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시대 - 로맨스 판타지에는 없는 유럽의 실제 역사
임승휘 지음 / 타인의사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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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보았던 <라스트 듀얼>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중세의 프랑스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결투 재판'을 그리고 있었는데 책으로 읽고 영화를 본 작품이기에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결투 재판'은 14세기 말까지 중세 프랑스에서 지속된 법제도로 신의 이름을 걸고 싸우는 까닭에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끝나는 결투였다. 즉 진실을 말하는 쪽을 신이 선택할 거라는 명제가 깔려 있다는 말이다. 귀족이라는 말 뒤에는 항상 결투라는 말도 따라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결투를 했을까? 한쪽은 자신과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였고, 다른 한쪽은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 시킬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이 책 속에서도 귀족들이 결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귀족은 세습된다. 그리고 귀족만의 특권이 있다. 사냥도 그 특권 중의 하나였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을 치켜세우기 위해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신들이 입는 옷의 색을 통해서 남다름을 표현하기도 했고, 많은 사람을 초대해 특이한 음식을 내놓기도 했으며, 엄청난 돈을 들여 집을 치장하기도 했다. 살롱을 운영하며 다방면의 사람들을 불러 모아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으며, 집에서 기르는 가축으로 요리를 하기보다는 사냥을 통해 얻은 식재료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귀족이라고 해서 모두 성에 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말이 시선을 끈다. 요새의 역할이 더 컸다는 초기의 성은 나중에 주거를 위한 목적으로 바뀌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성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하니. 이 책은 구성이 조금 이채롭다. 귀족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먼저 이야기하고 마지막에 가서야 귀족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의 의무와 책임을 의미하는데 귀족들에게는 그다지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을 듯 싶다. 능력이 되지 못해도 다른 귀족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수행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더군다나 값비싼 가발을 쓰고 최신 유행으로 옷을 갖춰 입는 것조차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는 말에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그렇다면 작금의 세상에서 귀족은 사라졌을까?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들만의 특권과 그들만의 교육시스템 역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착각일까.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브리저튼>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이해되지 못했던 장면들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결혼도, 가정생활도 사랑보다는 가문을 앞세웠던 그들만의 문화. 영화나 소설 속에서 만나 볼 수 있었던 귀족들의 생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시간이었다. 강의로 들었다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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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고 어휘 여행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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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곳이 안양이다 보니 안양의 역사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었다. 일단 안양은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은 없는 자유롭고 아늑한 이상향의 세계를 의미한다. 불교적인 의미로 아미타불의 정토를 말한다.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안양사 때문에 이런 지명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안양사라는 절이 있다. 정조가 수원까지 능행차를 나섰던 길에 만들었다는 만안교도 있다. 이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찾아본다면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주제가 반가웠다. 제목처럼 지하철 역명에 얽힌 유래를 말해주고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9호선까지 몇 개의 역이 있을까? 277개라고 한다. 역명은 대부분 그 지역의 동 이름에서 따왔기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톺아볼 수 있는 의미를 지닌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공감한다. 한 때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이름이 가난한 이미지를 품고 있다고 하여 이름을 바꾸고자 했던 곳도 있었지만 그것도 우리에게는 하나의 역사인 셈인데 거기에 이득만을 따지는 셈법이 침투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해주는 역명도 있지만 자신들의 이미지를 역명에 담고 싶어서 서로 다툰 경우도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압구정역이 수양대군의 장량이라 불렸던 한명회와 얽힌 곳이라는 것, '진'이나 '포'가 들어간 이름은 물과 관련이 있고, 인덕원이나 구파발은 역참이 있었던 곳이라는 것쯤은 이제 다 알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송'이 들어간 곳은 소나무가 많았고 '류'가 들어간 곳은 버드나무가 많았던 곳이다. 길이 봉우리로 이어져 있다는 의미를 가진 도봉산의 유래도 재미있다. 불광이라는 역 이름 역시 불광사라는 절이름에서 나온 말이다. 부처님의 서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인근에 있는 정릉천 계곡의 물소리가 맑고 고아서 이 소리를 들으면 누구든 기분이 좋아졌다고 해서 길음吉音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말이 시선을 끌기도 하고, 마을의 어느 곳을 파도 물이 잘 나와 물 긷는 여인의 옷깃을 적셔 금정리衿井里라고 불렀다는 금정역의 이름이 이채롭다. 