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삼킨 소년 - 제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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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올라왔다. 이게 무슨?  느닷없이 찾아온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순간 눈물이 흘렀다. 아마도 쓰바사의 마음을 보았던 순간일 것이다. 차마 말할 수 없어서 터질것처럼 부풀어올랐을 쓰바사의 마음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누구도 이해하려 들지 않았던 쓰바사의 마음이 느껴져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쓰바사의 마음을 알아차린 아버지 요시나가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착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강요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왜 나만 아프고 나만 힘들다고 느끼며 살아가는 것일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만,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기도 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받은 상처를 먼저 생각하는 모순을 안고 산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속에 자꾸만 겹쳐졌다.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이란... 그 책을 읽을 때도 지금처럼 마음이 아팠었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서로를 향한 갈증을 채워주지 못한 채 파국을 향해 치닫던 가족의 일상. 그리고 일은 터져버리고 말았지... 서로에게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어떤 것을 안고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책속에 나타난 아버지와 엄마의 모습은 딱히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일 것이다. 책임지려 하지않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옮긴이의 말처럼 '정답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우리는 모범답안이라도 제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그런 사회를 만들어버린 것 또한 우리 자신이니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아야 할 싯점도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열네살인 쓰바사가 친구를 죽였다. 그러나 부모는 그럴리가 없다고, 그러지 않았다고 말해주기만을 염원한다. 그리고 입을 닫아버린 아들. 그런 일이 발생하기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랬는지 부모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알아내야만 한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그 일에 대한 것을 알아내야만 한다. 아버지 요시나가는 힘겹게 결정을 내린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이혼을 했다는 것도, 일이 바빴다는 것도 모두가 핑게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버지 요시나가는 천천히 아들의 곁으로 다가가기 시작한다. 과연 아버지는 아들의 입을 열 수 있을까? 아니 굳게 닫혀버린 아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아들만이 알고 있다. 그러나 끝내 입을 열지 않은 아들 쓰바사는 결국 소년원에서 2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는 말하지. 다시는 너를 혼자두지 않겠다고. 그 누구보다도 너는 내게 소중한 존재라고.

 

소년범죄라는 것이 뉴스속의 일로만 여겨지는 부모가 꽤 많을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상대는 가해자이고 나는 피해자라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이지러진 초상과 만나게 된다. 내 아이만큼은 저러지 않을거야... 나는 저런 아이의 부모와는 달라... 남탓하는 세상의 민낯을 보게 된다. 아울러 쫓아가 따귀라도 한 대 올려붙이고 싶은 언론의 비정함과 뻔뻔함에 불끈 주먹을 쥐게 되는 순간도 여러번 느끼게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나쁜 대처법은 외면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그것을 해결하려고 할 때 그 문제는 비로소 무거움을 벗어나게 된다.  무거움을 버리지 못한 문제는 자꾸만 자꾸만 가라앉게 되고 끝내는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다고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않은가!. 내가 소중한 존재라면 남도 소중한 존재다. 우리는 이렇게 간단한 명제조차 외면하려 들지.... 어설픈 부모의 사랑과 부모를 향한 아이의 깊은 마음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나는 내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묻게 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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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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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혹은 놀라운, 이라는 단어을 앞세우며 반전을 예고하는 문장을 보게 되면 꼼짝없이 걸려들고 만다. 그리곤 책을 읽는 내내 앞서간다. 반전이라는 말이 주는 힘은 이렇게나 놀랍다!  심리스릴러라는 말이 눈길을 끈다.  어떤 상황에 맞서는 사람의 심리는 상당히 복잡할 터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서 느껴지던 조바심이 나름 흥미로웠다. 조여오는 느낌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함정에 걸려든 순간, 게임은 시작된다- 라는 책띠의 한 문장이 알 수 없는 기대감을 부풀린다.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동생 안나가 죽었다. 그리고 언니인 나는 그 범인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목격자가 있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 것일까?

