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문화의 무지개다리 - 한.일 영원한 우호를 위하여
이케다 다이사쿠.조문부 지음, 화광신문사 옮김 / 연합뉴스동북아센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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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 1928년 일본 도쿄 출생.  UN평화상, 한국화관문화훈장을 포함해 23개국 훈장을 받았다.  전 세계 대학으로부터 369개의 명예박사 및 명예교수 칭호를 수여했으며 저서로은 <인간혁명>, <21세기를 여는 대화> 등이 있다. 조문부 : 1935년 한국 제주도 출생. 서울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국립 일본 세이게이대 정치학 박사.  제주대학교 교수를 거쳐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총장 역임. 현재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저서로는 <한국인. 한국병> <한국지방자치론> 등이 있다. 이 책은 바로 저 두 의 대담을 엮은 것이다. 2005년 3월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고 하니 한국에서의 출간은 늦은 셈이다. 그럼에도 昨今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3장으로 분류, 가장 먼저 서로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두번째로 다루는 것이 교육이다. 마지막으로 한일간 국민성의 차이를 넘어서 마음의 거리를 좁혀 평화 문화를 구축하자는 말로 끝을 맺는다.

 

조예깊은 일본 사상가의 말이 이채롭다. 우리도 알다시피 한글은 그 태어남이 순탄치 않았다. 태어난 후에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글자라고 조문부 교수는 말한다. 한글의 원류가 되는 몽골제국의 '파스파문자'와 더불어 창시한 사람이 밝혀져 있는, 세계에서도 드문 글자라고. 일본의 글자 히라가나도 우리의 한글처럼 지식계급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글처럼 백성을 위해, 더 많은 사람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하니 만인을 위한 이로움은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언문을 익혔던 先代 여성의 힘이 컸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같은 한자문화권임에도 서로가 사용하는 법은 다르지만 일본처럼 우리도 한자를 많이 사용한다면 일본사람이 한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어느정도는 쉬울 거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운다는 말과 상통하는 까닭이다. 그 외에도 한일간의 음식문화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가장 크게 울림을 주었던 것이 바로 교육에 관한 부분이다. 아이의 교육 기반이 되고, 안심하고 성장하는 토대가 되는 '유대'가 여러 면에서 줄어들고 있어 정말로 걱정스럽다는 이케다 교수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IQ보다 EQ가 중요하다는 말은 꽤나 오래전부터 들려오기 시작했다. EQ라는 건 쉽게 말해 '정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성교육' 쯤 될 것 같다. 그러나 그 인성교육이라는 건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기도 했다. 두 분의 말씀도 역시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교육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것이다. 마치 그것이 옳은 길인양.  '문명의 위기란 교육의 위기'라고 경고한 사람이 있다고 이케다 교수는 말하고 있다. '교육의 위기' 란 바로 '인간성의 위기' 를 의미한다고. 교육이 인간성의 함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력에 대한 욕심이나 경제지상주의의 도구가 되어버리면 사회는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기 때문이라고. 昨今의 우리 모습이 그렇지 않다고 말 할 사람 얼마나 있을까 싶다. 조문부 교수가 대학총장이었을 때 교육부의 높은 관료가 했다는 말은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초등학교에 가보십시오.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고, 컴퓨터도 배웁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교육개혁은 잘되고 있습니다." 교육개혁을 재검토해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말에 대한 대답이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힐 뿐이다. 우리는 언제쯤에나 보여지기식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포장만 요란한 사회의 모습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불안함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통해서 서로를 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두 분의 바람이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불러온다. 한일 문화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共生의 문화'라는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知彼知己白戰不殆' 라는 말은 전쟁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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