방진?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우울했다.
그녀가 벗어날 수 없었던 우울증속으로 나도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결국 그녀가 선택했던 길은 자살이었지만
그렇게 했다고해서 그녀 자신의 내면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삽입되어져 있는 사진속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왠지 저릿한 슬픔 한조각을 입에 문듯한 착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버리고 싶은 자신과 버릴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안고 살아간다고,
그래서 이중적인 삶을 살수밖에 없는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여지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뿐이라고.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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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고양이
루이제 린저.프란츠 카프카.요한 볼프강 폰 괴테 외 지음, 이관우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독일 대표단편선이다.
평소에 독일문학쪽을 대한다는 게 쉽지 않은 듯 하여 선택했던 책이었다.
루이제 린저,볼프강 보르헤르트,프란츠 카프카,아르투어 슈니츨러,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테오도르 슈토름,클레멘스 브렌타노,루트비히 티크,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요한 볼프강 폰 괴테...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라고 한다.
이 중에 내가 만난 작가가 몇이나 될까?
고작해야 루이제 린저나 프란츠 카프카나 괴테 정도?

10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내가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문체가 상당히 섬세하다는 것과 사실적인 심리묘사가 참으로 매력적이라는 거다.
대체적으로 환타지나 SF적인 내용보다는 현실적이며 사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그랬을까?
섬세함속에서도 느껴지는 그 딱딱한 느낌이라니..
독일하면 뭔가 직선적이고 무뚝뚝하고 강인한 남성의 느낌을 받게 된다.
아마도 나만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2차대전 직후 폐허가 된 건물에서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함께 사는 소년의 이야기 붉은 고양이는
사람의 내면적인 이기심과 그에 상반되는 동정심을 함께 그리고 있다.(루이제 린저)
사람 먹을 것도 없어 빵한조각으로 여러입을 채워야 하는 상황하에서
어디선가 나타난 배고픈 고양이에게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어머니와 동생들.
소년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내 동생들은 굶주리는데, 너는 살이 찐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나는 그런 모습을 더 이상 가만히 볼 수 없어"
그리고는 고양이를 죽이고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또 이렇게 말한다.
"엄마는 너를 이해한다. 이제 그 일은 그만 생각해라"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붉은 짐승을 죽인 것이 과연 잘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동물은 사실 결코 많은 양을 먹지는 않는데 말이다.

마지막 문장으로 나타낸 소년의 생각을 통해 작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무엇이 우선인가는 알 수가 없다.
단지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사람은 함부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돌린 작자의 심중을 헤아려 보기로 했다.

이 책속에서 만난 단편들은 한결같이 붉은 고양이처럼 인간의 내면적인 면을 다루고 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러나 이쪽도 될 수 있고 저쪽도 될 수 있는 인간의 이중성을.
하지만 그 이중성은 편하고 안락한 생활속에서는 잘 표현되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하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속성이니 말이다.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선로지기 틸이나 테오도를 슈토름의 임멘 호 같은 경우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자극적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해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사실 씁쓸하다.
아름답게만 보여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봐버린 탓일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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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 2 - 밥이 하늘이오
허수정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아주 오래전에  유적지 탐방차 전라도지방에 내려갔던 적이 있었다.
전라도지역이라 하면 일단은 민란부터 생각나기도 하였고, 굳이 민란이 아니더라도
일제시대 수탈의 참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한 까닭이다.
전봉준 고택지를 둘러본 후에 봉기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모였던, 그래서 그곳에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던 말목장터 감나무 아래에서 누군가 물었던 것 같다.
여기에 서니 그 옛날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고사한 상태인지 고사직전인지 모를 감나무 아래에 서서 우리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니 우리가 느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차라리 외치고 싶었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나는 차라리 묻고 싶었었다. 내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거냐고.
전봉준의 흔적을 따라 하루를 꼬박 희생시키면서까지도 나는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단지 그렇게 되어야만 했던 그시절의 암담한 현실만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악의처럼 차올랐던 기억밖에는...