 

그 사건 이후 11년동안 은둔 생활을 하며 작가로 지내고 있는 린다 콘라츠. 그녀가 집 밖의 세상속으로 나갔던 기억은 너무나도 멀다.  그런 그녀가 어느날 우연히 TV속의 남자를 보며 경악한다. 자신의 기억속에 분명하게 각인되어져 있던 범인의 얼굴. 동생을 죽인 살인자가 저렇게 잘살고 있다니....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오히려 그녀 자신이 동생을 죽인 살인사건의 용의자였다는 사실만을 확인하게 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잡을 수 없던 린다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범인을 불러들이기로 한다. 과연 그녀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그것도 12년전에 일어났던 일인데? 그러나 그녀는 알고 싶었다. 동생이 왜 죽어야 했는지를.

 

사람에게는 누구나 외면하고 싶은 과거가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과 다시 마주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할 것이다. 어쩌면 린다도 그런 심리상태였을 것이다. 감당할 수 없었던 기억을 안고 산다는 게 그녀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켰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속에 소설이 있다. 베스트셀러작가인 린다가 범인을 잡기 위해 택한 방법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날의 사건을 책속에 담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러자면 그녀 자신을 세상에 노출시켜야 하는 고통을 이겨내야만 한다.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되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녀의 가뿐 숨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그런데 범인은 정말 TV속의 그 남자였을까?

 

자신이 살인사건의 용의자였다는 걸 모른 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린다.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하나씩 꺼내질 때마다 세상을 향한 그녀의 발걸음도 한발자욱씩 앞으로 나간다. 그녀가 범인이라고 믿고 있었던 남자와 치고받는 심리전은 가히 압권이다. 책을 읽는 사람조차도 그들의 술수에 말려들게 된다. 그 싸움의 끝에서 드러나게 될 진실은 과연 무엇인지....  어느 사형수가 있었습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종교생활을 하고 동화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거기서 얻은 수익금은 전부 기부를 했고요. 그리고 나서 그는 사형을 당했습니다. 스물 다섯 살때 살인을 한번 저지른 죄로 40년간 사형수 독방에 갇혀 지낸 예순다섯 살 먹은 남자는, 과연 그 때와 같은 사람일까요? 그를 아직도 살인범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400쪽)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그 사람은 정말 죽을 때까지 살인자였을까? 이상하게도 긴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다. 이중적인 잣대로만 말할 수 없는 게 사람의 일이요, 세상의 일인 것을.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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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전 2 - 위원회, 개입을 시작하다
청빙 지음, 권미선 그림 / 폭스코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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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이다. 단순히 <삼국지>만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인물들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정서가 아니라 나중에 그것을 토대로 나관중이란 사람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다. <삼국지연의>, <서유기>, <금병매>와 더불어 중국의 4대 기서라는 <수호지>의 배경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게 놀라웠다.  진용운의 아버지가 고고학자였던 관계로?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정사와 소설을 넘나들며 한획 한획을 그어가고 있다. 어찌되었든 작가의 해박함에 놀랄 뿐이다.

 

우리의 주인공 진용운과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이 만나는 과정은 알 수 없는 호기심을 불러온다. 그런 와중에도 은근하게 녹아드는 로맨스가 찰지다. 가상의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역사속의 인물들과 캐릭터가 만나 사랑인듯 사랑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입꼬리를 올라가게 한다. 말했듯이 이 소설의 흐름은 철저하게 게임의 법칙을 따라간다. 상대방의 정보를 읽을 수 있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킬 수도 있지만 진용운을 호위하는 4명의 여자무사 사천신녀라는 캐릭터가 또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가 <삼국지> 게임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들이지만, 게임속으로 들어간 자신들의 주인을 위해 호위무사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흠, 그럴 듯 하군! 그나저나 역사를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게임은 이길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짐작했듯이 변수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성혼단... 그들이 바로 <수호지>의 배경을 업고 나타나 용운부자를 없애기 위해 끝도없이 공격해오는 캐릭터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자신이 왜 이 세계로 흘러들어왔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의 기로에서 용운은 자신의 아버지도 이 곳에 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다. 대단한 천기를 가지고 있다는 아버지 진한성의 활약이 이제 펼쳐질 모양이다. 용운과 아버지 진한성을 없애기 위한 성혼단의 계략은 성공할까? 그 계략에 맞서 싸우게 될 그들의 운명은 또 어찌될까? 그들이 갖고 있다는 순간기억능력과 과다기억증후군이란 게 궁금해진다. 그 놀라운 능력으로 낯선 세계에서 책사로 활약하게 되지만 역사의 흐름은 그만이 알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 거기에다 그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성혼단이라는...