조선시대에 시구문이었던 광희문 바깥에는 죽은 자의 명복을 빌어주는 신당이 많았다. 당시에는 神堂이었던 것을 갑오개혁 때 新堂으로 바뀌었다는 신당.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 사람들이 많아 찾아간다는 동묘앞의 구제시장이다. 동묘는 관우를 배향한 사당이다. 그 많은 사람중에 과연 동묘안에 들어가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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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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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단테의 법칙'이다. 선량한 방관자라는 말이 시선을 끌었다. 갑자기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잘못 끼어들면 덤터기 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에는 모른 척 하는 것이 현실인 까닭이다. 요즘처럼 시국이 시끄러울 때 아무런 말도 안하고 살면 그것은 방관자일까? 모두가 네 편, 내 편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면서 중용을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해 보인다. 너무나도 자극적인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인지 가끔은 중세법이 다시 생긴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는데 이 책에서 그 말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전쟁으로 온통 세상이 시끄러운데 그것이 바로 '탈리오의 법칙' 때문이라고 한다. 함무라비 법전 제1조에 '눈에는 눈으로, 이에근 이로...'로 시작되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종교전쟁인가? 세상이 힘들어질수록 사람들이 종교에 현혹된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물었더니 현자가 말했다. 기도중에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됩니까? 현자가 다시 말했다.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으니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똑같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자의 대답이 달랐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등이 1등보다 행복하다고 하는 '프레임의 법칙'을 설명하는 글인데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아닐까 싶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하는 것과 물이 반밖에 남이 않았다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인 것이다. 또 하나 시선을 끈 법칙이 '뷰자데 이론'이다. 뷰자데? 데자뷰가 아니고? 처음 와 본 곳인데 왠지 언젠가 와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 있을 때가 있다. 이런 때 우리는 '데자뷰'라는 말을 쓰지만 그 반대로 익숙하지만 왠지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을 '뷰자데 이론'이라고 한단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면 무한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하는데 성공하기는 틀린 모양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싶어서. 마지막으로 '가이아 이론'을 보면서 작금의 지구에 찾아온 이상기후 현상을 생각하게 된다. 지구는 스스로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다는 말에 백퍼센트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어느 학자가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 인류의 멸망이라고 말했듯이 인류만으로 이 지구가 돌아가는 것은 아닐 터다.

‘하인리히 법칙’, ‘깨진 유리창 법칙’, ‘나비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우물의 법칙’, ‘후광 효과’, ‘풍선 효과’, ‘펭귄 효과’, ‘밴드왜건 효과’, ‘폰지 게임과 로의 법칙’, ‘활주로 이론’, ‘에너지 보존의 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피보나치의 수열’ 등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법칙들도 책 속에 소개되어져 있다.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세상의 법칙은 뭘까? 아무래도 머피의 법칙이 아닐까 싶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자꾸 꼬이기만 할 때 쓰는 말이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신호등마다 걸리는 경우가 그렇다. 그 반대로 샐리의 법칙도 있다. 우연히도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거나 계속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일어날 때 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 모두 심리적인 상태를 표현하기도 한다. 세상의 법칙이라는 것이 모두 심리에 관한 것일까? 문득 궁금해서 펼쳐 본 책이다. 이 책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 101가지가 담겨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이 101가지나 된다고? 했다가 겨우 101가지 밖에 안돼? 하는 의문도 든다. 이렇게 간사한 게 사람의 마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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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 개정판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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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국지에 나와 있는 인물들은 어느 정도 각색되어진 상태다. 지금은 여러 각도로 평가하는 시대이다보니 부풀려진 모습들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보이지만 그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옛인물들에 평가는 달라지는 듯 하다. 그런 까닭인지 삼국지를 심리학적으로 바라보았다는 이 책이 시선을 끌었다. 이 책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환관 출신이었던 조조의 남다른 호탕함이라거나 우유부단했던 유비의 성격을 비교한다. 유비의 책사 제갈량과 조조의 책사 사마의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유비의 완벽한 신임을 받았던 제갈량과 달리 사마의는 그렇지 못했다. 