동학이란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던 차에 내게로 온 책이었기에 내심 기대가 컸었다.
무엇이 무지렁이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종교란 것이 무엇일까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인간의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한 것들을 그야말로 불가항력적인
것들을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에게 의지하려는 것...
그렇다면 우리에게 있어 가장 힘겨운 것은 무엇일까?
삶과 죽음일까? 아니면 현실속에 내재되어져 있는 힘겨움일까?
대체로으로 볼 때 지금의 종교적인 모습을 보면 현재보다는 내세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나중에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함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동학은 종교가 아닌것 같다.
그들은 살아있는 지금을 더 중요시 했던 듯 하다.
그들은 살아가야 할 현실속에서의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 듯 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는 말이다.
내 마음이 곧 당신 마음이니 누가 되었든 사람을 귀히 여기라...
남의 마음을 나의 마음과 같이 여기면 귀하고 천함이 없어지나니...
그들은 말하고 있었다. 변해야 한다고.
사람이 변하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그래서 그들은 변했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모든 것들은 먹고 사는 문제로 집결이 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토록 많은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허나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세상 이치가 그렇게 말처럼, 혹은 이론처럼 다 이루어지고 다 보여질 수 있었다면
그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나는 감히 생각해 본다.
해월... 그라고 해서 현실과 관념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도 역시 인간이었음을, 결코 신이 아니었음을 ...
세상 모든 일들이 마음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을
어느 한사람만이 고결한 뜻을 갖고 있다고해서 모든 세상이 고결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단 한사람이라도 시천주한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는 이가 있다면,
타인과 자신의 마음 근본에 한울님을 인식하고만 있다면 결코 끝난게 아니라고.
단 한사람의 개벽..그건 곧 만인의 개벽이 된다고...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동학이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종교의 모습처럼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 들어 하나의 종교로써 자리를 잡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정말 살맛난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았을까?
마음을 비운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진 않다.
욕심을 버린다는 말 또한 그리 쉽진 않다.
모든 것을 그저 한울님의 뜻으로 여겨 오로지 순응하며 산다는 것 또한 쉽진 않을 것 같다.
사람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무시한 채 내세만은 중시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나와 이웃의 행복이었을 뿐.
"열석자 주문만 외우면 저놈들의 총구에서 총알이 아니라 물이 쏟아지고
 설혹 총알이 날아온다 하더라도우리 몸을 비껴갈 뿐인데,
 아, 이런 싸움이 뭐가 걱정이냐? 태평한 게 당연한 거여!"
시천주 조화정...소리는 허공속으로 힘없이 스러져 갔다.
"이,이럴수는 없는 겨. 왜, 총알이 비껴가지 않는 거야, 왜....!"
현실은 그렇게 그들을 비껴가지 않았다.
그토록 마음을 다해 의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배경을 따라 변할 수 밖에 없었던 동학의 모습.
시작은 그게 아니었지만 점차 그들에게 초심을 잃게 만드는 일들이 생겨나고
그 모습속에서 찾아낸 건 그들 모두가 살아가는 현실이 중요했다는 사실이다.
전봉준 또한 아버지의 죽음앞에서 앞서 달려가는 이가 되라는 채찍을 받았을 뿐이다.
변한다는 것은 어쩌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말이 아닐런가 싶다.
해월이 되었든 누가 되었든 선각자라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현실을 직시할 줄 알았던 게
아니었을까? 그랬기에 그들은 앞날을 점칠 수 있었을 게다.
변해야 한다는 말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배우고 익히게 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눈을 뜨라는 말이었을게다.
단 한사람만이라도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는 이가 있다면 끝난 게 아니라던
해월의 탄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해주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내게 남는 느낌표 하나가 있다면,그것은 안타까움!  이었다...
이어달리기라는 운동을 생각한다.
맨 처음에 달려야 할 사람의 마음과 두번째로 바톤을 이어받아 달리는 사람과,
세번째 혹은 맨 마지막을 달려야 할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가 다르다.
첫번째로 달려가야 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이어받아 달릴 수 있다면
그 게임은 이미 끝난 게임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 첫번째의 마음이 제대로 이어진다는 걸 보장할 수가 없으니..
그리하여 점차 달라지는 모습을 우리는 수도 없이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으니..
첫마음이 마지막 마음이 될 수 있다면.....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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