 

<삼국지>를 통해 펼쳐지는 역사적인 흐름과 게임이라는 두개의 틀이 묘하게 어울린다. 긴장감도 있고 몰입도도 강하다. 다만 요즘 세대들의 컴퓨터 언어가 외계언어처럼 다가와 약간의 껄끄러움은 있다. 정사(삼국지)의 인물이 소설(삼국지연의)에서는 어떻게 재탄생되었는가를 부분부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어찌되었든 역시 무협지는 재미있다. 그러나 조금 아쉽다. 두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게. 지금까지 열심히 읽었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없었다는 걸 이제사 알게 된다. 그들이 왜 성혼단과 맞서야 하는 것인지를. 그들이 왜 그토록이나 머나먼 과거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궁금하면 3권을 읽으라고? 이런!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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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전 1 - 난세의 한가운데 떨어지다
청빙 지음, 권미선 그림 / 폭스코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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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해 웹소설이라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컴퓨터로 책을 읽거나 뉴스를 잘 보지 않는 까닭이다. 나는 종이책과 신문을 사랑한다. 처음 이 책을 대할 때 웹소설이라는 말이 보였다. 내가 그 느낌을 알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기우였다는 걸 바로 알게 된다. 제목만으로 볼 때는 황당한 환타지소설인가 싶었는데 사실은 <삼국지>의 재해석이다. 무협지를 즐겨 읽던 때가 있었다. 그 흥미진진함이 좋아서 한번 읽게 되면 모든 걸 잊을 정도로 빠져들기도 했었다. 내가 만난 무협지는 대부분 시리즈로 되어 있었다. 간혹 단행본일 경우에는 그 책의 두께가 엄청났다. 그럼에도 끌려들어가는 그 맛이 너무 좋았었다. 그 호탕하고 장쾌한 이야기의 흐름이라니! <삼국지>.... 물론 읽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맹장이나 용장들보다는 그들을 움직이는 책사에게 마음을 빼앗기곤 했었다. 그랬던 <삼국지>를 살짝 비틀었다고?  웹소설 세대를 위해 <삼국지>를 재해석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어 보았을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Back to the Future... 우리의 주인공 진용운이 공간이동을 하면서 이야기는 달리기 시작한다. 슬슬 달려볼까, 하는데 처음부터 낯선 설정이 보였다. 이게 지금 뭐하는 수작이야?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아하! 이건 게임의 룰이로구먼? 마치 게임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공간이동을 하는 설정이야 뻔하다. 늘 보아왔던 것처럼. 재미있게 보았던 <헝거게임>이나 <메이즈러너>같은 영화가 떠오른다. 우리의 주인공 진용운은 고등학생인 모양이다. 고고학자였던 용운의 아버지 진한성이 어느날 갑짜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알 수 없는 인물들이 그의 앞에 나타나게 된다. 항상 그렇듯이 영문도 모른 채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어떤 매개체로 인해 순간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런 설정, 어디선가 봐도 너무 많이 봤다!

 