조조는 아들 조비에게 “사마의는 다른 사람의 신하가 될 사람이 아니다”라며 항상 경계할 것을 충고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제갈량을 완벽주의자, 사마의를 철두철미한 성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물의 성격을 다루고 있지만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어 마치 또다른 삼국지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 것일까, 영웅이 시대를 만드는 것일까? 책을 읽다 보니 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유비도 그렇고 조조가 그렇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삼국지는 책사들의 전쟁이 아니었나 싶다. 인물을 잘 등용했던 사람들은 후세에 영웅이 되었다. 삼국지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우리의 입에 올려지는 이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게다가 시대에 따라 평가되어지는 것이 다르다보니 그 의미는 다를 수도 있겠다. MBTI라는 성격 유형에 대한 말이 이 책에서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데이터라 한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의 성격은 처해진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 많은 성격 유형 중에서 '나는 이런 사람' 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의 내면에 고정된 성격은 없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의 성격으로 일관된다고 할 수 없다"(-심리학자 윌터 미셀의 말. 88쪽) 고 심리학자도 말하고 있음이다. 194쪽의 더닝-크루거 효과라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여 우월감을 가지는 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해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손책과 원술에 대해 다루는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이상하게도 편협된 생각으로 치우치는 昨今의 세상을 살며 우리를 한번쯤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도 그렇지만 지금은 모든 세상이 亂世인 듯 하다. 과연 영웅이 등장할까? 이 지독한 소비자본주의 시대에 모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영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유방이 항복한 초나라 군사들로 하여금 고향의 노래를 부르게 하여 항우를 탄식하게 했다는 '四面楚歌' 이야기와, 조조의 아들 조비가 동생 조식을 시기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지으라고 했다는 '七步詩' 에 얽힌 이야기가 심리전의 대표급이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煮豆持作羹 콩을 쪄서 국을 만들고, 漉豉以爲汁 콩자반을 걸러 즙으로 하려는데, 萁在釜底然 콩대는 솥 아래서 타고, 豆在釜中泣 콩은 솥 안에서 울고 있구나. 本是同根生 본디 한 뿌리에서 났는데, 相煎何太急 불 때어 달이기를 어찌 그리 서두르는고. 자신을 해하기 위해 조건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를 지었다고 하니 참 대단하다. 이 시는 삼국지연의에도 실려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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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빛 컬러링 엽서북 : 음식 여행 - 다채로움의 마법에 걸리는 꿈빛 컬러링 엽서북 5
후나바시 잇타이 지음, 곽현아 옮김 / 시원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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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힐링 컬러링북 』을 색칠해 보고 내친김에 음식 여행에 도전해 보았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서 음식을 딱 한번 그려보았다. 쉽지 않았기에 기회가 있다면 음식 그리기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작가는 일본 사람이다. 찾아보니 '축제 화가'라는 말이 보인다. 일본의 축제, 계절 시, 복을 부르는 물건, 명소를 주요 주제로 삼아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데 전통과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이 책에 수록된 음식 목록을 보니 역시 일본적인 맛이 느껴진다. 자신의 전통과 문화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에게도 이렇게 음식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음식을 그리는 화가도 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책을 펼치면 미니 레슨이라는 제목이 보인다. 색연필로 채색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색연필은 12색부터 24색, 36색, 48색, 72색, 하물며 100색이 넘는 것도 있다. 색상이 다양한 색연필을 이용한다면 음식뿐만 아니라 다른 그림도 훨씬 수월하게 색을 칠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이 책은 일단 크기가 작다. 두꺼운 종이로 제작되어 뜯어내면 정말로 한장의 엽서가 된다. 생각해보니 엽서나 편지를 써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색칠을 한 후 뜯어내어 친구에게 오랜만에 엽서 한장 보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꾹꾹 눌러 쓴 글씨를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브런치'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이다. 개인적으로 이 브런치를 먹어 본 적은 없다. 빵과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빵의 질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보여 한번 채색해보기로 했다. 마음처럼 색이 표현되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기본 그림보다 색이 약하게 나왔다. 마무리를 하고 보니 작가가 그린 빵보다 내가 그린 빵은 맛없어 보인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이 브런치를 먹는다는데 어쩌다가 우리가 그런 식문화를 따라하게 되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다시 빵에 도전한다. 이번에는 햄버거. 역시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공연히 종이 탓을 해본다. 종이가 색을 잘 먹지 못하고 덧칠을 하면 자꾸만 뱉어낸다. 공부 못하는 놈이 참고서 나쁘다고 투덜거리는 꼴인가? 깊이감이 표현되어지지 않아 또 맛없는 빵이 되었다. 아무래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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