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그림에 담다 - 집, 나무, 사람 1장의 그림으로 보는 당신의 속마음
이샤 지음, 김지은 옮김 / 베이직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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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정확하게 어떻게 그렸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때 내가 어떻게 그렸었지?  얼핏 기억하기로는 기단위에 커다란 전통가옥을 그렸던 것도 같고. 그런데 내가 그 기단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그렸었나?... 집 옆에 커다란 나무 한그루를 그렸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나무형태가 어땠었는지... 분명히 집에 창문을 그렸을텐데 열렸는지 아님 굳게 닫혔는지... 사실 나는 심리학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심리학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학도 있지만 동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동물 심리학도 있다. 개개인의 심리에 관한 것도 있지만 사회적인 면을 다루는 사회심리학도 있다. 어른과 아이의 마음에 관한 심리학도 있는가 하면, 여자와 남자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심리학도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질문이 생긴다.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서 뭘 하자고? 그 마음을 안다고 뭐 달라지는 게 있기는 할까?

 

심리학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순전히 나 자신때문이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본다거나, 상대방에 대한 분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 자신과 마주보고 싶었다. 그래서 묻고 싶었었다. 너 어디가 그렇게 아픈 거냐고.  치유되지 않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면서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치는 하나의 방법으로 심리학 교실을 찾았었다. 그 때 내게 심리학 교실을 소개하던 후배는 이렇게 말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언니 마음 하나는 편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라고. 사실 내가 원한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냥 마음이나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하나 품고 심리학을 접했었는데 그 때 교수님이 내게 맨 처음으로 시킨 것이 그림을 그려보라는 것이었다. 무슨 그림을?  집과 나무와 사람.. 그리고 당신이 그리고 싶은 것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나는 그림을 그렸고 별 것도 아닌 그림을 보며 내 안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교수님 앞에서 나는 엄청 울었던 것 같다. 그 때 그 공부를 마치지 못한 게 늘 마음에 남아 있었는지 이 책을 보니 반가웠다.

 

집, 나무, 사람을 그린 한장의 그림만으로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게 여전히 신기했다. 이 책은 실제로 마음에 병이 난 사람들이 심리상담사를 찾아와 그린 그림을 보면서 그 사람의 심리상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림과 함께 현재 그 사람이 무엇때문에 아파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 한권만 있으면 모든 사람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다만, 자기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치유의 길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그리게 되는 집과 사람과 나무의 그림형태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무를 통해 그사람의 기본적인 환경이나 자아형성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집을 통해 그 사람의 가정환경이나 개인적인 공간에 대해 유추할 수 있고, 사람을 통해 그사람의 인간관계에 관한 것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부록처럼 다루고 있는 HTP 검사 해석을 보면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거릴지도 모른다. 각자가 그린 그림에 담긴 의미해석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보여지는 것은 지극히 대표적인 의미뿐, 그 이상의 것을 알고 싶다면 심리상담사에게 문의하는 게 맞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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