하필 그가 빨려들어간 세계가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시기의 중국이다. 그 어지러운 난세속에 떨어져버린 우리의 주인공 용운이 그의 앞에 펼쳐진 난관을 어찌 헤쳐나갈지 궁금해진다. 그가 다른 세상에서 처음 만난 인물이 조운이다. 유비의 아내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홀로 적진을 뚫고 들어가 끝내는 아들을 구해왔다는 그 조자룡말이다. 자, 이제 조자룡을 만났으니 그가 만날 인물들이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21세기의 인물이 그 머나먼 과거속의 인물들과 어찌 만나게 될까? 느닷없이 들어온 낯선 미래인으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게 될까? 어찌되었든 사람좋은 조자룡과 진용운은 호형호제를 하게 되니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활약이 기대되기는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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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의 조건 -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
마이케 반 덴 붐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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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아일랜드, 스위스, 룩셈브르크, 벨기에, 헝가리...  내가 가고싶은 나라의 목록이다. 죽기전에 한번은 가고싶거나, 할수만 있다면 몇 년쯤은 거기서 살아보고 싶은... 나는 왜 이 나라들을 가고 싶어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대체적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데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행복을 느끼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때 여유와 평온을 느낀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자연을 지배하고자 하는, 혹은 자연을 이용하고자 하는 오만과 교만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이 묻고 있다. 당신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1번은 무엇인가?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끝없이 받아보았을 질문이다. 그래서 얻어낸 우리의 답은 간단했다. 지금 이순간이 중요하고,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어떤가?  입과 머리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몸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현실만 있을 뿐이다.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부자이고 일곱번째로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랑질을 하거나 허풍을 떨고 멋을 부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그들은 지금 가진 것들을 후세대와 나누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들에게서 말할 수 없이 부러웠던 것은 자연을 멀리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돈이 많을수록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노르웨이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숲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던 어느 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삶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빠름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내려놓는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면 자연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자연은 결코 서두름이 없으니까. 자연은 결코 우리에게 빨리 가라고 재촉하지 않으며 믿고 기다리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를 향한 믿음도 전제되어야만 한다. 사람에 대한 신뢰도를 살펴보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나라일수록 더 높은 수치를 보인다.  문득 우리나라 제주도의 정낭이 생각난다. 나무막대기를 하나 둘 걸쳐놓아 집주인의 소재를 알 수 있게 했다는... 높은 담장에 철대문을 달지않아도 사립문이나 삽작문만으로도 살 수 있었던 그런 세상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이 바로 그런 세상이다. 아파트 한귀퉁이에 작은 나무 몇그루 심어놓는것이 자연과 함께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악수가 곧 계약서라는 노르웨이, 모든 구성원에게 유익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스위스, 단순해서 행복하다는 캐나다, 앞날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기대어 앉아 마음껏 즐긴다는 오스트레일리아, 걱정하는 대신 춤을 춘다는 파나마, 노래하고 웃으며 삶에 맞선다는 콜롬비아... OECD가 선정했다는 가장 행복한 13개국. 어느 나라든, 누가 선정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왜 행복한가가 중요하다. 예의때문에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핀란드 사람들은 정직했으므로 열린 마음을 가졌다. 문제를 숨기려하지 않고 다같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를 특별히 강조하지 않는다는 스웨덴 사람들. 그러니 그 사람들에게 배려라는 건 몸에 벤 습관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 있을까?  "내가 대접받고 싶은대로 사람들을 대하면 돼요!" 아이슬란드 사람이 말했다.  그냥 인생의 소박한 것들을 아끼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콜롬비아의 한 교수. 단순하게 살아서 행복하다는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람들. 책을 읽다보니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내가 가진 것들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놓친 채, 대단한 꿈만을 바라보며 사소한 것들이 주는 행복을 잊고 살았다는 결과와 마주하게 되는 순간은 당혹스러울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정답이다. 삶의 일부가 될 정도로 하염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 문제가 될 뿐, 덴마크 사람들처럼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뭔가 득이 되는 한도까지 불평을 한다면 불평도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고개를 돌려 살며시 외면하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세상의 온갖 불행을 모두 세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행복한 나라 사람들의 행복 비결이다. 맞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쓸모없는 정보들이 더 많다.  그 많은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아이슬란드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제를 권한다고 한다. 계획을 너무 많이 세우지 말라고. 새겨들을 만하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해야 할 목록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복잡하게 말할 필요없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가진 것들, 내 곁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먼 미래를 위해 버리고 있는 '지금'을 돌아보는 일이라고 행복한 나라의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어쩌면 행복에 대한 정의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네잎클로버는 유전되는 돌연변이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기형 현상일 뿐이다!  그러면 나는 행복한가? 생각해보니 행복한 편에 속한다. 있으면 좋겠지, 라고 생각은 하지만 없어서 불행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니 나는 열의 일곱정도는 행복한 사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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