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열차안의 낯선 자들>, <올빼미의 울음>, <이토록 달콤한 고통>, <심연> 등등 한 때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에 푹 빠졌었다. 그의 작품은 은근하게 조여오는 그 느낌이 일품이었다. 그런 까닭인지 몰입도가 아주 강했었다. 촘촘한 그물처럼 엮인 짜임새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 막힘없이 흘러갔었다. 그런데 그런 느낌을 이 책에서 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  책의 소개글에 히치콕의 서늘함과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치밀함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받았다는 글이 보여서 하는 말이다. 그런 몰입도를 다시 찾을 수 있다면....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맛깔난 조임은 찾아오지 않았다. 약간의 지루함마저 느껴졌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을테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는 말이다. 그냥 앞으로 쭈욱 뻗은 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 부분에 숨겨두었던 짧은 반전조차도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하고 말았다. 뭐,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뉴욕에 사는 언니 비어트리스는 어느날 런던에서 살고 있던 동생 테스가 실종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런던으로 돌아온다. 테스의 모습으로 꾸민 채 실종자 찾기 방송에도 출연하지만 동생은 공원의 화장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자살로 결론을 내린 경찰은 수사를 종료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그 와중에 동생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일거라 생각했던 비어트리스는 죽은 동생의 집에 살면서 동생의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런 까닭인지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들락거린다. 미혼모였던 동생이 얼마나 힘겹게 삶과 싸웠는지, 가족이란 존재가 죽은 동생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 비밀처럼 감춰져있던 사실들이 동생의 삶을 거꾸로 찾아나서는 언니앞에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 여정속에서 자신조차도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고 있음을 느끼지만 어떻게든 동생이 살해되었음을 밝혀야한다고 생각하는 비어트리스에게는 그렇게 큰 위협감을 주지 못한다. 경찰조차 그녀에게 더이상의 행동은 묵인할 수 없다는 통보까지 하게 된다. 과연 그녀는 동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이 책은 언니가 죽은 동생에게 쓰는 편지글로 회화체 형식이다. 언니가 동생에게 평소에 하던 말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한 전체적으로 언니가 누군가에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에 대해 증언을 하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그래서인지 범인을 쫓아가는 범죄스릴러만의 긴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무덤덤하게 언니가 하고 있는 말을 듣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그래서 어쨌는데? 하고 반박하고 싶은 그런.  (끝내 언니 비어트리스는 동생이 죽은 그곳에서 똑같은 처지에 놓여버리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두 자매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렇게 성장해야만 했는지 알게 되었을 때 인간의 마음속 상처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얼마나 큰 구멍을 만들어내는지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범죄스릴러만의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글쎄~~~~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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