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 돌아온 세계문화유산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김경임 지음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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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8일 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외규장각 의궤 반환에 서명했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의해 의궤를 약탈당했으니 145년 만이다. 그러나 완벽한 반환이 아니라 '영구 임대'형식으로 돌아와 그 당시에 말도 참 많았었다. 재불 역사학자였던 故 박병선 박사에 의해 파리 국립도서관 창고에서 발견된  외규장각 의궤는 국가와 왕실에서 행하는 주요 의례의 절차와 그 모습을 담고 있어서 그것만 보고도 행사를 재현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다. 20년 간에 걸친 프랑스와의 협상이라는 말을 이 책을 보면서 떠올린다. 과거사 해결의 한 관문으로서 문화재 반환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하고...라는 말도 보인다. 문화재를 반환한다고해서 과거사가 해결되는 것일까?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상의 재판을 보라. 제 나라 사람들조차 갑론을박하는 상황인데.  잘은 모르겠지만 昨今의 세상은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적인 관점으로 문화재 반환을 들먹이고 있는 듯 보여진다.

 

세계사를 통해 보면 많은 나라가 전쟁을 거쳤다. 그랬던 까닭으로 강대국의 대형박물관에는 약탈문화재들이 버젓이 전시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단순히 뺏고 빼앗긴 상황만이 아니라 그 과정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그에 해당하는 문화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까지 알 수 있다. 문화재라는 것이 어느 한 민족의 유산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유산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약탈문화재가 자신의 고향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국가차원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우리에게 돌아오기 위해 싸우고 있는 문화재는 얼마나 되는지.

 

외규장각 의궤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채 창고에 있었다고 한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가치를 지닌 문화재였는지를 알 수 있었을테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 가치를 알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만큼 문화재는 그 나라의 모든 걸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빼앗긴 것이 문제인지 빼앗아간 것이 문제인지를 따진다는 건 우매한 일이다. 그저 반환된 것만을 다행으로 여긴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돌아와야 하거나, 돌아온 문화재의 가치를 더없이 귀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우리의 몫일테니까.  세계 인쇄사의 흐름을 단번에 뒤집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한 것도 그 때의 일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구텐베르크의 활자를 최고로 여기고 있다는 걸 보면서 과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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