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몽전 2 - 위원회, 개입을 시작하다
청빙 지음, 권미선 그림 / 폭스코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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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이다. 단순히 <삼국지>만을 다루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 더 사실적으로 말하자면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인물들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는 정서가 아니라 나중에 그것을 토대로 나관중이란 사람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다. <삼국지연의>, <서유기>, <금병매>와 더불어 중국의 4대 기서라는 <수호지>의 배경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게 놀라웠다.  진용운의 아버지가 고고학자였던 관계로?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만큼 이야기의 흐름이 정사와 소설을 넘나들며 한획 한획을 그어가고 있다. 어찌되었든 작가의 해박함에 놀랄 뿐이다.

 

우리의 주인공 진용운과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이 만나는 과정은 알 수 없는 호기심을 불러온다. 그런 와중에도 은근하게 녹아드는 로맨스가 찰지다. 가상의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역사속의 인물들과 캐릭터가 만나 사랑인듯 사랑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입꼬리를 올라가게 한다. 말했듯이 이 소설의 흐름은 철저하게 게임의 법칙을 따라간다. 상대방의 정보를 읽을 수 있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킬 수도 있지만 진용운을 호위하는 4명의 여자무사 사천신녀라는 캐릭터가 또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가 <삼국지> 게임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캐릭터들이지만, 게임속으로 들어간 자신들의 주인을 위해 호위무사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흠, 그럴 듯 하군! 그나저나 역사를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게임은 이길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짐작했듯이 변수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성혼단... 그들이 바로 <수호지>의 배경을 업고 나타나 용운부자를 없애기 위해 끝도없이 공격해오는 캐릭터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자신이 왜 이 세계로 흘러들어왔는지를 알아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의 기로에서 용운은 자신의 아버지도 이 곳에 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다. 대단한 천기를 가지고 있다는 아버지 진한성의 활약이 이제 펼쳐질 모양이다. 용운과 아버지 진한성을 없애기 위한 성혼단의 계략은 성공할까? 그 계략에 맞서 싸우게 될 그들의 운명은 또 어찌될까? 그들이 갖고 있다는 순간기억능력과 과다기억증후군이란 게 궁금해진다. 그 놀라운 능력으로 낯선 세계에서 책사로 활약하게 되지만 역사의 흐름은 그만이 알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 거기에다 그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바로 성혼단이라는...

 

<삼국지>를 통해 펼쳐지는 역사적인 흐름과 게임이라는 두개의 틀이 묘하게 어울린다. 긴장감도 있고 몰입도도 강하다. 다만 요즘 세대들의 컴퓨터 언어가 외계언어처럼 다가와 약간의 껄끄러움은 있다. 정사(삼국지)의 인물이 소설(삼국지연의)에서는 어떻게 재탄생되었는가를 부분부분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어찌되었든 역시 무협지는 재미있다. 그러나 조금 아쉽다. 두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게. 지금까지 열심히 읽었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없었다는 걸 이제사 알게 된다. 그들이 왜 성혼단과 맞서야 하는 것인지를. 그들이 왜 그토록이나 머나먼 과거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궁금하면 3권을 읽으라고? 이런!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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